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는 기획 시리즈 '경북 청년마을, 지역의 빈칸을 채우다'를 통해 정원·예술·명상·트레킹 등 다채로운 실험으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어 온 청년마을을 찾아갔다. 시리즈를 마무리하며 그간 청년마을이 거둔 성과를 살펴보고, 사업을 맡고 있는 행정안전부 담당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청년마을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 방향을 짚어봤다.
지난해 12월 9일 경북 의성에서 열린 '2025 청년마을 최종성과 공유회'에서 발표가 진행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소멸 위기 속 전국 최다 청년마을 보유한 경북
경북은 전국 17개 시·도 중 행정안전부의 청년마을이 가장 많은 곳으로, 지방소멸 위기가 극심한 지역이다. 행정안전부의 '청년마을 성과 분석을 통한 청년정착 및 지역 활성화 방안 연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사업이 시작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선정된 전국 27개 청년마을 중 경북은 6곳이다. 이후 5곳이 추가로 선정되면서 경북은 전국 최다인 11개 청년마을을 보유하게 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선정 당시 사업 대상지의 청년 인구 기반은 매우 약했다. 전국 청년마을 사업지의 평균 청년(19~34세) 인구 비율은 13%에 그쳤지만, 경북은 이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었다. 예천군 효자면의 경우 청년 인구가 54명에 그쳐 전국 최저치인 5%를 기록했다. 경주시 감포읍(9%), 영덕군 영해면(11%), 의성군 의성읍(12%) 등 도내 다른 사업 대상지 역시 청년층 비중이 현저히 낮았다.
그러나 사업 추진 이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경북 내 청년마을 6곳의 프로그램 참여 인원은 총 422명으로, 전국 전체 참여자(2천208명)의 19.1%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영덕이 106명으로 가장 많았고, 문경(70명), 경주(67명), 상주(62명), 의성(60명), 예천(57명)이 뒤를 이었다. 청년의 유입과 함께 경북 청년마을에는 창업 및 주거 공간 33곳이 확보됐으며, 지역 자원을 활용한 '일거리 실험'도 81건이 진행됐다.
경주의 청년마을 '가자미마을'의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정량 지표 넘어 '삶·일·관계' 유기적 연결이 핵심
다만 청년마을 사업의 성패를 단순한 정량적 수치로만 판단할 수는 없다. 청년과 지역 사회가 맺는 '관계성'이 사업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청년마을 사업을 담당하는 김성진 행정안전부 사무관은 "청년마을의 가치를 단순 주소 이전이나 창업 건수만으로 재단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주·정착 수와 창업·창직 건수는 사업의 핵심 성과 지표인 만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사업을 추진하며 일자리와 주거 지원만으로는 청년의 정착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점을 확인했다. 김 사무관은 "청년이 지역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고, 주민들과 관계를 맺으며 마을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경험이 축적될 때 지속 가능한 정착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청년마을이 다른 청년 정책과 차별되는 지점은 청년을 단순 지원 대상이 아닌 지역 변화의 주체이자 기획자·실행자로 본다는 점이다. 김 사무관은 "기존 정책이 취업·창업이나 주거 지원 등 개별 분야를 분절적으로 다뤘다면, 청년마을은 '삶·일·관계'를 유기적으로 설계하도록 지원한다"며 "지방정부 및 지역 주민과의 관계 형성을 통한 사회적 자본 축적을 중요시하며, 이를 통해 지역 공동체와 함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공간 자산화'도 자생력 확보의 핵심
공간의 자산화 역시 청년마을의 지속성을 담보하는 필수 요소다. 2021년 선정된 경남 거제 청년마을은 사업 종료 직후 운영진의 번아웃과 정착한 청년 대부분이 지역을 떠나는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사업기간 동안 확보한 자체 공간을 기반으로 조직을 재정비하고 신규 사업을 발굴했다. 그 결과 3명까지 줄었던 운영진은 16명으로 다시 늘었다.
초창기 청년마을 사업에서 갈등 요인이었던 지역주민과의 문화적 차이나 외지 청년에 대한 불신 역시 '관계의 힘'으로 풀어내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주민설명회, 공동행사, 마을축제 등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유도해 청년들이 '같이 사는 사람'으로 인식되게끔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3년간 이뤄지는 청년마을 사업이 끝난 이후에도 청년마을이 자생할 수 있도록 지원 기간 동안 수익모델 발굴, 판로 연계, 민간 협력 체계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김 사무관은 "청년마을은 지역 문제 해결 역량을 갖춘 조직으로 성장하고 있어 지방정부뿐 아니라 민간 기업, 공공기관과의 다양한 협업이 가능하다"며 "청년마을이 축적한 경험과 역량이 지역 내 다른 사업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다양한 협력 지원 체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미애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Y르포] 대지를 울리는 말발굽 소리… 렛츠런파크 영천, 첫 경마와 함께 역사적 질주 시작](https://www.yeongnam.com/mnt/webdata/content/202609/5_26.09_.17_렛츠런파크_영천_개장식_썸네일_출력본2_.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