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가 부끄럽다’ 젓가락 갑질 방치한 대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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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3-26 09:04  |  발행일 2026-03-26

대구에 본점을 둔 전국 브랜드 신전떡볶이의 '갑질'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신전떡볶이 가맹사업을 운영하는 신전푸드시스에 과징금 9억7천만원을 부과했다. 신전푸드시스는 가맹점주에게 젓가락 등을 강매해 6억3천만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가맹점은 대구 24개를 포함, 전국적으로 645개에 이른다. 신전떡볶이 과징금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SNS를 통해 "법률이 허용하는 최대치로 부과한 것이냐"며 제재 수위가 낮다는 취지로 꾸짖었다. 대구가 부끄럽다. 대구의 자랑이던 향토기업이 영세 상인의 고혈을 짜내는 악덕업체였다니, 참담하기까지 하다.


대구에 갑질 기업이 나왔다는 것은 대구시 행정과 무관하지 않다. '기업 하기 좋은 도시'라는 프레임에 갇혀 영세 자영업자 보호를 외면한 꼴이기 때문이다. 친기업 이미지가 훼손될까봐 공정 경제를 무시하고 몸을 사리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시는 대통령까지 나선 중대 사안을 '남의 일' 보듯 해선 안 된다. "조사권이 없다"는 말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조사권만 탓하는 것은 비겁한 변명이자, 직무유기에 가깝다. 서울과 경기, 부산은 다르다. 5~6년 전 공정위와 업무협약을 맺고 가맹점 불공정거래 조사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전담조직을 꾸리고 인력과 변호사를 배치했다. 대구시는 고작 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 홈페이지를 통해 불공정거래 신고센터만 운영하고 있다. 조사권도 없는 산하기관에 상담 업무만 던져놓았다. 이번 갑질 사태에 아무런 역할을 못했다. 공정위와의 업무협약은 의지만 있으면 당장 내일이라도 가능하다. 시는 간판만 내건 면피행정을 걷어내고, 을(乙)의 권한 보호를 위해 실질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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