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禪수행과 정신치료는 상호보완적"

  • 입력 2005-03-29 10:54  |  수정 2005-03-29 10:54  |  발행일 2005-03-29 제12면
◇정신치료학회 학술회
박병탁 원장

한국정신치료학회 2005년도 제1차 학술연찬회가 '선수행(禪修行)과 정신치료'를 주제로 지난 26일 오후 2시 서울대병원 치과병원 8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연찬회에서는 박병탁 대구 박병탁신경정신과의원 원장이 '선수행과 정신치료의 비교', 지운 스님(동화사 강주)·전현수 전현수신경정신과의원 원장·현웅 스님(서울 육조사 선원장)이 각각 선 수행 경험 발표를 했다.

이날 박병탁 원장은 "불교는 실천 수행을 통해 마음을 밝혀가는 일종의 심리학이며, 이러한 불교를 서양의 심리학, 정신분석이 처음으로 만난 것은 스즈키·다이세츠가 '선불교입문'(1934)이란 책을 썼을 때인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전제하고 "한국에서는 이동식이 74년에 창립한 한국정신치료학회가 서양의 정신 치료와 동양의 전통 도(道)를 연결하는 작업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 원장은 "이동식이 2004년 8월에 발표한 '서양정신치료와 비교한 도(道)정신치료의 정수'에서 도정신치료는 도와 서양의 정신치료의 융합이며 정신치료의 궁극적 목표라고 정의했다"면서 "이는 서양 정신치료를 공부함으로써 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도를 공부하고 수도를 함으로써 정신치료를 더 잘 이해하고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도정신치료와 선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신치료에서는 무엇보다도 주객이 합일하는 삼매(三昧), 즉 지(止)의 과정이 없다는 점이 선 수행과 크게 다른 점"이라면서 "도정신치료에서 정신치료의 지적 접근 중의 관찰과 선수행의 관(觀)이 비슷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일리가 있으나 정적 접근을 주객이 합일하는 지(止)와 유사하다고 하는 것은 억지로 조장하는 느낌이 든다"는 견해를 밝혔다.

박 원장은 "서양 심리학과 정신치료가 선 수행과 마찬가지로 의식의 변화를 추구하지만 의식 자체의 변화가 어느 정도까지 깊게 통달했는가 하는 차이가 있다"면서 "비록 정신치료와 정신분석 과정이 훈련분석과 같은 최고의 수준으로 진행되더라도 의식의 근본적인 변화와 자기 변혁이 선 수행의 깨달음과 같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박 원장은 "선 수행과 정신치료 간에는 유사성이 많지만 그 목표와 과정상 차이점도 많다고 본다"면서 "극단적으로 말하면 선은 선이고, 정신치료는 정신치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즉 "정신치료자가 선을 직접 체험해 보지 않고서는 선에 대해 알 수 없으며, 선수행자 역시 치료를 직접 받아보지 않고서는 정신치료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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