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로에서] 6·3 지방선거와 대구 문화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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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5-12 19:00  |  수정 2026-05-13 09:15  |  발행일 2026-05-13
재도약-추락 기로 대구문화
이번 地選 역대급으로 중요
단체장 철학이 정책온도 결정
기초 체력 다지며 산업 연결
강력한 문화행정의 힘 절박
박주희 영남일보 문화팀장

박주희 영남일보 문화팀장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 전역이 뜨거운 선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대구 문화예술계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이번 선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금 대구 문화는 단순한 후퇴기를 넘어, 재도약과 추락의 갈림길이라는 절박한 위기감 앞에 서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가 지역 문화예술계에 '역대급'으로 중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홍준표 전 시장 체제에서 대구의 여러 문화 기관이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라는 이름으로 통합되면서 전문성이 희석됐고 대폭적인 예산 삭감으로 현장의 창작 의지도 급격히 위축됐다. 벼랑 끝에 몰린 대구 문화가 다시 숨을 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문화 행정에 강력한 힘을 실어줄 차기 시장과 그에 따른 전문성 있는 문화기관장 인선이 간절할 수밖에 없다. 이전에도 유사한 언급을 했지만 재차 목소리를 내는 것은 지금이 대구 문화의 십년대계를 결정지을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절박함 때문이다.


새로 취임할 시장은 진흥원 내 주요 기관장과 임원에 대한 실질적인 임명권을 쥔다. 이는 단순히 자리 하나를 채우는 인사권 행사가 아니다. 시장의 문화적 식견과 철학이 누구를 수장으로 앉히느냐를 결정하고, 그 선택이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 놓인 대구 문화의 앞날을 좌지우지할 수 있어서다.


지난달 만난 문화 행정에 정통한 윤순영 박동준기념사업회 이사장(전 중구청장)은 대구 문화의 해법을 묻는 질문에 "결국은 단체장의 관심과 예산"이라고 잘라 말했다. 윤 이사장은 단체장이 전시·공연장에 나타나고 예술가들의 고뇌에 귀를 기울이느냐, 문화 행정 보직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느냐에 따라 공무원들의 태도가 달라진다고 했다. 단체장의 문화적 마인드가 행정 현장에 투영될 때 비로소 정책의 온도가 변하고 예술인들이 체감하는 지원의 질, 시민들이 누리는 문화적 풍요가 달라진다는 뜻이다.


이러한 책임은 시장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기초자치단체의 구청장과 군수 역시 산하 문화재단의 수장과 임원에 대한 임명권을 갖는다. 광역 행정이 대구 문화의 큰 틀을 짠다면, 기초 단체의 문화 행정은 시민의 일상과 맞닿아 있다. 구청장과 군수의 문화 마인드는 내가 사는 동네의 문화적 수준과 삶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된다.


선거에 따른 지역 문화기관장 공모의 큰 장을 앞두고 있다 보니, 문화기관장 자리를 노리는 인사들의 물밑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정치적 셈법이나 카르텔식 행보가 적지 않다는 우려도 들린다. 그러나 지금은 개인의 안위를 우선할 한가한 때가 아니다. 대구 문화라는 거함이 침몰하느냐 마느냐 하는 위기 상황에서, 차기 문화기관장은 권력의 눈치를 보는 관료형 인물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조직 안정화는 물론이고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하고, 제대로 된 문화 행정을 위해 소신 있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전문가가 선임돼야 한다.


문화는 이제 단순한 향유의 영역을 넘어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적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대구만의 독창적인 문화 콘텐츠를 비즈니스 모델로 연결할 수 있는 '전략가형 리더'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차기 단체장들 또한 문화기관장의 소신에 힘을 실어주는 한편, 예술인이 창작에 전념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을 다지는 동시에 대구의 문화 자산이 산업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거시적인 '판'을 짜는 데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대구 문화가 과거의 명성에 안주할 것인지, 아니면 문화 산업의 메카로 재도약할 것인지는 결국 이번 선거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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