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인터뷰] 18년 황금소나무 접목 외길…뇌경색도 꺾지 못한 ‘소나무 사랑’

  •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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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6-27 11:08  |  발행일 2026-06-27
경산 태극농원 김용균 대표, 18년간 희귀 황금소나무 접목 기술 이어와
2022년 접목 작업 중 쓰러져 투병…“명맥만이라도 이어졌으면”
18년째 황금소나무 접목 외길을 걷고 있는 김용균씨가 자신이 접목한 황금소나무와 함께사진을 찍고 있다. <박성우 기자>

18년째 황금소나무 접목 외길을 걷고 있는 김용균씨가 자신이 접목한 황금소나무와 함께사진을 찍고 있다. <박성우 기자>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일이 아닙니다. 그저 소나무가 좋아 시작한 취미였습니다."


경북 경산시 용성면에서 태극농원을 운영하는 김용균(64) 대표는 18년째 황금소나무 접목에 인생을 바치고 있다.


20년 넘게 공작기계 판매업에 종사했던 그는 언젠가 자연 속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꿈을 품고 2008년 고향 상주가 아닌, 처가가 있는 용성면 일광리에 터를 잡았다. 맨땅을 일구며 만든 것이 지금의 태극농원이다.


황금소나무와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은 것은 2010~2011년 무렵이다. 경주에서 처음 접목 기술을 배운 뒤 전남 정읍과 무안 등을 찾아다니며 기술을 익혔다. 당시만 해도 경상권에서 황금소나무를 재배하는 사람은 10명도 채 되지 않았다.


김 대표는 황금소나무 동호인 카페를 만들어 전국의 재배 농가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회원들과 함께 전남 농장을 견학하거나 세미나를 열며 황금소나무 보급에도 힘을 쏟았다.


그는 황금소나무는 씨앗으로는 같은 품종을 얻을 수 없어 반드시 접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접목은 수액의 흐름과 새순의 상태를 정확히 맞춰야 하고 접촉면도 최대한 매끈하게 다듬어야 성공률이 높다"며 "결국 수많은 경험이 최고의 기술"이라고 말했다.


18년 동안 접목한 소나무는 셀 수 없을 정도다. 한창 작업할 때는 하루 수백 그루에서 많게는 1천 그루 가까이 접목했고 현재도 1천 평 규모의 황금소나무 농원을 관리하고 있다.


김용균씨가 황금소나무 접목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성우 기자>

김용균씨가 황금소나무 접목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성우 기자>

하지만 그의 소나무 인생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2022년 접목 작업을 하던 중 갑작스럽게 쓰러져 뇌경색 판정을 받았다. 2년 넘는 치료 끝에 건강은 어느 정도 회복했지만 예전처럼 작업하기는 어려워졌다. 병원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일부 농장을 정리했고 지금은 남아 있는 나무를 돌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황금소나무 시장도 크게 위축됐다.


경기 침체와 전원주택 수요 감소,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이 겹치면서 소비가 크게 줄었다. 한때 함께 활동했던 재배 농가들 가운데 상당수도 과수 재배 등 다른 작목으로 전환했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소나무를 향한 애정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그는 "소나무는 계절마다 색이 달라지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며 "예전처럼 시장이 크게 성장하기는 어렵겠지만 소나무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소나무재선충병에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김 대표는 "재선충병으로 수백 년 된 소나무들이 잇따라 사라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며 "재배 농가들이라도 명맥을 이어 우리나라 소나무를 계속 보존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의 꿈은 소박하다.


"이제는 돈 욕심은 없습니다. 지금 있는 1천 평 농원을 잘 가꾸면서 집을 새로 짓는 지인들에게 기념으로 소나무를 한 그루씩 선물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김 대표는 황금소나무가 생각보다 부담 없는 가격이라며 일반인들에게도 한 번쯤 키워볼 것을 권했다.


그는 "2년생 묘목은 1만 원 안팎이면 구입할 수 있다"며 "작은 나무부터 직접 키우다 보면 자연스럽게 소나무의 매력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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