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종합운동장 주차장 인근에 외롭게 서 있는 '올림픽성화봉송기념탑'(일명 호돌이탑). 탑이 많은 시민들의 눈에 띄기 어려운 외진 곳에 설치돼 있어, 역사적 의미와 가치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탑 주변으로 주차된 차량들이 가득하다.<김기태기자>
포항종합운동장 주차장과 인접한 외진 곳에는 1988년의 뜨거운 열기를 머금은 채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탑이 있다. 바로 '올림픽성화봉송기념탑', 지역민에게는 '호돌이탑'으로 더 친숙한 상징물이다. 최근 지역 체육계를 중심으로 이 탑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개방된 장소로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념탑은 제24회 서울올림픽 당시, 그리스 헤라 신전에서 채화된 성화가 국내 봉송 길에 올라 1988년 9월 3일 포항에 안치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 당시 범민족올림픽추진 포항시협의회는 30만 시민의 염원을 담아 "성화가 후손들에게 용기와 희망의 상징이 되어 선진 미래를 밝혀주길 바란다"는 건립 취지를 비석에 새겼다. 그러나 현재 호돌이탑은 주차된 차량에 둘러싸여 시민들의 시선에서 소외된 실정이다.
지역 원로와 체육인들은 기념탑이 가진 교육·역사적 상징성을 강조하며 이전을 촉구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체육인은 "세계 평화의 상징인 올림픽 성화가 머물렀던 귀중한 장소임에도, 현재 위치는 접근성이 낮아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며 "시민들이 일상에서 쉽게 접하고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공간을 재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간 포항시는 성화가 실제로 안치됐던 '장소적 상징성'을 근거로 현 위치를 고수해 왔다. 역사적 사건이 발생한 지점이라는 물리적 실체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시는 최근의 여론을 수렴해, 건립 취지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시민 및 체육계와의 충분한 공론과정을 거친다면 종합운동장 입구 회차 로터리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포항시 체육산업과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성화 안치 지점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나, 시민의 뜻이 모인다면 로터리 등으로 이전을 검토할 여지는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38년 전 포항을 밝힌 희망의 불꽃이 주차장 한구석을 벗어나 시민들의 삶 한복판으로 다시 나올 수 있을지, 향후 진행될 공론화 과정에 지역 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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