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동성로 관광특구 일대 전경. 동성로는 2024년 7월22일 대구에서 최초로 관광특구로 지정됐다. 중구청 제공
대구 중구 동성로는 시민들에게 오랫동안 '시내(市內)' 그 자체로 인식되며, 지역 내 상업·문화·행정 중심지 역할을 수행해 왔다. 하지만 지속된 경기 악화로 상권 침체가 가속화됐고, 2021년 대구백화점(이하 대백) 본점 폐점으로 '상권 붕괴'란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6·3 지방선거에 출마한 대구지역 기초단체장 및 시·구의원 후보자들은 '동성로 살리기'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워 '정책 대결'을 펼치는 모양새다.
◆류규하 "대백 상업복합공간으로" 오영준 "중구형 업무지구 조성"
1일 오전 10시 대구 중구 봉산동 봉산문화거리에서 류규하(국민의힘) 중구청장 후보가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같은 날 오전 8시 중구 남산동 남문시장네거리에서 오영준(더불어민주당) 중구청장 후보가 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 각 후보 선거캠프 제공
이번 지방선거에 대구 중구청장 후보로 나선 류규하 후보(국민의힘)와 오영준 후보(더불어민주당)는 각각 '동성로 활성화'를 위한 저마다의 해법을 제시한 상태다.
류 후보는 동성로 활성화 공약으로 △K-문화관광 특구 조성 △도심형 복합 의료관광벨트 구축 △디지털 야간경관 거리 조성 △골목상권 체질 개선 및 디지털 전환 등 4대 전략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외국인 관광객 맞춤형 투어 프로그램과 옥외광고 자유표시구역 지정을 통한 미디어아트 도입, 빈 점포 리뉴얼 지원 사업 등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동성로 부흥을 위한 핵심 전략인 '옛 대구백화점 본점' 개발 사업에 대해선 민·관 합작투자(PPP) 방식을 통해 '공공재생'과 '상업복합공간'을 결합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오 후보 공약의 핵심은 동성로를 중심으로 경북대병원, 대구시청 동인청사 등을 하나의 생활·업무 권역으로 묶는 중구형 중심업무지구 조성이다. 이는 동성로 일대 3050 경제활동인구의 소비 기능을 강화한 전략이다. 특히, IBK기업은행 본점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 등 금융·통상기관을 동성로로 유치해 중구를 금융·투자·무역 클러스터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광역·기초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동성로 활성화' 공약도 다양한 편이다. 대구시의원 선거에 나선 석혜영 후보(국민의힘)는 옛 대백과 노보텔 등 유휴 대형 빌딩을 글로벌 스마트오피스와 국제회의 공간으로 리모델링 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 연구시설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중구의원 후보 중에선 박지용 후보(국민의힘)가 노후 점포 브랜딩 지원과 동성로 미디어아트 거리 조성을, 임태훈 후보(국민의힘)가 동성로·교동 전선 지중화사업 추진을 각각 공약으로 제시했다.
◆상인·전문가 "선거용 구호 아닌 실현 가능한 로드맵 필수"
이번 6·3지방선거 후보자들이 내세운 '동성로' 공약을 바라본 지역 민심은 대체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였다.
이준호 동성로 상점가 상인회장은 "5년째 불이 꺼진 대백 본점 건물은 동성로 침체의 상징이자 상인들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라며 "여야를 막론하고 대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공약을 전면에 내건 것은 반갑지만, 상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선거용 구호가 아니라 당선 직후 즉각 작동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로드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누가 당선되든 상인회와 상시적인 소통 구조를 만들고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해 주길 절실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구정책연구원 김기완 사회문화연구실 박사는 동성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가 제시된 것은 긍정적인 반면, 사업 추진 주체와 재원 마련 방안이 모호한 경우가 많은 점에 대해선 부정적인 시선을 내보였다. 그는 "각 후보의 동성로 공약들은 현실 가능성을 검증하고 방향을 좁혀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동성로 활성화를 위해 대부분 옛 대백 부지 문제를 풀어야 할 숙제로 제시했는데, 막대한 자본과 행정적 규제 완화가 필수적으로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결국 대구시와 중구청, 민간 소유주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거버넌스 방식의 추진 주체를 만들고, 이를 구체화한 마스터플랜을 마련해 국비 프로젝트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며 "실질적인 민간 투자와 행정 지원을 어떻게 이끌어 낼 지가 동성로 공약의 성패를 가를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조윤화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