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기독병원 정상록 이사장(69)은 요즘도 아침 일찍 잠자리에서 일어나 면 가벼운 맨손체조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아침식사를 간단히 마친 다 음 그가 병원으로 출근하는 시간은 아직 이른 새벽. 일흔에 가까운 나이에도 불구하고 노익장을 과시하는 그는 잠시도 가만 히 있지를 못한다. 인터뷰 전날만해도 그는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병원내 응급환자 진료실부터 찾았다. 혹시나 간밤에 외래환자가 들어오지 않았는 지, 또 이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82년 35년간 재직해온 동산의료원에서 퇴직후 대구시 송현동(당시 달성 군 월배읍)에 가야기독병원을 개원한 그는 지금까지 의료사업을 통해 지역 사회에 봉사한다는 일념으로 생활해오고 있다. 어린시절 유난히 가난한 집안에서 성장한 그는 자신처럼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생각에서 평소 "환자들이 병원을 자신의 집같이 포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돌봐주라는 당부를 의료진들에게 자주 한다"고 말했 다. 그는 특히 "환자 무료진료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면서 "지금도 의사들 에게 불쌍한 사람은 알아서 무료진료해주라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의사 는 직업임에 분명하지만, 의료사업은 영리가 전부가 아니다"라는 그의 지 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94년 3월 그가 가야기독병원 인근에 노인무료진료를 위한 부속병원을 설 치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또 각종 건강강좌를 개설, 지역민들의 질병 예방에도 앞장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얼마전에는 국내에 밀입국한 중국 조선족동포 환자를 무료로 수술해준 후 귀국여비까지 마련해준 일도 있었 다고 자랑한다. 정 이사장이 이처럼 의료사업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유년시절 치통으로 심한 고생을 했던 경험이 계기가 됐다. "의료시설이 절대 부족한 시절이었 지요. 며칠 밤을 치통으로 고생하다 십여리 떨어진 병원을 찾아가 어금니 를 뽑고 나니 거짓말처럼 고통이 사라지더군요. 그때 '아! 나도 나중에 의 사가 되어 불쌍한 사람을 도와야지'라고 결심했습니다." 그러나 가난한 그에게 의과대학의 문턱은 너무 높게만 보였다. 설상가상 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독학으로 의사자격증을 취득해보겠다는 그의 꿈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이 무렵의 일화 한가지. "50년 8월 북한군이 대구 근처까지 쳐들어오자 동산병원 의료진들은 모두 부산 동래로 피란을 떠났습니다. 그때 혼자 대 구에 남아 한달간 동산병원을 지켰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그는 계속 동산병원에 근무하면서 언젠가 직접 종합 병원을 경영해보겠다는 꿈을 키우게 된다. 82년 9월 드디어 그는 가야기독 병원을 설립, 자신의 오랜 꿈을 실현시킨다. 가야기독병원은 이후 성장을 거듭, 개원 당시 4개과 25실 78개 병상이던 것이 99년 현재 15개과 91실 306개 병상을 갖춰 지역을 대표하는 2차진료기관으로 자리잡았다. 정 이사장은 이와함께 91년부터 95년까지 대구광역시의회 의원으로 활동 하면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95년 시의회 예결위원장을 맡아 대구시 예산을 보다 실질적이고 합리적으로 편성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회고했다. 요즘 그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문제는 의료시장 개방을 앞두고 가야기독 병원을 초일류 의료기관으로 변신시키는 작업. 그는 이를 위해 의료진의 확충과 최첨단 의료장비 도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또 수년내 가야기 독병원을 600여 병상을 갖춘 매머드급 병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정 이사장은 현재 10여년째 국민주택 규모의 작은 아파트에서 부인과 단 출하게 살고 있다. "허례허식보다 내면의 실속이 더 중요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그는 "30평 정도의 아파트도 과분하다"고 말했다. 슬하에 2남1녀를 둔 그는 장남이 외과전문의로 가야기독병원 의무원장으 로 재직하고 있으며 맏며느리는 내과과장, 차남이 치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의료인 가족이다. 올해 손녀 은지양이 의대에 진학, 3대에 걸쳐 의료인의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에 그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의료사업을 통해 지역사회에 봉사한다는 일념을 갖고 있는 정상록 이사 장은 "불쌍한 사람은 의사들이 알아서 무료진료해주라고 강조한다"고 말했 다. /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6·3 스케치] 정치적 위기 때마다 뭉쳤다…선거 막판 서문시장 ‘보수 대결집’](https://www.yeongnam.com/mnt/webdata/content/202606/5_kakaotalk_20260601_165840325.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