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21일 단오날 정종렬·범진열·박정화 어르신이 경북 경산 계정숲 시중당에서 황진이와 소세양의 시로 시극을 펼치고 있다. 천윤자 시민기자
"시는 읽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살아내는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도 시를 통해 삶을 노래하고, 인생이라는 무대 위에서 아름다운 이야기를 써내려 갑니다"
경산시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시 문학반 프로그램이 어르신들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시간을 보내기 위해 수업에 참여했던 어르신들은 이제 시를 외우고, 무대에 올라 낭송하며 관객과 감동을 나누는 주인공이 되었다.
참가자들은 발성, 호흡, 표현력을 배우며 시에 담긴 의미를 깊이 이해하고 자신의 삶과 연결해 표현한다. 함께 시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역할을 나누고 연습을 거듭하며 자연스럽게 협동심과 자신감도 키워간다.
지난 단오날 경산시 지인면 계정숲 시중당에서 열린 낭송대회에 출전한 어르신들은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선보여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86세 장계순 어르신이 나태주 시인의 시 '어머니의 축원'을 낭송하고 있다. 천윤자 시민기자
황진이와 소세양의 시로 시극을 펼친 정종렬, 범진열, 박정화 어르신은 이날 금상을 수상했다. 또 나태주 시인의 시 '어머니의 축원'을 낭송한 장계순 어르신과 문정희 시인의 시 '남편' 등으로 시극을 연기한 한형수, 김영숙 어르신은 특별상을 수상했다. 80대의 석옥경 어르신은 김영랑 시인의 '모란이 피기까지는'을 차분히 낭송해 청중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어르신들은 "수상 여부를 떠나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새로운 도전이자 성취다. 처음에는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 두려웠지만 이제는 시를 통해 내 이야기를 전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범진열 어르신은 "시를 반복해서 외우고 암기하다 보니 긴장감이 생기고 나 자신을 가꾸게 된다. 몸도 마음도 더 건강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86세의 장계순 어르신은 "나이가 들어도 무대에 서는 것은 여전히 떨린다. 그러나 시를 낭송하며 오래전 곁을 떠난 내 어머니를 만나는 것 같았다.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된 기쁨도 크다"고 말했다.
최순화 강사는 "내용을 숙지하고 진심이 들어가면 듣는 사람에게 감동이 온다. 어르신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에 감동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천윤자 시민기자 kscyj83@hanmail.net
문정희 시인의 시 '남편' 등으로 시극을 연기한 한형수·김영숙 어르신. 천윤자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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