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20일 밤 9시 대구시 중구 덕산동 반월당지하철역 인근. 길을 가던 중학생 A군(15)과 B군(14)에게 젊은 남성 두명이 다가왔다. 이들은 A군에게 “휴대폰 배터리가 다 됐다. 휴대폰 좀 빌려달라”고 휴대폰을 건네받은 뒤 통화를 하는 척 하며 근처 골목으로 향했고, A·B군은 휴대폰을 돌려받기 위해 이들을 뒤따랐다.
하지만 골목길에 들어가자 이들의 태도는 돌변했다. 자신들을 향촌동파 조직원이라며 A·B군을 협박한 뒤, 인근의 한 모텔로 데리고 갔다. 다음날 이들은 A·B군에게 버스정류장에서 구걸을 시키기 시작했다. 이들은 첫날 B군이 구걸을 제대로 하지 못하자, B군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하지만 A군은 자신들이 묵는 모텔에 함께 데리고 있으며 4일 동안 계속해 구걸을 강요했다. 구걸이 끝난 저녁에는 빨래도 시켰고, 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A군을 폭행하기도 했다. 또 A군이 며칠째 집에 들어오지 않으면 부모가 신고를 할까봐, 부모에게 ‘걱정말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도록 강요했다. A군은 결국 지난해 12월24일 낮 12시쯤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21일에도 중구의 한 지하상가에서 C군(15)을 비롯한 중학생 3명에게 같은 수법으로 협박을 했다. 이들은 C군이 아버지의 신용카드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이를 빼앗은 뒤, 6차례에 걸쳐 335만원 상당의 물건을 구입했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지난 20일 중학생을 협박해 이같은 짓을 저지른 혐의로 D군(19·무직)과 E군(18·전문대 1학년 휴학)을 구속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집을 나와 PC방을 전전하다 용돈이 떨어져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폭과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일우기자 atli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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