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나게 멋나게] 오늘은 덜 자극적인 음식이 당긴다면 중구 ‘더커먼’

  •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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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4-30 17:37  |  발행일 2026-04-30
대구 중구 동인동 채식 식당 더커먼에서 판매하는 매콤둥지파스타. 조윤화 기자

대구 중구 동인동 채식 식당 '더커먼'에서 판매하는 매콤둥지파스타. 조윤화 기자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연스럽게 자극적인 음식에 손이 간다. 하지만 문득, 몸을 위해 '조금 덜 자극적인 것'을 먹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럴 때 찾게 되는 곳이 중구 동인동에 위치한 더커먼이다.


이곳은 비건 식당이다. 구운 채소를 곁들인 커리, 비지를 더한 토마토 스튜, 병아리콩으로 직접 빚은 팔라펠 샐러드 등 메뉴 구성이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자주 찾게 되는 건 '매콤둥지 파스타'다. 견과류가 들어간 부드러운 크림소스에 매콤한 맛이 더해져, 흔히 떠올리는 '건강식'의 밋밋함과는 거리가 있다. 채식임에도 충분히 만족스럽고, 오히려 더 자주 생각나는 맛이다. 토핑으로 올라간 구운 팽이버섯은 쫄깃하면서도 바삭한 식감을 더해 한층 재미를 준다.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한정 메뉴도 눈길을 끈다. 봄을 맞아 선보인 메뉴는 미나리를 곁들인 샌드위치다. 베이글 사이에 미나리 페스토와 사과를 함께 넣은 조합이 의외로 잘 어울린다. 향긋하면서도 산뜻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이곳은 단순한 식당에 그치지 않는다. 한켠에서는 제로 웨이스트 숍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개인 용기를 가져가면 세제나 화장품 등을 필요한 만큼 덜어 구매할 수 있다. 일상 속에서 환경을 고려한 소비를 자연스럽게 실천할 수 있는 공간이다.


동네 사랑방 같은 역할도 한다. 매달 둘째, 넷째 일요일이면 휴대폰을 내려놓고 각자 퍼즐을 맞추거나 책을 읽는 소모임이 열린다. 뜨개질 모임도 운영된다.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 혹은 느슨하게 연결되고 싶은 이들이 모이는 공간이다.


'나와 지구에게 다정한 삶을 제안합니다'라는 슬로건처럼, 이 가게는 단순히 음식을 파는 곳을 넘어 하나의 생활 방식을 보여준다. 이곳 덕분에 동네의 분위기마저 조금은 부드러워진 듯하다.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속도를 늦추고 싶을 때,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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