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의심 증상이 발생했을 때 자가운전이나 일반 차량 대신 반드시 119 구급차를 이용하라고 권고한다. 연합뉴스
아침저녁 기온이 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기온 변화가 급격한 환절기에는 우리 몸의 혈관이 극도로 민감해진다. 질병관리청 및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심뇌혈관질환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심장질환 65.7명, 뇌혈관질환 48.2명에 달한다. 특히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늦가을부터 한겨울(10월~1월)에 발생률과 사망자가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갑작스럽게 찬 공기에 노출되면 인체는 체온 유지를 위해 혈관을 급격히 수축시키고 심장 박동을 늘린다. 이 과정에서 혈압이 가파르게 상승해 심장에 심각한 과부하가 걸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급성 심근경색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연간 12만 명을 넘어섰고, 최근 5년 새 26% 이상 증가했다. 가장 큰 문제는 많은 환자가 초기 전조증상을 단순 체증이나 감기몸살로 여겨 생사를 가르는 골든타임을 놓친다는 점이다. 찬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 반드시 주목해야 할 심장의 3대 경고 신호를 짚어본다.
첫째, 명치가 얹힌 듯한 답답함과 함께 턱이나 어깨로 번지는 '방사통'이다. 심근경색 환자의 20~30%는 전형적인 극심한 흉통 대신 "명치가 체한 것처럼 답답하다"는 식의 소화기 질환 유사 증상을 호소한다. 특히 통증이 흉부에만 머물지 않고 신경 경로를 공유하는 왼쪽 어깨, 팔 안쪽, 턱, 잇몸, 등 뒤쪽으로 퍼지는 방사통이 동반된다면 매우 위험하다. 특별한 이유 없이 가슴이 답답하고 왼쪽 어깨나 턱 부위에 뻐근한 통증이 20분 이상 지속된다면 소화제를 찾을 것이 아니라 즉시 응급실로 향해야 한다.
둘째, 찬 공기를 마시며 조금만 걸어도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이다. 평소 무리 없이 다니던 언덕길이나 출근길 계단을 오를 때 숨이 가빠진다면 심장 기능 저하를 의심해야 한다. 관상동맥이 70% 이상 좁아지면 가만히 있을 때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도 신체 활동 시 심장에 필요한 혈액과 산소가 제때 공급되지 않아 극심한 숨가쁨이 나타난다. 휴식을 취하면 일시적으로 호전되다가 다시 걸으면 증상이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찬 바람 속에서 활동량이 조금만 늘어도 멈춰 서야 할 정도라면 동맥 다발성 협착이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다.
셋째, 고열이나 더위가 없음에도 비 오듯 쏟아지는 '식은땀과 어지럼증'이다. 심장 관상동맥이 막혀 펌프 기능에 장애가 발생하면 자율신경계가 과도하게 자극을 받아 차가운 식은땀이 분출된다. 동시에 뇌로 향하는 혈류량이 급감하면서 안색이 창백해지고 순간적으로 정신이 아득해지거나 중심을 잃는 어지럼증이 동반된다. 임상 통계상 식은땀과 어지럼증이 동반된 흉통은 심장 근육의 괴사가 시작되었음을 가리키는 중대한 징후이므로 단 1초도 지체할 여유가 없다.
급성 심근경색으로 막힌 심장 혈관을 뚫어 심근을 보존할 수 있는 치료의 '골든타임'은 증상 발생 후 2시간 이내다. 전문의 연구에 따르면 2시간 이내에 재관류 치료를 받아야 예후가 가장 우수하며, 12시간이 지나면 혈관을 개통해도 심장 기능의 완전한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 그러나 국내 환자가 발병 후 응급실에 도착하는 시간은 평균 2시간 20분으로 여전히 골든타임을 넘기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의심 증상이 발생했을 때 자가운전이나 일반 차량 대신 반드시 119 구급차를 이용하라고 강력히 권고한다. 이동 중 발생할 수 있는 심정지 상황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고, 시술이 가능한 최적의 의료기관으로 곧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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