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로에서] 흩어진 약속, 이제는 현실로

  •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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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8-04 21:58  |  발행일 2026-08-05
협의체 출범이 출발점
실행으로 신뢰 쌓아야
자족도시 완성 향한 첫걸음
행정 협업이 해법이다
주민이 체감할 변화 필요
장석원 경북본사 부장

장석원 경북본사 부장

경북도청신도시에는 오래된 약속이 하나 있다. 인구 10만 명이 생활하고 산업과 교육, 의료, 문화가 어우러지는 자족도시를 만들겠다는 약속이다. 경북도청이 대구에서 안동·예천으로 이전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그 약속은 아직 진행형이다. 도시의 외형은 갖춰졌지만 사람을 불러 모으고 머물게 하는 자족 기능은 앞으로도 채워가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이 과제를 풀기 위한 행정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예천군은 지난 30일 '경북도청신도시 활성화 행정실무협의체'를 출범시켰다. 부군수를 단장으로 관련 국장과 부서장, 담당 팀장 등 26명이 참여해 도시첨단산업단지 투자 유치와 공동주택 공급, 초등학교 추가 신설, 국립공공의대 유치, 공공기관 이전, 문화·체육시설과 주차장 확충 등을 함께 논의하고 추진한다.


그동안 신도시 현안은 해법이 없었다기보다 업무가 여러 부서로 나뉘어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기업 유치와 도로, 교육과 의료 등은 각각 다른 부서가 담당하면서 주민들이 체감하는 하나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이번 협의체는 이러한 행정의 칸막이를 줄이고 부서 간 협업을 강화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안병윤 예천군수가 도청신도시 활성화를 민선 9기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국립공공의대 유치 TF에 이어 상시 협업 체계를 마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행정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고 관련 부서를 하나의 목표 아래 묶었다는 점은 앞으로의 추진력을 높이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물론 협의체 출범 자체가 목표가 될 수는 없다. 지난 3월 기준 신도시 인구는 2만3천165명으로 당초 목표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상가 공실률은 33.6%에 달했고, 2단계 개발부지 분양률도 25∼26%에 머물고 있다. 응급의료와 전문 진료 접근성, 생활 편의시설 확충은 앞으로 꾸준히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호명읍 산합리에 조성될 726세대 규모의 공공임대주택과 도시첨단산업단지 역시 이러한 변화의 중요한 기반이다. 하지만 자족도시는 주택 공급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일자리와 교육, 의료, 교통, 문화시설이 함께 갖춰질 때 비로소 사람들이 머무는 도시가 된다. 기업 역시 정주 여건과 생활 환경을 함께 고려하는 만큼, 각 분야가 균형 있게 추진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경북도의 신도시 활성화 전담조직 폐지 추진도 같은 맥락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경북도의회 최병욱(예천) 의원은 제364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에서 "인구 10만 자족도시 목표가 달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담조직을 폐지하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과 책임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신도시 정책은 조직보다 지속성이 중요하다.


이제 필요한 것은 계획이 아니라 실행이다. 기업은 언제 들어오고, 공동주택은 언제 공급되며, 학교와 의료시설은 언제 확충되는지 주민들이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협의체의 성패는 회의 횟수가 아니라 첫 기업과 첫 병원, 첫 학교를 얼마나 빨리 현실로 만들어 내느냐에 달렸다는 것이다.


10년 전 시작된 경북도청신도시의 약속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예천군은 이번 협의체를 통해 흩어져 있던 행정 역량을 한곳으로 모았다. 이제 남은 과제는 실행과 성과다. 작은 변화가 하나씩 쌓일 때 경북도청신도시를 둘러싼 오래된 약속도 비로소 현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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