중동전쟁의 후폭풍이 심각하다. 고유가 충격에 원/달러 환율이 어제 주간거래에서 한때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주간거래에서 장중 1,500원을 넘은 것은 금융위기(200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중동전 발발 이후 원화 가치는 주요국 통화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져, 취약한 대외 환경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날 통화당국의 개입 경계에 환율 상승 폭은 다소 줄었지만, 고유가 흐름이 이어진다면 '환율 1,500원'이 뉴노멀로 굳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여기다 국내 금리 오름세도 심상치 않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6.5%를 넘어섰으며, 시장금리는 당분간 고공 행진할 것으로 보인다. 또 기름값 상승과 고환율이 겹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높아지는 상황이다. 밥상물가 불안은 고스란히 가계에 부담으로 전가돼, 불황에 허덕이는 서민들의 삶을 더욱 고단하게 만들고 있다. 중동의 미사일이 우리 실물경제에도 날아든 모양새다.
중동발 복합 위기 엄습에도 해결책이 마땅하게 없다는 점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장기화 조짐은 외부 환경에 취약한 우리 경제에 더 깊은 충격을 주지 않을지 여간 걱정스럽지 않다. 정부는 10조~20조 원 규모의 '벚꽃 추경'을 긴급 편성하고, 비축유 방출 대책을 마련했지만, 이는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 추경으로 돈이 더 풀리면 물가 상승의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는 데다, 실물 경기 악화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우리 경제도 물가는 치솟고 경기는 가라앉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져들 수 있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정교한 선제적 대응책 마련에 나설 때이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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