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년마을, 지역의 빈칸을 채우다 ③] 명상·트레킹으로 청년 모으다…예천 생텀마을·영덕 뚜벅이마을

  • 장석원·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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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8-12 18:20  |  발행일 2026-08-12
‘생텀마을’ 웰니스 지역살이로 고관여 생활인구 확대 초점
‘뚜벅이마을’ 블루로드 결합한 트레킹 등 프로그램 운영

자연이 사람에게 주는 건 단순히 눈에 보이는 자산에 그치지 않는다.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힘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새로운 삶의 길을 열어주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경북 예천의 청년마을인 '생텀마을'과 영덕의 청년마을인 '뚜벅이마을'은 각각 명상과 트레킹을 매개로 자연 속에서 삶의 속도를 조절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경북 예천군 효자면에 위치한 생텀마을에서 참가자들이 몸과 마음의 균형 회복에 집중하는 웰니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생텀마을 제공

경북 예천군 효자면에 위치한 생텀마을에서 참가자들이 몸과 마음의 균형 회복에 집중하는 웰니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생텀마을 제공

예천군 효자면에 위치한 생텀마을에서 참가자들이 몸과 마음의 균형 회복에 집중하는 웰니스 프로그램을 받고 있다. 생텀마을 제공

예천군 효자면에 위치한 생텀마을에서 참가자들이 몸과 마음의 균형 회복에 집중하는 웰니스 프로그램을 받고 있다. 생텀마을 제공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웰니스 목적지'예천 생텀마을


지방소멸과 청년 유출이 지역사회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예천에서는 웰니스와 지역살이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지역 연결 실험이 이어지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단순 관광이나 체험 중심이 아니라 몸과 마음의 회복, 관계 형성, 지역 체류에 초점을 맞춘 방식이기 때문이다.


예천 기반 로컬 웰니스 브랜드 '생텀(Sanctum)'은 지난 2022년부터 '생텀마을' 프로젝트를 통해 태극권과 움직임 명상, 웰니스 여행을 접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현재 프로그램은 진행되고 있지 않지만, 올해는 기존 체험형 프로그램을 넘어 예천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는 '고관여 관계·생활인구'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생텀은 '성스러운 공간', '내면의 안식처'를 뜻하는 영어 단어 'Sanctum'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김민성 생텀 대표는 "예천에서 경험한 치유와 회복의 시간을 바탕으로 브랜드 이름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전통 태극권 수련과 알렉산더 테크닉, 소마틱스 등을 기반으로 몸의 감각과 긴장을 회복하는 움직임 명상 프로그램을 연구·운영해왔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활동하며 해외 현장을 경험했던 그는 귀국 후 몸과 마음의 회복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후 예천에 정착해 지역 기반 웰니스 콘텐츠를 기획하기 시작했다.


생텀마을은 행정안전부 청년마을 사업을 계기로 시작됐다. 이후 경북도와 예천군 사업으로 이어지며 지역 체류형 프로그램 실험을 이어왔다. 실제 행정구역상의 마을이라기보다, 예천의 자연과 공간, 사람을 기반으로 청년과 지역을 연결하는 플랫폼 형태에 가깝다.


대표 프로그램으로는 '밸런스트립'과 '릴랙스트립'이 있다. 밸런스트립은 예천에서 2박 3일 동안 머물며 몸과 마음의 균형 회복에 집중하는 웰니스 지역살이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효자면 생텀마을에서 디지털 디톡스, 움직임 명상, 티&타이치, 자유 산책 등을 경험하며 일상의 속도를 잠시 늦추는 시간을 갖는다. 또 편지 쓰기, 차 마시기, LP 음악 듣기 같은 아날로그적 경험도 함께 경험한다.


릴랙스트립은 보다 자유로운 형태의 체류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이 예천의 카페, 자연 공간, 전통시장 등을 스스로 경험할 수 있도록 지역 정보를 제공하고, 예천읍내에 있는 생텀 라운지를 거점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예천을 부담 없이 방문하고 지역과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도록 하는 데 목적을 뒀다.


생텀마을은 이 과정에서 예천의 자연과 농촌 자원, 전통문화를 단순 관광 콘텐츠가 아니라 '회복 자원'으로 해석하는 데 집중했다. 빠르게 소비되는 여행보다 천천히 머물며 몸과 감각을 회복하는 경험을 강조한 점이 특징이다. 실제 참가자 가운데 일부는 이후 개인적으로 예천을 다시 찾거나 주변에 지역을 소개하는 등 관계 인구로 이어지는 흐름도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친구 혹은 가족과 재방문 비율은 약 10% 수준이라고 밝혔다.


올해 생텀마을의 목표는 단순 방문객 확대보다 '고관여 관계·생활인구' 형성에 맞춰져 있다. 웰니스 문화를 선호하는 청년층이 예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통해 지역과 깊은 관계를 맺고, 친구·가족과 함께 다시 찾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김 대표는 "청년마을 사업이 5년 차에 접어들면서 이제는 단순 체류를 넘어 지역과 지속적으로 연결되는 관계를 만드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며 "예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웰니스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이 다시 찾고 싶은 지역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덕 뚜벅이마을 선발대의 6주살이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영덕 블루로드의 트레킹 코스를 걷고 있다. 메이드인피플 제공

영덕 뚜벅이마을 선발대의 6주살이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영덕 블루로드의 트레킹 코스를 걷고 있다. 메이드인피플 제공

영덕 뚜벅이마을의 중년층 대상 귀농귀촌 프로그램인 세컨드 스탭 참가자들이 트레킹을 하던 중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메이드인피플 제공

영덕 뚜벅이마을의 중년층 대상 귀농귀촌 프로그램인 '세컨드 스탭' 참가자들이 트레킹을 하던 중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메이드인피플 제공

◆트레킹으로 지역과 청년을 잇다…영덕 뚜벅이마을


'영덕'하면 대게와 강구항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반면 영덕군 영해면은 과거 '예주'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구도심이었으나 3·18 만세운동 이후 읍 소재지가 이전하면서 쇠퇴의 길을 걸었다. 어두워진 이곳에 조금씩 온기가 돌기 시작한 건 2021년이다. 그해 의성에서 외국인 농촌 봉사활동 프로그램과 청년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단체인 메이드인피플이 행정안전부의 청년마을 사업으로 영해면에 둥지를 틀면서 '뚜벅이마을'이 시작됐다.


메이드인피플 설동원 대표는 자전거 국토종주, 철인 3종 경기, 마라톤 등을 즐기던 액티비티 마니아였다. 수많은 경험 중에서도 그의 마음을 가장 깊게 울렸던 것은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이었다. 이 개인적 경험은 동해 해파랑길 코스 중 가장 아름다운 길로 꼽히는 영덕 '블루로드'와 결합했고, 트레킹이 중심이 되는 청년마을 '뚜벅이마을'이 탄생했다.


설 대표는 "영덕이 대게가 유명해서 강구항이 있는 중남부지역은 관광객이 많이 온다. 이미 잘나가는 곳보다는 이런 곳에서 시작해 대게라는 키워드를 이겨보자는 패기로 시작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


현재 뚜벅이 마을은 청년 대상 트레킹 콘셉트 연애 프로그램인 '장르만 트레킹', 중년층 대상 귀농귀촌 프로그램인 '세컨드 스탭', 국내 최장급 백사장 마라톤 '샌드런' 등 3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마을 운영 초기에는 코로나19 시기와 청년 창업 열풍이 맞물리며 20명이 넘는 청년이 이곳에 정착했다. 시간이 흐르며 남은 인원은 8명 정도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유의미한 성과를 남겼다. 10주 살이 프로그램으로 들어와 요리 전공을 살려 영덕읍의 대표적인 핫플레이스가 된 바(Bar)를 운영하는 청년이 있는가 하면, 영덕문화재단에 취업해 영덕에서 배우자를 만나 아이를 낳고 정착한 청년도 있다.


지난해 11월 첫선을 보인 '샌드런'은 대진해수욕장과 고래불해수욕장을 활용한 마라톤으로 올해도 열릴 예정이다. 지역의 자원을 활용하면서 동시에 지난해 대형 산불로 관광객이 줄어든 영덕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기획했다. 지난해 500명 이상이 참가했고, 올해는 선수 700명을 포함해 함께 영덕을 찾는 이들까지 약 1천명이 영덕군 영해면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3년에는 체류형 관광이 어려운 이들을 위한 단기 관광 목적으로 '트레킹 페스티벌'을 진행하기도 했다.


물론 성과 뒤에는 현실적인 고민도 있었다. 청년 특성상 뚜벅이마을에서의 삶은 '쉼'을 줄 수는 있어도 선뜻 정착으로 이어지긴 쉽지 않았다. 여기서 착안한 게 중년 대상 트레킹 프로그램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꿈꾸면서도 언어·체력·금전적 문제로 주저하는 중년층에게 걸음을 선물하자는 취지로 2023년부터 중년 대상 트레킹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설 대표는 "지역이란 곳 자체가 '안빈낙도', '안분지족'의 삶을 추구하는데 열심히 사는 청년 시기와 상충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반면 중년층은 정말 제2의 인생을 꿈꾸며 지역을 찾는다. 그래서 프로그램 공급자는 청년이지만, 소비자는 중년을 포함한 남녀노소여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지역의 미래가 청년이 아니라, 청년의 미래가 지역이다." 뚜벅이마을이 품고 있는 핵심 철학이다. 뚜벅이 마을은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외국인을 불러오는 글로벌 인바운드 사업까지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설 대표는 "지역은 기본적으로 '쉼'이라는 키워드를 갖고 청년을 많이 유인한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기회'라는 키워드로 좋은 사례를 만들어 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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