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실시하는 광견병 예방접종을 받고 있는 반려견 하임이. 영남일보DB
올해 6·3 지방선거 관련 대구지역 광역·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차별화된 반려동물 공약을 내놓으며 펫가족들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반려동물과의 공존 문화가 복지 정책의 한 축으로 떠오르며 과거 반려견 놀이터 조성이나 유기동물 보호 중심이던 공약 방향이 의료·돌봄·산업·장례·펫티켓 교육까지 확장하는 양상이다.
◆ 대구 지선 반려동물 공약 '눈길'
26일 대구지역 출마 후보자들의 선거홍보물을 확인한 결과, 시장·구청장·구의원 후보 5명이 반려동물 관련 공약을 제시했다. 이들 공약은 반려동물 양육 가구 증가에 따라 생활환경과 복지, 산업 등 전 영역을 아우르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궤를 같이 한다. 단순히 반려동물 양육을 개인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놀이터와 산책공간, 의료·돌봄 지원, 장례 서비스, 펫티켓 교육 등 지역 생활 정책으로 다뤄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면서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는 대구대공원에 실내외 반려견 운동장과 교육센터, 입양홍보관 등을 갖춘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전통시장과 주요 관광지 등 다중이용시설엔 반려동물 대기공간과 위생·안전 관리시설을 확충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김 후보는 취약계층 반려동물 의료비 지원 강화, 보호자 입원·질병 시 긴급 돌봄서비스 구축, 신규 동물등록 비용 지원, 대구시 동물복지 전담조직 신설도 공약에 담았다.
국민의힘 김대권 수성구청장 후보는 지역 내 동물바이오타운 조성 공약을 내놨다. 수성구 삼덕동 대구대공원 반려동물 테마파크 일원에 사업비 350억원을 들여 약 4천㎡ 규모 메디파크를 조성한다. 2028년 착공이 목표다. 김 후보가 제시한 동물바이오타운은 첨단 의료와 연구개발(R&D), 교육·케어 기능을 묶은 첨단 시설이다. 24시간 응급의료센터, 종양·재활 전문 진료소, MRI·CT 영상진단센터, AI·데이터 기반 동물의료 데이터센터, 동물용 의약품·의료기기 공동연구소, 반려동물 전문가 양성 교육센터 등이 들어선다.
대구 동구청장 선거에서도 반려동물 관련 공약이 등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신효철 동구청장 후보는 동물 놀이터 등 맞춤형 복지를 제시했다. 정의당 양희 동구청장 후보는 반려동물 공공장례 지원과 반려동물 친화도시 조성 방향을 내세웠다.
펫티켓을 앞세운 생활밀착형 공약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희윤 수성구의원 후보는 '동네 펫티켓 센터' 설치 및 운영 지원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배설물 처리, 목줄 착용, 소음 등 생활민원에 대응해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공존할 수 있는 지역 문화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 등록 개체 증가 속 실현 가능성은 과제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를 보면 국내 반려가구는 2023년 말 585만가구에서 2024년 말 591만가구로 1년 새 6만 가구나 늘었다. 대구지역 반려동물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이날 대구시에 확인 결과, 반려동물 누적 등록 수(개·고양이)는 2022년 말 12만8천224마리에서 2023년 말 13만6천525마리, 2024년 말 14만6천860마리로 매년 증가했다. 현재 집계 중인 지난해 말 반려동물 등록 수도 전년 대비 1만마리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려동물 증가는 생활민원 증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7월 발표한 '반려동물 관련 민원주의보' 자료를 보면, 국민신문고와 지자체 민원창구 등에 접수된 반려동물 관련 민원은 2022년 7월부터 2025년 6월까지 모두 3만6천813건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민원은 2024년 901건에서 2025년 1천741건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주요 민원은 목줄 미착용 단속 요구, 배설물 수거 의무 위반 신고, 동물학대 신고·처벌 요구 등이었다.
전문가들은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반려동물 공약이 잇따르는 배경에 반려가구 증가와 생활민원 확대가 맞물려 있는 만큼,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대구대 서은현 교수(반려동물산업학과)는 "반려동물 정책은 이제 일부 반려인의 요구가 아니라 생활환경, 복지, 산업정책과 연결되는 의제가 되고 있다"며 "다만 선거용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실제 수요와 예산, 기존 행정체계와의 연계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규모 시설 조성 공약은 재원 확보와 부지 적정성, 운영 주체가 관건이다. 동물의료시설이나 공공진료 기능이 포함될 경우 민간 동물병원과의 역할 충돌 가능성도 따져봐야 한다"며 "반려동물 장례나 펫티켓 센터 역시 지원 대상과 운영 방식, 비반려인 민원 대응 체계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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