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총체적 난국 대구 후적지 개발, 공간 혁신이 미래 성장 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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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3-27 09:12  |  발행일 2026-03-27

대구시가 지난 24일 첫 회의를 열고 '후적지 균형개발 협의체'를 가동했다. 대구 도심 곳곳에 산재한 후적지를 개별 단위로 개발하는 전략에서 벗어나 도시재편의 관점에서 통합 관리하겠다는 시도여서 바람직한 행정적 변화로 읽힌다. 그러나 후적지 개발 이야기가 나온 지 벌써 10여년이 지났는데 이제야 통합 관리하겠다고 나선 데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다.


협의체가 통합 관리하려는 후적지는 총 23개소(공공시설 14개, 군사시설 9개)이다. 전체 규모가 방대하다. 도심 노른자위 땅이란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중 가장 규모가 큰 게 3.71㎢(112만 평) 규모의 K-2 군 공항과 5개 육군부대 터다. 이들 빈 곳을 어떻게 채우느냐는 대구 도시공간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대역사(大役事)가 아닐 수 없다. 단순히 빈 곳을 채우는 데 그치지 않는다. 확보된 대규모 부지를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대전환하는 것이 후적지 개발의 핵심 요체다.


그러나 일련의 사업추진이 전반적으로 무책임하게 진행되고, 계획 차질과 행정 부실이 이어졌다. 대구신공항·K-2 후적지 개발부터 총체적 난국이었다. 기껏 제시된 개발전략 역시 '주거지 위주' 구상에 머물렀다. 산업 대전환 같은 미래전략이 부족했다. 시민의 충분한 공감과 동의를 얻지 못한 '톱다운 행정'의 한계라는 지적과 함께 비전과 리더십 부재라는 구조적 문제까지 겹쳤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때가 가장 빠르다. 유의할 점은 이런 것이다. 먼저 △도시균형발전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개발전략 △통합 관리라는 3가지 원칙에 충실하길 바란다. 관련 실·국 간, 정부·지자체 간 협력과 소통은 필수적이다. 그래야 정책의 중복, 낭비를 피할 수 있다. K-2와 군부대 이전터 구상이 겹치는 게 대표적 중복사례다. 정부의 국책사업 및 공공기관 이전과 연계한 기능 분산 및 집중도 중요한 고려 요소이다. 대구시의 33개 유치 희망 공공기관은 크게 4개 기능군으로 나뉜다. 지역 산업구조 및 특화산업과의 연계성, 1차 이전기관과 시너지, 지역발전 효과를 면밀히 분석해 배치하는 전략을 짜야 할 것이다.


후적지 개발은 대체로 대구시가 사업 주체다. 핵심사업을 위해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신속히 추진해 사업성과 지역 성장 기반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국가적 차원의 국토 균형발전 못지않게 대구 도심 내 불균형 해소도 고려해야 한다. 낙후지역에 대한 규제 완화, 재정지원의 배려가 필요한 이유다. '후적지 균형개발 협의체'의 가동이 2026년을 대구 공간 혁신을 본격화하는 원년의 해로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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