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학 대구문화예술진흥원 기획홍보팀장
누구보다 봄을 기다리는 이들이 있다. 바로 프로야구 팬들이다. 특히 올해는 삼성라이온즈를 우승 후보로 꼽는 이들이 많을 정도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비록 아쉽게도 개막전은 내줬지만, 이제 대장정의 시작일 뿐이다.
야구란 여러모로 흥미로운 스포츠다. 일단 점수를 얻는 방식부터 다르다. 일반적인 구기(球技) 종목은 공 자체를 골에 넣거나, 상대편 빈 공간에 떨어뜨려야(배구·테니스 등) 하는데, 야구는 주자가 홈 베이스를 밟아야만 한다. 집을 나섰다 다시 돌아오는 여정이다.
또한 야구는 복잡하다. 일단 장비가 많다. 야구방망이, 야구공, 야구 글러브는 기본이고 보호장구들도 갖춰야 한다. 야구공은 조금이라도 오염되거나 훼손되면 바꾼다. 여담으로 야구공의 실밥은 모두 108개로 이를 두고 불교의 108번뇌에서 따왔다는 이들도 있다. 규칙도 복잡하다. 사전에 배워야 할 규칙과 용어, 암묵적인 룰이 너무 많다. 처음 관람하는 이들은 다른 이들에게 방금 전 상황이 무엇이었는지 물어보기 바쁘다. 기록의 스포츠라 불릴 정도로 야구를 즐기기 위해선 타율, 출루율, 평균자책점, 세이브, 홀드 등 선수마다의 기록도 알아야 한다. 여러모로 야구는 진입장벽이 높다.
하지만 그럼에도 야구는 국민 스포츠를 넘어 우리 문화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2024년 프로야구는 1천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올해 개막전은 3년 연속 전 구장 매진이었다.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 이들에게도 헛스윙, 삼진, 대타, 구원투수, 홈런 등의 용어는 이미 일상에서 친숙하다.
무엇보다 야구는 우리 인생을 닮아 있다. 일단 타자는 0.4초 내에 방망이를 휘둘러 시속 150㎞의 공을 맞춰 자신이 원하는 지점으로 날려야 한다. 조금만 빠르거나 조금만 느려도 안 되며, 자신이 날린 공이 파울이 되거나 수비수에게 잡혀서도 안 된다. 그래서 야구에서는 3할이 넘는 타율을 매우 뛰어나다고 인정해 준다. 10번 중 3번이라도 맞춘 것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10번 중 7번은 실패했음에도 다시 타석에 오를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그뿐인가,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는 말도 있다. 다 끝난 것처럼 보이는 순간에도 얼마든지 역전이 일어나는 것이 야구다. 인생이란 경기에 9회말 2아웃은 언제나 찾아온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역전은 일어난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벚꽃이 만개하고, 프로야구 리그도 개막했다. 9회말, 역전의 기회도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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