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달라졌다.” 프로축구 대구FC 조광래 대표이사의 목소리에 힘이 느껴졌다. 리그 승격을 위한 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대구FC는 올해 챌린지리그(2부리그) 탈출을 지상과제로 삼고 있다.
행정가로 변신했지만, 조 대표이사는 천상 축구인이다. ‘감독형 행정가’라는 레테르가 늘 따라다닌다. 국가대표 감독 출신이라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조 대표이사는 대구FC의 키프로스 전지훈련에 끝까지 함께했다. 이영진 감독과 머리를 맞대고 팀 전력을 강화하는 데 온 신경을 쏟았다. 대구FC 선수단은 지난달 27일 귀국했다. 4일 대구FC 행정업무를 처리 중인 조 대표이사와 전화로 얘기를 나눴다.
조 대표이사는 전지훈련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내면서도 조심스러워했다. 선수단에 대해 이런저런 말을 하는 게 자칫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조 대표이사는 선수단을 이끄는 사람은 대표이사가 아니라 이영진 감독이라는 전제하에 전훈 성과를 털어놨다. 조 대표이사 개인적으로는 여섯 번째 해외 전훈이다.
대구FC가 키프로스를 찾은 이유는 유럽팀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감각을 키우기 위해서다. 대구FC는 11차례의 연습경기에서 6승2무3패(18득점 14실점)를 기록했다.
조 대표이사는 “처음에는 거의 졌다. 경기력이 안 좋았다. 선수들 대부분이 유럽팀과의 경기를 처음 해보는 형편이었다. 유럽팀의 빠른 템포를 쫓아가지 못했다”고 밝혔다. 조 대표이사는 이 감독과 논의를 거듭하며 선수단의 변화를 추구했다. 선수들과의 미팅을 통해 프로의 개념과 협력도 강조했다. 특히 세계 축구의 흐름인 ‘속도와의 전쟁’을 주지시키는 데 사력을 다했다.
조 대표이사는 “선수들이 빠른 템포를 의식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 감독의 조직력 강화에 힘이 붙었다. 처음에 이러다가 (챌린지리그에서) 망신을 당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는데, 다행히 선수들이 이 감독을 잘 따라준 것 같다”며 웃었다. “상대의 수비조직을 깨기 위해선 빠른 템포가 필수적이다. 올해 팬들이 즐거워할 수 있는 축구, 경기 내용이 좋은 축구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선수들의 적응과 국내 선수들의 기량 향상으로 팀의 짜임새가 좋아졌다는 게 조 대표이사의 설명이다. 부상자들의 회복과 강한 체력 훈련도 기대를 모은다. 조 대표이사는 “선수들이 키프로스 해변의 백사장에서 단내가 나도록 뛰었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충실히 했다. 체력 강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대구FC의 ‘전투력’ 향상에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조 대표이사이다. 챌린지리그에 강팀들이 많다는 이유 때문이다.
조 대표이사는 “올해 챌린지리그는 클래식리그(1부리그) 못지않은 경기력은 물론, 경쟁도 치열할 것”이라며 상주상무, 경찰청, 이랜드, 강원FC, 경남FC를 경계대상으로 꼽았다.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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