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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전문점 창업을 꿈꾸던 유민영씨(여·36)는 2년 전,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 내 30㎡ 남짓한 공간에 개인 카페인 ‘커피그레이’를 열었다. 창업 준비 당시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와 상담을 했지만, 이미 주변의 프랜차이즈 매장이 포화상태인 데다 최소 창업비용이 1억원을 훌쩍 넘었던 것. 유씨는 “독립 창업비용이 프랜차이즈에 비해 3천만원 정도 절약됐다”며 “대형 프랜차이즈가 인지도는 높지만, 실질적으로 브랜드보다는 입지나 맛, 가격이 소비자를 이끄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예비 창업자의 단골 사업 아이템인 커피전문점 창업 판도가 변하고 있다. 가맹 계약 비용이 억대에 달하는 대형 유명 프랜차이즈 대신 소규모 매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16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정보공개서를 보면, 기존 유명 커피전문점 가맹 계약 비용은 수억원대에 달한다. 망고식스 3억원, 투썸플레이스 2억9천만원, 카페베네 2억7천만원, 탐앤탐스 2억1천만원 등이다. 상대적으로 가맹 사업비가 낮은 편인 이디야도 1억원이 훌쩍 넘는다.
이는 임대료와 권리금 등을 제외한 비용으로, 이를 합하면 가맹점주가 실제 부담하는 금액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이 든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또 최근 대부분의 커피전문점이 이미지 고급화에 나서면서 매장 규모나 인테리어 기준이 높아진 것도 가맹점주의 부담을 늘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테이크아웃’ 고객을 겨냥해 매장 좌석을 없앤 소규모 매장이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 100호점을 돌파한 ‘카페 봄봄’은 올 들어서만 전국에 40개 이상의 매장을 냈다. 대구에 본사를 둔 봄봄은 테이크아웃 전문 카페여서 30㎡ 정도의 공간을 이용한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다. 임대료 등을 제외한 창업 비용은 5천만~6천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종권 카페 봄봄 본부장은 “경기 불황 속에서 저렴한 가격대와 차별화된 메뉴로 틈새시장을 노렸다. 번화가에 자리 잡은 경우가 많아 임대료 변수는 있지만, 대형 커피전문점 창업에 부담을 느끼는 주부 등을 중심으로 창업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형 커피 프랜차이즈인 ‘마시그래이’도 전국에 60개 이상의 매장을 개점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높은 가격과 한정된 메뉴 일색인 음료 시장에서, 품질 좋고 다양한 종류의 음료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는 게 이들의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업체가 산지에서 직접 원두를 수입하는 등 원두 품질에 대한 저가 커피의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다 풍부한 커피 지식과 좋은 품질의 원두를 사용하는 개인 카페에 대한 마니아층도 두껍게 형성되고 있어, 개인 카페 창업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강신규 미래창업경영원 원장은 “소자본 창업은 불황 속에서 과열 양상을 보이는 창업시장 구조상 적합한 형태”라며 “적은 비용으로 창업자의 개성을 살린 ‘스몰 창업’이 지난해에 이어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했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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