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의 소셜미디어(SNS) 활용은 이제 선거판에서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적이고 자연스러운 유세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유세 차량과 확성기가 주도하던 과거와 달리 시공간의 제약 없이 SNS를 통해 직접 소통하며 여론을 형성하고 표심을 다지는 것이 선거의 핵심 승부처가 된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본선 대진표가 최종 확정된 가운데 두 거물급 후보의 SNS 전략이 선거 열기 만큼 유권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영남일보가 AI(인공지능) 빅데이터 기법을 활용해 두 후보의 페이스북 소통 패턴을 분석한 결과 각 진영의 명확한 전략 차이가 확인됐다. AI는 김부겸 후보의 SNS 전략을 '밀착형 감성 스토리텔링'으로, 추경호 후보의 전략을 '경제 스펙과 보수 수호'를 내세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 철저한 '바텀업'…진정성 정조준
<김부겸 후보 페이스북 캡처>
김부겸 후보의 페이스북은 보수 텃밭 대구에서 '민주당 간판'이 갖는 한계를 '인물론'으로 돌파하기 위해 철저히 시민의 감성을 울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AI가 꼽은 김부겸 후보의 핵심 게시물 3가지는 다음과 같다.
지난 26일 '운동화 명령'이 대표적이다. 김 후보는 한 시민이 보낸 편지 3장을 공개하며 "운동화가 닳아 없어질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답했다. 해당 게시물은 1000개가량의 '좋아요'와 10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전격 공개한 뒤 지난 9일 올린 글 '문자를 보내주십시오'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김 후보는 "오늘까지 3천여통의 문자를 받았다. '아 지금까지 자기 사연을 말할 데가 없었구나' 하나씩 읽다보면 가슴이 쿡쿡 아프다. (전화번호를) 공개하길 잘했다 싶었다"고 했다. 해당 글은 '좋아요' 3천여개와 함께 댓글 270여개를 기록했다.
또 지난 22일 올라온 '구두끈' 글도 감성을 자극하는 대표적인 게시글로 꼽힌다. 김 후보는 구두끈 묶는 사진과 함께 "구두끈 매듭 부위가 삭아 끊어져 동대구역에서 새 구두끈으로 갈아끼웠다…구두끈이 튼튼하고 제 다리도 아직 튼튼하다…맘껏 부려먹어달라"고 호소했다. 3천여개의 '좋아요'와 함께 300개의 댓글이 달렸다.
김부겸 후보 캠프 SNS담당 이진수 전 보좌관은 "김부겸 후보 캐릭터 자체가 글에 그대로 드러나면서 감성소통으로 비춰졌다. 생각과 마음이 기저에 깔려 있고 글에 진솔하게 있는 그대로 드러나 있는 것"이라면서 "그동안은 인간 김부겸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앞으로는 정책공약 소개 등 대구시장 후보로서의 김부겸의 모습을 더욱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치밀한 '탑다운'…보수 결집
<추경호 후보 페이스북 캡처>
추경호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보수 원팀 결집', '경제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강점인 '경제 전문성과 정책 주도권'을 증명하는 공식 브리핑룸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지난 26일 올라온 수락연설문 '더 나은 대구의 내일, 경제는 추경호입니다'가 대표적이다.
추 후보는 "대구 경제 살리기 더 이상 미룰 수 없다…지금 대구 경제는 산업 기반이 흔들리는 구조적 위기다. 그래서 검증된 경제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대한민국 경제부총리로 글로벌 경제 위기를 돌파했다. 나라 예산이 어디서 만들어지고 어떻게 결정되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고 피력했다. 보수 지지층들은 해당 글에 550여개에 달하는 '좋아요'와 96개의 댓글로 화답했다.
지난 25일에는 '이진숙 위원장의 결단으로 하나의 대구·더 큰 우리가 되었습니다' 글을 통해 추 후보는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은 사죄해야 한다. 이번 선거의 성격은 더욱 분명해졌다. 정체된 대구 경제를 살리고, 흔들리는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선거다"고 강조했다. 400개의 좋아요와 댓글 74개가 달렸다.
앞서 '주호영 국회부의장님의 위대한 결단. 통합과 승리, 그리고 대구경제 발전으로 보답하겠습니다'에서는 "흩어진 보수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공통체의 가치를 다시 세우는 큰 걸음에 끝까지 함께 하겠다"며 보수 결집을 강조했다.
유튜브 채널 김부겸TV와 추경호TV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었다.
김부겸TV는 과거의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인간적인 서사와 함께, 굵직한 지역 정책을 제시하는 투트랙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추경호TV는 화려한 영상미나 감성적 연출보다는 정치인으로서의 공식적인 행보와 경제 전문성을 날 것 그대로 전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온라인의 '감성 vs 경제' 프레임 대결은 오프라인 선거 현장에서도 일치하는 양상을 보였다.
김 후보는 대구 전역의 시장과 청년 밀집 상권을 훑는 '게릴라식 스킨십'에 주력하고 있다. 대규모 유세차량보다는 수행원을 최소화한 채 상인들의 손을 직접 맞잡으며 "이번에는 당이 아니라 대구를 살릴 진짜 인물을 써달라"고 호소했다.
추 후보는 '매머드급 조직력'을 풀가동하며 세 굳히기에 들어갔다. 현장의 애로사항을 즉각 정책에 반영하는 '준비된 시장'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 또한 지역구 국회의원 및 당원들과 거미줄 공조체계를 구축해 텃밭 표심 이탈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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