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백신 전 코레일관광개발 대표가 지난해 명인 박재서 안동소주 제조 공장을 방문하고 있다. 피재윤기자
경북 안동 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의 예비타당성조사 최종 통과 뒤에는 수치와 행정 절차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보이지 않는 설득'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당시 원희룡 국토부장관 정책 보좌관이었던 권백신 전 코레일관광개발 대표가 직접 중앙부처 설득 과정의 뒷이야기를 공개하면서다.
19일 김형동 의원(국민의힘·안동-예천)에 따르면 안동 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최근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최종 통과했다. 사업은 안동시 풍산읍 노리 일원 100만㎡(약 30만평) 부지에 총사업비 3천465억원을 투입해 2026년 상반기부터 2033년까지 추진된다.
안동시는 이 사업을 통해 생산유발효과 8조 6천198억 원, 고용유발효과 2만 9천151명에 달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예타 결과도 비용 대비 편익(B/C) 1.57, 종합평점(AHP) 0.551로 사업성이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 국가산단 유치를 두고 지역 정치권에서는 "결과보다 과정이 더 치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백신 전 대표는 "이런 큰 사업도 작은 노력들이 있어서 된다"며 "김 의원이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 및 관계자들에게 여러 차례 논리적 설명을 했었고, 심지어 원희룡 장관에게 손편지까지 썼다"고 했다. 권 전 대표도 정책보좌관으로서 국가산단 관련 회의마다 들어가 관계자들이 다니는 길목에서 계속 필요성을 설파했다는 것.
권 전 대표는 "이런 이야기까지 써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에피소드들이 모여 하나의 큰 사업이 되는 것 아니냐"며 "그냥 가만히 있어서 되는 게 아니다. 시민들이 볼 때는 뭐가 하나 덜컥 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안에 있는 사람들 한 명 한 명의 노력이 쌓여 결과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권 전 대표는 당시 안동 바이오 국가산단의 당위성을 중앙부처와 관계기관에 설명하는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의 손편지에는 안동이 SK바이오사이언스를 비롯한 백신·바이오 산업 기반을 이미 갖추고 있고, 도청 신도시를 품은 경북 북부권 중심지로서 국가 차원의 전략적 육성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던 것으로 전해진다.
안동은 이미 SK바이오사이언스를 비롯해 국가첨단백신기술센터, 국제백신연구소 분원,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 백신상용화기술지원센터 등 핵심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국립경국대의 백신 전문인력 양성 체계까지 더해져 산업·연구·교육이 연결된 전주기 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해 왔다. 결국 이번 예타 통과는 이러한 객관적 인프라 위에 정치권과 실무진의 집요한 설득이 더해져 만들어낸 결과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김형동 의원은 "이번 예타 통과는 안동이 대한민국 백신·바이오 산업의 전략적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계기"라며 "후속 절차가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끝까지 책임 있게 챙기겠다"고 밝혔다.
결국 안동 바이오 국가산단의 예타 통과는 단순한 통과가 아니라 지역의 산업 기반과 정치권 실무진의 끈질긴 설득, 그리고 중앙정부를 향한 축적된 논리가 맞물려 만들어낸 결과물에 가깝다. 대형 국책사업은 서류 한 장으로 성사되지 않는다. 누군가의 손 편지, 누군가의 발품, 누군가의 반복된 설명이 쌓일 때 비로소 문이 열린다는 점을 이번 사례가 보여주고 있다.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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