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부산에서 월드투어 '아리랑' 공연을 열었다. 국내 팬은 물론 해외 팬이 대거 부산을 찾으면서, 부산은 때아닌 특수를 누렸다. 중소벤처기업부 분석에서 공연 전후 4주간 부산 소상공인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6% 늘었다. 특히 외국인 매출이 71.7% 급증했다. 공연을 보러 온 이들이 숙박과 외식, 쇼핑에 지출하며 도시 전체의 매출을 끌어올렸다.
부러운 광경이다. 만약 이들이 부산이 아니라 대구에서 공연을 봤다면, 이 매출은 모두 대구의 몫이 됐을 것이다. 더 부러운 건 그다음이다. 부산을 찾았던 팬들은 고향으로 돌아가 블로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후기를 남겼다. 공연만이 아니라 부산 곳곳을 둘러본 인상까지 함께 적었다. 한국 여행을 준비 중인 이들에게는, 공연보다 부산이 먼저 눈에 들어왔을 것이다.
외국인이 부산을 뭐라고 했는지 궁금해 트립어드바이저와 구글맵, 중화권 SNS 후기를 읽어봤다. 호평이 많았다. "부산에 가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 감천문화마을 리뷰에 반복되는 문장이었다. "부산의 산토리니", "다시 오고 싶다"는 표현도 눈에 띄였다. 특히 중화권에서 부산을 높이 평가하는 글이 많았다. 이런 후기에는 부산에 가보고 싶다는 반응이 줄줄이 달렸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대구를 다녀간 외국인은 어떻게 적었을까. 대구는 달랐다. "관광객이 그리 많지 않았다", "대구는 자기를 팔려고 하지 않는, 평범한 한국 도시"라는 리뷰가 남아 있었다. 그나마 대구에 살았던 외국인의 후기는 온기가 있었다. 동네 카페와 시장 인심을 회고하는 내용이었다. 처음 오는 사람에게 가보고 싶게 만드는 문장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실제 방문객 수도 벌어졌다. 나라살림연구소 분석에서 대구를 찾은 외국인은 2019년 61만2천명에서 2024년 37만6천명으로 40% 가까이 줄었다. 방한 외국인의 대구 방문 비율은 3.5%에서 1.2%로 낮아졌다. 반면 부산을 찾은 외국인은 2025년 364만명으로 부산 인구를 넘었다. 두 도시의 외국인 1위 국적은 똑같이 대만이다.
내친김에 경북에 대한 후기도 찾아봤다. 역시나 한국의 대표 관광지로 꼽히는 경주에 대한 반응이 가장 뜨거웠다. "경주가 곧 한국"이라는 리뷰가 대표적이었다. 다만 그 리뷰에는 경주가 "부산에서 기차로 한 시간"이라 적혀 있다. 아쉽게도 경주가 대구권이 아니라 부산에 딸려 소비되는 듯했다.
대구를 찾는 외국인 1위는 대만이다. 대구시도 대만과 홍콩을 겨냥한 마케팅에 나섰다. 올해 들어 대만 타이중 여행사를 불러 팸투어를 열고, 대구마라톤에 중화권 러너를 유치했다. 다만 이들을 불러오는 데 쏟는 힘을 조금은 돌려, 이들이 남긴 후기를 읽는 데도 썼으면 한다. 외국인이 대구를, 또 부산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보면 그들이 원하는 게 뭔지, 대구에 부족한 게 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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