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대성당 드망즈홀에서 열린 '2026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 추모와 위로의 음악회'에서 추경호(오른쪽) 대구시장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인사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 이용수(98) 할머니가 오랫동안 바라온 대통령과의 만남에 청와대가 화답한 날, 대구에서도 의미 있는 장면이 연출됐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처음으로 현직 대구시장이 지역 기림의 날 행사에 직접 참석해 이 할머니와 마주한 것이다.
대구시는 14일 오후 7시30분 대구 수성구 범어대성당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음악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추경호 대구시장을 비롯해 이용수 할머니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유족, (사)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관계자, 지역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 시작 전 마주한 이 할머니와 추 시장의 표정은 밝았다. 이 할머니가 "시장 당선되신 것을 축하한다"고 먼저 인사를 건네자 추 시장은 "고우시다. 건강은 괜찮으시죠"라며 안부를 물었다. 곧이어 추 시장은 이 할머니를 좌석까지 직접 안내했다. 객석으로 향하던 중 계단이 나오자 "계단인데 괜찮으시려나"라며 이 할머니의 걸음걸이를 살폈다.
이날 추 시장의 참석은 지역 기림의 날 행사에서 처음 이뤄진 현직 대구시장의 직접 참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뒤 대구시장이 직접 행사장을 찾은 것은 9년 만에 처음이다. 2022년에는 홍준표 당시 대구시장의 배우자 이순삼 여사가 참석했고, 지난해에는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이 축사를 보낸 바 있다.
14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대성당 드망즈홀에서 열린 '2026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 추모와 위로의 음악회'에서 추경호(왼쪽) 대구시장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윤호기자
추 시장은 기림의 날 행사에 참석한 계기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시장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날 단상에 올라 축사를 전한 추 시장은 "할머님들의 용기 있는 증언이 우리 사회가 아픈 역사를 마주하고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을 되찾기 위해 나아가는 중요한 출발점이 됐다"며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는 것은 과거에 머무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시는 같은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고 더 나은 미래와 평화로 나아가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생존해 계신 피해자 할머니가 다섯 분뿐인 만큼 대구시도 시민들과 손잡고 아픈 역사의 기억과 인권의 가치를 미래 세대에게 온전히 전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할머니는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사실상 면담 약속을 받았다. 이 할머니는 그간 이 대통령과의 면담을 공개적으로 희망해왔다(영남일보 6월22일자 1·3면, 8월5일자 1면 보도). 행사장에서 이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한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용수 할머니께서 대통령을 뵙고 싶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오늘 제가 여건이 되는대로 뵙도록 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머지않은 시간에 저희가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14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대성당 드망즈홀에서 열린 '2026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 추모와 위로의 음악회'에서 추경호(오른쪽) 대구시장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조윤화
사회1팀 조윤화 입니다. 중구 동구 시민단체 복지 맡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