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흰 병원 가니? 난 보건소 간다②] 노쇠 조기 발견해 의료·요양까지…대구 서구보건소 ‘통합 건강관리’ 고삐

  • 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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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8-02 08:37  |  발행일 2026-08-02
서구보건소 대구 유일 노쇠예방 시범사업
재활·치매·의료·요양까지, 병원 진료 전후 빈틈 메워
“‘지역특화’ 건강관리 체계 보건소 강점”
지난 21일 오후 대구 서구의 한 경로당에서 서구보건소의 노쇠예방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전문강사의 지도에 따라 근력 강화 운동을 하고 있다. <대구 서구청 제겅>

지난 21일 오후 대구 서구의 한 경로당에서 서구보건소의 '노쇠예방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전문강사의 지도에 따라 근력 강화 운동을 하고 있다. <대구 서구청 제겅>

요즘 노쇠 예방부터 재활·치매, 의료·요양 돌봄까지 연계하는 고령층 전(全) 주기 통합 건강관리에 고삐를 바짝 죄고 있는 곳이 있다. 대구 서구보건소 이야기다. 일선 병원과 동일한 진단·치료 목적보다는 노인들의 건강 악화를 막고 일상생활 유지를 돕는 선제적 의료 모델 구축에 신경을 쓰고 있다. 공공의료기관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병원 가기 전 '노쇠'부터 잡는다


대구 서구는 전체 주민 10명 중 3명이 65세 이상이다. 노인 인구 비율은 28.9%, 독거노인 비율은 42%에 달한다. 신체 변화를 곁에서 살피거나 병원 이용을 도울 가족이 없는 주민이 많다는 의미다. 노쇠 예방과 치료 이후의 지속적인 건강관리 수요가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이에 서구보건소는 '중장기 복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노쇠 예방관리 사업' 추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른바 '활기찬 노후'를 위해 어르신 복지 안전망을 강화하는 게 핵심 골자다. 현재 서구지역 내 경로당·복지관 총 6곳에서 65세 이상 주민 120명이 참여 중이다.


프로그램은 단순한 운동 실습에 국한하지 않는다. 참여자의 근력과 보행 능력, 영양, 구강, 인지·정서 상태를 종합적으로 살핀다. 하체 근력이나 균형 능력이 떨어진 이들에겐 맞춤형 운동을 제공한다. 식사량이 줄거나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이들에겐 영양상담을 하며 신체 밸런스를 잡아준다. 비용부담도 적다. 물리치료 시, 65세 이상 주민 모두에겐 본인부담금이 면제된다.


경로당에서 만난 김모(78·여) 어르신은 "일선 병원에선 진료·치료 목적으로 아픈 부위만 보지만, 여기선 걷는 모습과 식사 주기, 낙상 위험까지 함께 살펴 준다"며 "몸 상태를 전반적으로 알 수 있어 꾸준히 보건소를 찾는다"고 했다.


지난 21일 오후 대구 서구의 한 경로당에서 서구보건소의 노쇠예방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전문강사의 지도에 따라 근력 강화 운동을 하고 있다. <대구 서구청 제공>

지난 21일 오후 대구 서구의 한 경로당에서 서구보건소의 '노쇠예방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전문강사의 지도에 따라 근력 강화 운동을 하고 있다. <대구 서구청 제공>

◆한 번 연결되면 재활·치매·의료·요양까지


노쇠 예방관리는 장애인 재활과 치매 관리, 의료·요양 서비스와도 연계된다. 신체 기능이 퇴화된 고령 장애인에게는 재활 운동과 일상생활 동작 훈련을 제공한다. 병원 퇴원 후에도 재활이 중단되지 않도록 단계적 돌봄활동이 지원된다.


기억력 저하가 의심되는 노인층은 치매안심센터에서 무료 선별검사를 받을 수 있다. 이상 소견이 나오면 협약병원의 진단·감별검사가 이뤄진다. 치매 확진자들은 건강 상태에 따라 언어 치료 및 인지 재활 훈련을 제공하고 있다.


안정적인 사업 안착을 위한 행정 체계도 구체화됐다. 대구지역 보건소 중 처음으로 '건강돌봄팀'이 신설됐다. 기존 방문 보건 업무에 노쇠 예방과 의료·요양 통합돌봄 기능을 더해 주민 건강 상태에 맞는 의료 복지 서비스를 지원한다. 서구보건소 이영희 소장은 "지역 특성과 주민 수요에 맞는 건강관리 프로그램 운영이 지역민과 가장 가까운 공공보건기관의 강점이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고령화가 심화하고 통합돌봄 수요가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지역 보건소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계명대 정미진 교수(사회복지학과)는 "고령층의 건강 문제는 질환뿐 아니라 영양 부족과 근력 저하, 사회적 고립, 돌봄 공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이에 보건소가 주민 건강 상태를 조기에 확인하고 의료·요양·복지서비스까지 연결하는 체계를 촘촘하게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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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모(대구)

대구 서구와 북구를 맡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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