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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76주년 사람과 지역의 가치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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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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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다빈치
"내게 주어진 시간을 허비했구나." 503년 전인 1519년 5월2일 세상을 떠난 예술계의 거장 레오나르드 다빈치가 임종 때 남긴 말이다. 인류 최고의 천재로 손꼽히는 그는 '모나리자' '최후의 만찬' 등 빛나는 작품을 남겨 '예술의 마법사'로 불린다. 걸작을 남긴 대가도 죽을 때 이렇듯 처연하게 자신의 삶을 반성했다니 새삼 경이롭다. 그는 혜안 가득한 명언을 여러 개 남겼다. 그중에서 금과옥조처럼 와 닿는 표현이 적지 않다. '침묵만큼 권위를 강화하는 것은 없다' '정신의 활력은 쓰지 않으면 무기력해진다. 쇠는 쓰지 않으면 녹슬고, 물은 고여 있으면 맑음을 잃듯이-' '지식은 적용하지 않으면 불충분하고, 의도는 실행하지 않으면 불충분하다' '세상에는 세 부류의 사람이 있다. 보려는 사람들, 보여주면 보는 사람들, 그래도 안보는 사람들' 이런 촌철살인의 표현에 눈길이 간다. 다빈치는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의 총애를 얻어 로마를 떠나 프랑스에서 노년을 보낸다. 중풍에 걸려 오른팔을 쓸 수 없게 되자 왼팔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그러면서 수학실험과 해부학 연구를 지속했다. 그는 증기기관에서 항공기까지 설계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설계사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그도 행복한 삶을 살았는지 어떠했는지 궁금하다.원로 방송인 최불암의 몇 년 전 고백이 생각난다. 그는 '한국인의 밥상'이라는 장수 프로그램을 수년간 진행했다. 그는 "사람들은 나보고 '좋은 거 다 먹고 다닌다'라며 부러워하지만 정작 괴로운 것은 모른다"고 하소연했다. 평균 4시간씩 차를 타고 이동하느라 허리 병이 생겼고, 먹기는 많이 먹는데 운동할 시간이 없어 배만 나온다고 했다. 그는 또 "카메라가 쳐다보는데 음식에 MSG를 쓸 사람은 없다"면서 "음식에는 그게 좀 들어가야 맛있는데 조미료가 하나도 안 들어가거나 입에 안 맞는 음식을 맛있게 먹으려고 애쓰는 것도 힘들었다"고 했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란 얘기였다. 이처럼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과 이면의 실상은 다르다. 그게 우리네 삶이다. 원도혁 논설위원
대구서 '학교방역관리사' 교육 시작
화선<주> 이화선 대표는 지속되는 코로나19 팬데믹 속 방역의 필요성을 절감, 지난 23일부터 대구에서 학교방역관리사 교육을 시작했다. 대구시교육청 권환선 상담사와 함께 기존의 방역에 접목한 방역학개론 강좌를 개설해 수업을 진행한다. 교육 과정에는 대구의 여러 분야에서 활동 중인 저명 인사들(교장·기관 단체 대표·기업인·의사·교수·정치인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학교 방역 자격증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정식 등록된 세계방역협회 학교방역관리사 민간 자격증과정이다. '학교방역관리사'가 우대되면서 많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코로나 상황이 연장되고 있는 지금, 보다 체계적인 방역관리사의 역할이 커져 사회 기여도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방역은 이제 질병과 관련된 심리적 처방까지 포괄하는 전문적인 학문으로 발전되고 있다. 원도혁기자endson@yeongnam.com이화선 화선 대표가 각계의 저명 인사들을 대상으로 학교방역관리사 교육을 하고 있다.
[자유성] 지방간
푸아그라는 프랑스인들이 최고급 식재료로 꼽는 살찐 거위의 간을 말한다. 간에 낀 지방이 최대치에 이른 부어오른 간이다. 이런 간으로 만들기 위해 거위에게 과도한 음식을 주고 강압적으로 먹게 만든다고 한다. 기름기가 많을수록 고가에 팔린다고 하니 특이한 현상이다. 대다수 사람들이 탐탁잖게 생각하는 지방이 이렇게 귀한 대접을 받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거위뿐 아니라 사람도 다들 꺼려하지만 지방간인 경우가 적지 않다. 의학적으로 간세포 속에 지방이 5% 이상 축적된 간을 지방간으로 분류한다. 지방간은 지나치게 비만하거나 술을 너무 많이 먹은 경우 생기기 쉽다. 그래서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뉜다. 간에 기름이 끼어도 심하지 않을 경우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 이게 문제다. 우연히 신체검사 때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부 환자에게서 피로감·식욕부진·전신쇠약감·우상복부 불쾌감·오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얼마 전 대구 동구의 한 내과에 가서 검진을 했더니 지방간 판정이 나왔다. 수치가 높지 않아 그리 심하지 않다는 판정이 나왔지만 의사는 "약을 좀 먹는 게 어떠냐"고 했다. 필자는 약에 대한 거부감이 유달리 강하다. 약은 독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방에 살면 다 지방간 아니냐?"면서 약을 일단 거부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랬더니 그 의사는 약간 시니컬한 어투로 "맘대로 하세요"라고 권유를 철회하는 게 아닌가. 의사가 약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면 약을 억지로라도 권해야 정상이다. 그런데 그냥 한마디 툭 던져보고는 그만두는 상황이어서 썩 난감했다. 애초에 약을 안 먹어도 되는 상태였다는 말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아니면 쥐뿔도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환자의 모양새가 미워서 '너 좀 고생해봐라'하는 심보이거나 둘 중 하나인 게 분명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만 끊으면 대개 정상화된다. 회복이 안 될 경우 간장약을 복용하면 된다. 한 가지 병에 백 가지 처방이 있다고 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원도혁 논설위원
[자유성] '관계' 용법
우리말 '관계(關係)'는 몇 가지 뜻을 지니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등 둘 이상이 서로 걸리는 일을 뜻한다. '그 팀은 어느 지역과 연고 관계에 있다'고 할 경우다. '건설 관계에 종사한다'에서는 '어떠한 부분'이나 '어떤 방면'을 의미한다. '우연히 만난 남녀가 관계를 맺었다'에서처럼 부부가 아닌 남녀가 성적 교섭을 갖는 일을 뜻하기도 한다.그런데 우리는 이 '관계'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관계' 단어를 쓰는 용법이 어색하다는 말이다. 일례를 들면, 대구상공회의소 옆 휴식공간 화단 옆 수도꼭지에 붙은 안내문에 '동파 관계로 단수'라는 글귀가 걸려있다. '동파 우려로 단수' 혹은 '동파 방지 위해 단수' 정도로 표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병원 중환자실이나 분만실 입구에는 으레 '관계자외 출입금지'라는 글귀가 크게 걸려있다. 이 대목에서 어느 병원에서 있었다는 우스개 한 토막이 생각났다. 만삭이던 아내가 병원 분만실에서 출산 중이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성격 급한 남편은 하던 일을 멈추고 곧장 병원으로 달려갔다. 그는 병원 분만실을 찾았고 막무가내로 들어가려다가 간호사에게 제지를 당했다. 간호사가 답답하다는 듯 소리를 질렀다. "이보세요! 여기 '관계자외 출입금지'라는 경고문 안보여요?"라고. 그런데 이 남자의 대꾸는 너무나 당당했다. 그는 자신의 가슴을 주먹으로 치면서 "내가 바로 관계자요"라고 답했다.앞에서 언급했듯이 '관계'와 관련된 여러 용법들은 다양하다. 관계관(關係官)은 어떤 특정한 일에 관계되는 공무원을 말한다. 관계 망상은 자기 주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을 모두 자기에게 관계 지으려는 생각을 의미한다. 사실이 아닌데도 남들이 자기 흉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 따위를 관계 망상(關係 妄想)이라 칭한다. 우리말은 세계에서 가장 독특하고 아름다운 언어로 평가받고 있다. 단 우리말을 적재적소에 요긴하게 활용했을 경우에 한해서다. 원도혁 논설위원
[월요칼럼] 당신의 경쟁력은?
지금 세상은 유례없는 난세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침공 및 확산에 3년째 방역당국뿐 아니라 전 국민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다 지구촌 빈부격차의 심화 등 온갖 부정적인 요인들이 인류의 생존을 압박하고 있다. 헌데 이 시점에서 왜 그런지 물음표는 자주 던져야 한다. 이 골치 아픈 코로나 바이러스가 왜, 어디에서 온 것일까? 물어보니 다양한 답변이 이곳저곳에서 나온다. 자연 생태계를 인간들이 너무 침범하니 천산갑·오소리 등 하등 동물에게서 서식하던 병균들이 인간에게 번진 것이라는 설명이 나름 설득력 있어 보인다. "지구 인간들이 너무 번다스러워서 정리 좀 하려고…" 혹은 "너무 넘쳐나므로 좀 줄여야 할 필요가 있다"는 둥 지구촌의 생명체를 관장하는 어떤 절대자의 이름을 빌린 뼈아픈 지적들도 없지 않다. 국내 모 대학의 유명 면역학 박사는 지난해 8월 한 방송에 출연해 "코로나는 200개 감기 바이러스 중 대표적인 바이러스일 뿐이며, 한국인의 99.4%는 걸려도 별 문제가 없다"고 했다. 0.6%를 차지하는 기저질환자를 비롯한 중증환자가 문제인데 99.4%는 백신을 맞지 않아도 된다는 논리였다. 그 박사의 설명에 공감했고 안심이 됐다. 국민 대다수가 수긍하고 인정하는 실력있는 학자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떤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될지 모르기 때문에 다들 조심하는 게 상책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이런 난세에 살아 남으려면 경쟁력이 필수다. 어려움을 돌파할 자신만의 장점, 그 장점을 우리는 속칭 '한칼 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우리 인간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각자 나름의 '한칼'을 몸에 지니고 산다. 그 한칼은 바로 이 코로나 난세에 유용하게 사용돼야 한다.흔히 언급하는 남녀의 경쟁력은 난세엔 통하지 않는다. 통상 남자의 경쟁력은 '지갑 두께'이고, 여자의 경쟁력은 '나이'라고 했다. 남자가 지갑에 두둑하게 현금을 지니고 있으면 누구에게나 어디에서나 아쉬울 게 없다는 다소 자본주의적인 상황판단이다. 일반론으로 인정된다. 다만 여성 경쟁력과 관련, 나이가 어린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안다. 나이 든 여성도 지혜롭고 온화하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그런데도 여성의 경쟁력을 나이라고 한정한 것은 단순한 편의적 사고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런 통상의 경쟁력에다 각자 몸에 지니고 있는 면역력을 높이는 게 최선이다. 학자들은 개개인이 면역력만 잘 유지한다면 웬만한 감기 바이러스쯤은 쉽게 극복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신체를 단련시켜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필자의 경쟁력은 준족이다. 야구선수의 장점으로 꼽히는 '호타 준족', 즉 잘 치고 잘 달린다는 그 의미에서 달리는 쪽이다.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한 시간 이상 걸어다니면서 단련된 튼실한 하체를 토대로 지금까지 자주 걷기로 얻어졌다. 이른바 생물학에서 말하는 '획득 형질'이다. 1988년 9월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후 한결같이 'BMW'(버스, 메트로, 워킹의 줄임말)를 이동수단으로 삼아 34년째 맞고 있다. 버스·지하철 타고 내려 걸어서 목적지까지 하루에 보통 1만2천보 이상 걷는 게 일상이 됐다. 휴대폰에 만보기 앱을 깔아두고 다니면서 자주 열어 봤더니 1만5천보에서 2만보 가까이 되는 날도 많았다. 걷기 운동 강도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 간혹 테니스·축구와 같은 격렬한 운동으로 몸의 한계치를 끌어올려줘야 한다. 나로서는 튼실한 하체가 경쟁력이다.원도혁 논설위원원도혁 논설위원
[자유성] 인생 五計
사람이 태어나서 80년 안팎을 산다. 그런데 필요한 것은 의외로 많다. 의·식·주 생활에 이 지구상의 동물·식물은 물론 각종 제조물 여러 가지가 골고루 사용된다. 이런 다양한 물품들이 오로지 지구상에 번다한 인간의 생존을 돕기 위해 존재한다.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이 우주의 미래를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 인류의 문명은 이미 정점에 도달했고, 너무나 많은 자연을 파괴해버린 상태다. 그래서 인류 생존을 이어가야 할 지구의 미래가 걱정되는 시점이다. 오래전 신라시대에 불교도나 화랑들은 오계(五戒)를 지정, 일정한 법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오계는 말 그대로 다섯 가지 지켜야 할 계율이다. 흔히 아는 1)살생하지 말라 2)도둑질하지 말라 3)음란한 행위를 하지 말라 4)거짓말하지 말라 5)술을 마시지 말라가 대표적인 오계이다. 화랑들이 지켜야 했던 오계는 불가(佛家)의 오계와는 약간 달랐다. 1)임금을 섬길 때는 충성으로(事君以忠) 2)어버이를 섬길 때는 효심으로(事親以孝) 3)벗을 사귐에는 신의로(交友以信) 4)전쟁에 임해서는 물러나지 말며(臨戰無退) 5)살생은 가려서 하라(殺生有擇)였다. 이 화랑 오계는 신라 젊은이들 정신의 요체로 확산됐다.인생 오계(五計)론은 사람이 살면서 다섯 가지의 계획을 올바르게 세워야 한다는 주장으로, 중국 송나라 때 학자 주신중이 설파했다. 그 오계는 생계(生計)·신계(身計)·가계(家計)·노계(老計)·사계(死計)이다. 생계는 어떻게 먹고살아야 할지와 관련된 직업 준비와 계획이다. 신계는 자신의 몸 건강을 위한 관리 계획이며, 가계는 가정을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지에 대한 준비이다. 노계는 노후관리를 말한다. 사계는 죽음 이후에 대한 계획이다. 인간은 죽고 난 뒤에도 분명하고 바른 계획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강조된다. 이 오계 중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는 것 같다. 일생의 단계별로 대책과 관리가 없는 생은 그야말로 무절제할 테니 말이다. 원도혁 논설위원
세바퀴봉사단·소소행복연구소, 보육원 7곳에 햄버거
세바퀴 봉사단(단장 김명애)과 소소행복연구소(소장 이상호)는 지난 17일 갤러리코레아트에서 '만원의 행복, 공감 동행 이야기' 행사를 열고 수익금으로 대구 수성구 보육원 7곳의 원생들에게 햄버거 세트를 선물했다.
[자유성] 물의 六德(육덕)
물(H2O)은 수소 둘에 산소 하나가 붙어 생성된 물질이다. 알다시피 이 물은 지구촌 생명체의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요소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살아있는 생명체는 모두 물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 일찌감치 중국의 철학자 노자는 물의 존재가치에 대해 관찰, 그 본질을 간파했다. 이른바 '수유육덕(水有六德)'론이다. 그가 정리한 물의 여섯 가지 덕목은 그의 관찰력을 대변해 준다. 먼저 어떤 그릇에나 담기는 융통성이 있다. 낮은 곳을 찾아 흐르는 성질은 겸손에 비유된다. 막히면 돌아갈 줄 아는 지혜도 갖췄다. 바위도 뚫어내는 물방울의 인내와 끈기는 또 어떠한가. 물은 또한 구정물도 받아주는 포용력도 지녔다. 흐르고 흘러 끝내 바다를 이루는 성질은 대의로 평가된다. 물 관련 표현들도 다양하다. 우선 '물=생명'이다. 생명체들은 물을 마시거나 흡수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다. 물에는 '윗물'과 '아랫물'이 있다. 공직계의 청렴을 강조하는 속담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말은 물 관련 대표적인 언급이다. 이와 함께 '소금 먹은 놈이 물 켠다'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다' '냉수 먹고 이 쑤신다' '접시 물에도 빠져 죽는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물을 흐린다' '낙숫물이 댓돌을 뚫는다' 등 산뜻한 교훈을 주는 물 관련 속담들이 적지 않다. 문제는 이 지구상의 깨끗한 물들이 차츰 오염돼 가고 있다는 점이다. 청정한 얼음덩어리인 북극과 남극의 빙하도 녹고 있다고 한다. 더러운 물들이 많아지는 이 지구의 미래를 우리는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성경에도 맑은 물과 더러운 물에 대한 기록이 있다. 물의 초월성과 회복성에 대해서는 학자들의 연구가 잇따랐다. 문학작품 속의 물들도 다채롭다. '물방앗간 물은 물방앗간 주인 모르게 얼마든지 흐르고 있다'는 말은 셰익스피어 작품 '타이터스 앤드로니커스'에 나온다. 한시라도 빨리 과학자들은 지구촌의 물을 깨끗한 상태로 되돌릴 방안을 연구해 내놓아야 한다. 그것이 인류를 살리는 처방이다. 원도혁 논설위원
[자유성] 호모 헌드레드
인류, 인간에 대한 명칭은 아주 많다. 똑바로 서서 걷는 인간이라는 의미의 호모 에렉투스에서부터 호모 사피엔스(생각하는 인간)·호모 에스페란스(희망을 가진 인간)·호모 루덴스(유희하는 인간) 등등 다양한 용어가 인류 앞에 수식어로 붙었다. 시대 상황에 맞는 조합이다. 그런데 현생 인류에 적합한 수식어는 무엇일까? 현생 인류에 대한 수식어는 알다시피 한마디로 요약해 붙이기 어렵다. 휴대폰 없이는 못 사는 포노 사피엔스 정도가 현생 인류에 대한 또 다른 개념으로 가장 적확할 것 같다. 호모 헌드레드 역시 최신 개념이다. 인류가 100세를 사는 시대가 됐다는 의미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류가 90세를 넘어 100세까지 사는 시대가 됐다는 것은 대단한 축복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인간 수명 100세는 축복이자 재앙이다. 대한민국의 직장인이라면 착실하게 회사를 다닌 뒤 퇴직하면 연금생활을 할 수 있다. 국민연금·사학연금 등 연금제도가 잘 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몸만 건강하다면 축복이다. 직장생활은 안 했더라도 물려받은 재산이 있고 개인적으로 하는 일이 있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재산이 없어 경제적으로 궁핍하고, 몸마저 건강하지 못하다면 긴 수명은 오히려 고통일 수밖에 없다. 죽지 못해 그저 목숨만 이어가는 연명이다. 우리 인간은 열심히 즐겁게 살다가 때가 되면 초연히 떠나야 한다고 선각자들은 말한다. 하지만 초연한 종말은 쉽지 않다. 생에 대한 미련이 남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죽음을 기피하고 두려워하자 누군가 일갈했다. "어찌하여 배불리 먹은 잔칫집의 손님처럼 기꺼이 떠나지 않는가?"라고. 중국 송나라 때 학자 주신중은 '인생 오계(五計)'론을 주장했다. 인간이 한평생 살아가면서 다섯 가지의 계획을 올바르게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 오계는 생계(生計)·신계(身計)·가계(家計)·노계(老計)·사계(死計)라고 한다. 100세 시대 행복한 인생을 꾸려나가려면 이 오계를 제대로 설계해야 한다고 하니 새겨들을 일이다. 원도혁 논설위원
[월요칼럼] 나는 캥거루~
오스트레일리아의 대표 동물 '캥거루'의 어원에 관한 이야기다. 1770년 영국의 항해왕 '제임스 쿠크'(만화영화에 나오는 쿡 선장)가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대륙을 탐험하던 중 광활한 평원을 질주하는 낯선 동물을 목도하게 됐다. 궁금하던 참에 마침 인근에 창을 든 원주민이 서 있어 "저게 뭐라는 짐승이냐"고 물었다. 쿠크 선장의 이 질문에 원주민이 "캥거루(나는 모른다)"라고 답하면서 이 동물은 이때부터 '캥거루'가 됐다. 역사적인 사건이다. 사실 우리는 모르는 게 너무 많다. 생명의 첫발도 모르고, 우주의 첫날도 모른다. 우리 인간의 존재 이유도 잘 모른다. 하늘의 경계가 어디쯤인지, 하늘의 도가 공평한 것인지 알지 못한다. 1천500년도 훨씬 전에 철학자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물었다고 한다. '하나님, 당신은 천지창조 이전에 무엇을 하고 계셨습니까?' '당신에게 무슨 가치가 있기에 천지를 창조하셨습니까?' '왜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영혼이 죄를 범합니까?' '왜 하나님은 처음부터 선(善)만을 창조하지 않았습니까?'라고. 그가 쓴 '고백록'에 나온다. 우리는 모른다. 얼마만큼 사람을 믿고 얼마만큼 불신해야 하는지를. 얼마만큼 관용하고 얼마만큼 엄격해야 하는지를. 얼마만큼 분노하고 얼마만큼 참아야 하는지를. 우리는 또 모른다. 얼마만큼 깨끗해야 하고 얼마만큼 때 묻어야 하는지를. 얼마만큼 꼿꼿해야 하고 얼마만큼 굽혀야 하는지를. 원수를 원수로 갚을 것인지 은혜로 갚을 것인지를. 인간의 행복은 부에 의한 것인지 덕에 의한 것인지. 지금 우리는 모른다. 앞으로도 모를 것이다.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아는가. 철학자 몽테뉴의 자계명은 '나는 무엇을 아는가'였다.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알아야 할 것이 엄청 많음을 깨닫는다. 그러나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이상적인 인간형'에 관한 것이다. 선각자들의 조언이다. 그러면 이상적인 인간이란 어떤 스타일인가. 옛날에는 '군자(君子)'를 이상적인 인간형으로 꼽았다. 고전 논어에 군자라는 말이 100곳 이상 나온다고 한다. '인의(仁義)에 충실하고 지덕(知德)을 겸비한 사람'을 군자라고 보았다. 순자는 이 군자에 대해 "빈궁해도 뜻은 넓으며, 부귀해도 몸은 공손하다. 너그럽되 나태하지 않으며, 강직하되 모나지 아니한다. 변론하되 다투지 아니하며 명철하되 남의 비위를 맞추지 아니한다. 꼿꼿하되 남을 꺾으려 들지 아니하며 부드럽되 휩쓸리지 아니한다. 공손하되 비겁하지 아니하며 공경하되 겁내지 아니한다"고 표현했다. 매월당 김시습의 군자론은 약간 다르다. 그는 "군자는 의리에 밝기 때문에 곤궁함을 견디어 내며, 마음이 늘 조용하고 태연하기 때문에 엄숙하여 다투지 아니하며, 여러 사람과 화합하고 파당을 짓지 않으며, 공평하여 편벽하지 않으며, 편안하여 교만스럽지 않다"라고 규정했다. 동서양에서 공통으로 지(知)·인(仁)·용(勇)을 진인간의 자격으로 꼽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영어 '젠틀맨'이 군자인 셈이다. 이상적인 인간형이 어떤 자격인지 잘 알고, 그런 스타일로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전인적으로 그 모든 장점을 다 갖추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선각자들이 규정한 이상적인 인간의 여러 요건을 본받기 위해 각자 노력한다면 사회는 더욱 유익해지고 풍요로워질 것이다. '캥거루'가 원래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어로 무슨 뜻인지는 몰라도 좋다.원도혁 논설위원원도혁 논설위원
[자유성] 평생 우환
'하루 우환은 아침술이요, 일년 우환은 쓴 장맛이요, 평생 우환은 성질 사나운 배우자다.' 우환과 관련해 가장 실감있게 와닿는 격언이다. 우환(憂患)은 '근심이나 걱정 되는 일' 또는 '집안에 병자가 있어서 겪게 되는 근심'을 뜻한다. 누구나 자신에게 오지 않고 피해가기를 바라는 나쁜 상황이다. '우환'은 이른바 '기피 단어'인 셈이다. 한평생을 우환없이 화평한 삶을 살 수 있다면 그 얼마나 좋겠는가. 이 격언은 누가 만들어냈는지 정말 놀랍다. 치밀한 간파에 의한 적확한 지적이다. 하루 우환은 자신의 의지로 피해가면 된다. 쓴 장맛도 시행착오를 거쳐 다음에는 개선이 가능하다. 하지만 평생우환은 잘못된 선택의 대가 치고는 너무 가혹하다. 배우자가 그 정도 성격의 소유자인 줄 몰랐다면 어쩔 수 없다. 정 못견디겠다면 이혼으로 벗어날 수는 있지만 '혼인은 인륜지대사'여서 이혼 결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배우자의 성질이 사납고 더러운 줄 알면서도 결혼했다면 후회 막급이다. 그 판단 미스의 대가를 일생 온전히 감내해야 한다. 만약 평생 우환을 지니게 되었다면 어쩔 것인가. 달리 도리가 없다. 성질 사나운 배우자로 인해 삶에 애로가 많더라도 대범하게 처신하며 살아갈 수밖에. '마음이 크면 백사(百事)가 다 통하고, 마음이 작으면 백사가 다 병이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지나치게 조심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과감한 것이 더 좋다고 나는 생각한다. 왜냐하면 운명의 신은 여신이라 이 여신을 정복하려면 힘으로 눌러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썼다. 결혼이란 2인 3각 같은 것이라고 했다. 서로 돕지만 그 때문에 비틀거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평생 우환도 대처하기 나름이다. 배우자의 횡포에 긍정적으로, 진실하게 응한다면 뭔가 위안이 있지 않겠는가. '당신은 무슨 목적으로 인생을 사느냐'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사랑하는 대상(가족·국가 등)을 위해 고생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원도혁 논설위원
이상하 이례기업 대표, 인제요양원에 김장배추
이상하 이례기업<주> 대표는 최근 김장용 배추 650포기를 대구 수성구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인 인제요양원에 기부했다. 이상하 대표는 해마다 인제요양원의 130명 장애인과 100여명 직원들의 급식을 위해 김장배추를 지원하고 있다.
[자유성] 렉스 탈리오니스
누구나 한두 번쯤 망설여 봤을 것이다. 심한 모욕을 당했을 때의 그 엇갈리는 마음을. 수모를 참을 것인가, 제대로 복수할 것인가. 원한을 원한으로 갚을 것인가, 아니면 용서로 베풀 것인가 쉽게 결정되지 않는다.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 호메로스가 쓴 '일리아드'에는 '복수는 꿀보다 달다'라는 말이 나온다. 그 표현이 맞다면 왜 복수를 주저하겠는가. 하나님도 복수를 하신다는데…. 구약성서에 '여호와는 보복의 하나님이시니 반드시 보응하시리로다'라는 말이 나온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전한 율법에도 나온다. '생명은 생명으로,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손은 손으로, 말은 말로, 데운 것은 데움으로, 상하게 한 것은 상함으로, 때린 것은 때림으로 갚을지니라'라고. 바로 '동해보복법(同害報復法; 렉스 탈리오니스=lex talionis)'이다. 이 보복법은 세계 최고의 성문율인 함무라비법전에도 나온다. '눈에는 눈, 뼈에는 뼈'로 명기돼 있다. 장쾌한 복수극의 전범은 알렉상드르 뒤마의 명작 '몽테 크리스토 백작'이다. 무고를 당해 14년간의 억울한 감옥살이를 한 에드몽 당테스. 그가 몽테 크리스토 백작으로 변신해 차례로 시원한 복수를 하는 내용은 독자로 하여금 전율을 삼키게 한다. 하지만 불교는 보복을 만류한다. 법구경도 참으라고 한다. '원망을 원망으로 갚으면 마침내 원망은 쉬어지지 않는다. 오직 참음으로써 원망은 쉬나니 이 법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라고 나온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학자 헤로도토스도 "인간이 지나치게 복수를 행하면 신들의 미움을 산다"고 경고했다. 선각자들의 현명한 처방도 참고해보자. 노자는 "원한은 덕으로 갚으라"고 했다. 스위스의 사상가이자 법률가였던 카를 힐티는 "모욕을 주는 사람은 용서하기보다는 잊어버리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로버트 브라우닝의 시에도 비슷한 표현이 나온다. '용서하는 것은 좋다. 가장 좋은 것은 잊는 것이다'라고. 몽테뉴는 수상록에서 "모욕을 보복하려면 먼저 그 분노를 잊어버려라"라고 조언했다. 원도혁 논설위원
[제28회 영남일보 책읽기상] 심사평…책의 핵심, 경험으로 풀어내는 능력 탁월
독서 인구가 갈수록 줄고 있지만 영남일보의 책읽기 상 독서감상문 모집에는 많은 응모자들이 독후감을 보내주었다. 독서감상문 공모전에 대한 변함없는 관심에 감사드린다.<대학·일반부 심사평>대학 일반부는 여러 작품 중 '숲은 고요하지 않다'라는 책을 읽고 '통해야 산다'는 주제로 독후감을 쓴 조재근(경북 경산시 대학로 16길 32)씨를 최우수로 선정했다. 조씨는 숲속 방대한 생물종이 나누는 소통방식에 대한 감탄과 놀라움을 잘 표현하고 정리해냈다. 이런 숲속 소통 방식을 소통이 중요한 현 시대 정치·경제·사회 등 다양한 조직 생활에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이 갔다. 자신도 '복돌이'라는 이름의 푸들을 8년간 키운 경험이 있다고 소개하고 그 반려견과 가족 간 소통 방식에 대해서도 언급해 이해도를 높였다. 그러면서 자연과 인간의 소통 차이점을 지적했다. 꽃과 꿀벌의 공생관계처럼 자연의 소통은 뛰어나고 서로 도움을 주지만 정작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끼리의 소통은 때로는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고 언급했다.우수작에는 곽종상씨와 채선희씨 작품을 선정했다. 80대 후반인 곽씨는 '나는 나답게 살기로 했다'라는 도서를 읽고 '내 하고픈 거 언제 할까?'를 주제로 자신의 경험담과 자신의 상황에 걸맞은 글을 썼다. "내 생각대로 살아 봐야지"하는 생각은 늘 하면서도 아내의 반대, 모자라는 돈 등의 여건들이 맞지 않아 실천하지 못했다고 반성하면서 친구들과 동부인으로 2박3일 동해안 여행을 다녀 온 경험담을 사실감 있게 전했다. 역시 우수작으로 선정된 채선희씨는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읽고 감상문을 썼다. 채씨는 이 책에 대해 한마디로 "SF소설에 걸맞은 참신한 소재에 작가의 오차 없는 수학적 계산이 가미된 진짜 소설"이라는 극찬을 했다. 책의 서술방식이 아주 체계적인 데 감탄했고, 어떻게 허구의 것을 현실적으로 그렇게 잘 나타낼 수 있었는지 놀랍다고 했다. 그러면서 채씨는 책 속 내용에 나오는 인간과 다른 종족과의 따뜻한 우정에 대해 큰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전반적으로 응모작품들 수준이 상향 평준화돼 서로 엇비슷했다. 하지만 주어 동사 간 주술 연결이 매끄럽지 못한 비문이나 오·탈자 문장도 여전했다. 중고교생도 아닌 대학 일반부 응모작에서 단어 철자가 틀리고 오탈자가 나온다는 것은 심각한 현상이다. 작품 내용이 아무리 참신해도 오탈자가 나온다면 그 작품은 수상작으로 넣기 어렵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중·고등부 심사평>본선에 오른 중·고등부 응모작품 수준이 매우 뛰어나서 우열을 가르기가 힘들 정도였다. 추천 도서를 읽고 거기서 받은 감명을 자신의 경우와 대비해서 소감을 밝히는 능력이 뛰어났다.응모작 가운데 최우수상으로 각각 박지찬(카자흐스탄 악토베 19번 학교·중 2학년 과정)군과 조영관(영천 금호중 3년)군을 뽑았다. 박군은 부모의 선택으로 카자흐스탄으로 가게 됐고, 이역만리 낯선 곳에서의 정착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감상문에 절절하게 서술했다. 추천 도서 '처음이에요. 가족이지만'을 읽으면서 부모님의 고생하는 모습이 더욱 가슴에 와닿는다면서 "부모님 몰래 슬퍼서 우는 자식들의 마음도 있다"고 밝혔다. 가족은 부족한 존재들로 이뤄진 곳으로, 가족 간 갈등도 있지만, 사랑으로 이겨낼 수 있다고 끝맺음했다.조군은 '체험학습으로 만나는 제주 신화'를 읽고 독후감을 썼다. 그리스 신화에 버금가는 1만8천편의 신화 및 설화를 갖고 있는 제주의 기후 등이 신화에 끼친 영향을 분석하면서 "어릴 때부터 그리스 로마신화를 접했지만 이에 못지않은 제주 신화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우리 고유의 신화를 소재로 한 웹툰 창작물이 많이 만들어지길 빈다"라고 했다. 독서 감상문을 넘어 기성세대가 새겨들을 만한 어젠다를 제시했다.이번 심사에서 중·고생의 수준에 맞는 어휘와 문장을 구사한 응모작에 높은 점수를 줬다. 주의할 점을 하나 덧붙이자면 과도한 첨삭 등은 지양했으면 한다. 오히려 글쓰기를 멀리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초등부 심사평>전체적으로 응모작의 수준이 높은 편이었지만 단번에 최우수작으로 꼽을 만한 작품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전체 글의 흐름이 안정적이면서 책의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고 자신만의 생각을 진솔하게 담아낸 네 편의 작품을 우선 뽑은 뒤 몇 차례 읽고 최우수작을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약간 어설퍼 보일 수 있지만, 나이에 맞게 솔직하고 창의적으로 쓴 글에 좀 더 높은 점수를 줬다.최우수작 2편은 모두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이라는 책에 대한 독후감이었다. 책을 읽은 뒤 자신이 경험했던 일과 비교해가며 생각을 잘 표현했다. 김민정(대구 다사초등 4년) 학생은 초등학교 1년 때 전학 온 뒤 '조·아·여(조용한 아시아 여자)'와 '투명인간'처럼 지냈던 상황을 주인공 릴리의 행동을 통해 되돌아보며 이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담아냈다. 김하은(수원 효천초등 6년) 학생은 자신이 싫어하는 모습을 가진 릴리의 행동을 보면서 자신을 변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져나가는 글로 눈길을 끌었다.초등부 전체의 독후감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성의있게 쓴 글과 그렇지 않은 글의 수준차가 컸다. 주어와 동사의 연결이 안 되는 비문, 어색한 어휘 사용, 책의 내용만 빽빽하게 적어놓은 글 등이 눈에 많이 띄었다. 오자와 탈자도 제법 많았다. 부모님이나 형·누나 등 가족이 도와준 글 같은 응모작들도 가끔 보여 아쉬웠다. 그래도 예년과 비교해 독후감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고 책 읽은 느낌을 제대로 담아 내려 한 글이 많았다.■ 심사위원: 영남일보 이재윤·원도혁·장용택·김수영 논설위원
[자유성] 독만권서·행만리로
예부터 선인들은 몸·마음의 먼지와 독기 등 나쁜 기운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책읽기'와 '걷기'를 활용했다. 그래서 '독만권서(讀萬卷書)'와 '행만리로(行萬里路)'가 나왔다. '만권의 책을 읽고, 만리나 되는 길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방법은 얼핏 쉬워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다. 시도해 본 분들은 잘 알 것이나 시도조차 안해본 분에게는 그저 바람소리일 뿐이다.책 읽기 좋은 계절이다. 야외에서 놀기에도 좋은 시기다. 하지만 그래도 가을은 명실상부한 '독서의 계절' 아닌가. 맑은 하늘, 적당한 기온에 서늘한 바람…일년 중 딱 10월 전후로 이맘때 두어달 뿐인 귀한 시기이다. 청명한 날 창문을 활짝 열고 평소 가까이 하지 못했던 책을 꺼내 펼쳐보게 된다. 새로 나온 책 중에 눈에 들어오는 제목을 봐 두었다가 서점에 가서 사면 된다. 이전에 읽었지만 오래돼 내용이 가물가물한 것은 한 번 더 봐도 좋다. 이른바 '명작 순례'나 '고전 읽기'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책을 다 읽고 노트에 간단한 소감글이라도 남기면 금상첨화다. 갈수록 희미해지는 기억력 회복에 도움이 된다. 독서하기도 좋지만 걷기에도 좋은 계절이 요즘이다. 예전에 어느 모임에서 자동차 얘기를 나누다가 동석자 중 누군가가 내게 물었다. "선생님은 이동 수단이 뭐예요?"라고. 내가 주저없이 "BMW입니다"라고 답하자 다들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떤 이는 "부럽네요"라고 했다. 곧바로 나는 부연설명을 해야 했다. "그 비싼 외제차 BMW가 아닙니다." "아시는 분도 더러 계시겠지만 저의 BMW는 버스(Bus), 메트로(Metro), 워킹(Walking)의 줄임말입니다. 버스와 지하철 이용하고, 걷는 거지요." 좌중에 폭소가 터졌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동의하지 않겠지만, BMW는 썩 괜찮은 이동 수단이다. 도시인은 신체 회로를 제대로 돌리려면 하루에 최소한 1만보를 걸어야 한다고 하지 않던가. 그 1만보를 채우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두 시간 가까이 걸어야 가능하다. 특정 목표지점을 정해놓고 작심하고 걸어야 한다. 원도혁 논설위원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의료개혁특위 "의료개혁 시기상 미룰 수 없는 과업…소통 통해 의견 좁힐 것"
경북대, 내년도 의대 입학정원 '155명' 조정에 대구경북 타 대학 결정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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