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들은 12·3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사과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를 요구하는 일체의 주장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지난 9일 채택했다. 윤 전 대통령과 '윤 어게인' 세력과의 정치적 단절, 즉 '절윤(絶尹)'을 선언한 것이다. 국힘 지지율이 갈수록 바닥을 헤매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선거 참패를 막아보려는 절박한 심정이 반영된 것이다.
그런데 지방선거 공천 과정을 보면 절윤한 것이 맞냐는 의심을 갖게 한다. 그저께 국힘 공관위가 김영환 충북지사를 컷오프한 것이 충북지사 공천 경쟁에 뛰어든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을 배려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윤 전 고검장은 내란재판 때 윤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았던 인물이다. 부산시장 공천에서도 박형준 시장을 컷오프하고, 주진우 의원을 공천하려다 논란이 일자, 양자 경선으로 방향을 틀었다. 주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의 법률비서관 출신이다. 대구시장 공천 때 중진의원들을 컷오프하려는 것도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에게 유리한 국면을 만들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광역단체장 공천은 밀실에서 소수의 공관위원들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당원과 유권자의 선택을 거치는 것이 기본이다. '윤 어게인' 인사가 정당한 절차를 거쳐 공천을 받는다면 유권자의 선택이니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윤 어게인' 인사의 승리를 위해 공천 구도를 인위적으로 설계하거나, 공천 권력이 판을 기울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절윤을 선언해 놓고 실제 공천에서는 불공정한 방법으로 '윤 어게인' 인사에게 공천을 준다면 그것은 국민 기만 행위다. 국힘이 절윤을 말하려면 공천으로 증명해야 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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