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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향세가 도입되면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달성군 유가면 비슬산둘레길 ‘유가테크노길’. <영남일보DB> |
행정안전부 공시에 따르면 올해 전국 243곳의 지방자치단체 중 재정자립도가 50%에도 못 미치는 지자체는 88.48%인 215곳에 달한다. 즉 정부 보조없이 재정 운영이 어려운 곳이 대부분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경북과 같이 농촌을 기반으로 한 시·군은 낮은 재정자립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북의 경우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시·군이 군위(10.61%)를 비롯해 청송(10.68%), 봉화(11.15%), 예천(11.54%) 영덕(13.14%), 영양(13.63%), 상주(13.86%), 의성(14.78%), 성주(15.34%), 안동(15.71%) 청도(16.08%), 울릉(17.12%), 영천(17.40%), 울진(17.41%), 영주(17.57%), 문경(18.27%) 등 23개 시·군 중 70%인 16곳에 이른다.
이처럼 재정 형편이 어려운 시·도를 위해 정치권이 내놓은 해답은 ‘고향세’다. 이는 고향세 우수 사례로 널리 알려진 일본의 ‘후루사토(故鄕) 납세’에 착안했다. 후루사토 납세는 주민세 일부를 원하는 지자체에 기부하고 세액공제를 받는 제도다. 지자체는 기부자에게 지역 특산품이나 관광 서비스 등을 답례로 제공한다. 일본 지자체의 내실 있는 답례품이 인기를 끌면서 2008년 도입 당시 820억원에 불과했던 기부액은 2015년 1조5천억원으로, 기부건수는 5만여건에서 760만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고령화로 소멸 위기에 놓였던 농어촌 지자체들이 활력을 되찾았다. 특산물 판매로 고용이 증가하고, 관광 산업 활성화로 지역경제가 살아난 것이다.
日 2008년 ‘후루사토 납세’착안
주민세 기부하면 특산품 등 답례
2015년 기부액 1조5천억원 돌파
소멸위기 농어촌 경제 되살아나
TK국회의원들 잇단 법안 발의
어떤 방식으로 결론 날지 관심
고향세는 그동안 일부 국회의원과 지자체만이 도입을 추진해왔으나, 문재인정부가 이를 공약에 포함시키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실제로 행정안전부 및 기획재정부도 고향세를 도입하는 세법개정안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또한 정치권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여야를 막론하고 기부금품법 개정안을 비롯해 농어촌발전 모금·배분법 제정안, 조세특례제한법·지방세법·소득세법 개정안 등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대구·경북(TK)지역 국회의원들이 고향세 도입을 위해 잇따라 법안을 발의했다. 다만 이들 법안은 차이를 보이는 만큼 어떤 방식으로 결론이 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강효상 “연말정산 시 10만원까지전액 세액 공제”
강 의원은 지난 6월 자유한국당에서는 처음으로 고향세 도입을 위해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 ‘지방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4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먼저 기부금품법의 경우 고향기부금에 관한 예외규정을 둬 각 지자체가 직접 기부금을 모집할 수 있도록 했으며, 고향에 납부하는 기부금에 대해 연말정산 시 10만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되도록 했다. 그 이상의 금액에 대해서는 15%(고액기부는 30%)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강 의원은 “고향기부금제도를 직접 살펴보기 위해 지난해 일본 도쿄와 홋카이도를 방문했다”며 “우리도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일본은 중앙정부가 먼저 시작했고, 원스톱(One-Stop)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중앙정부가 적극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장기적으로는 기부금에 대한 답례품을 줄 수 있도록 법제개선을 해야 한다. 물론 부작용도 있겠지만 지역특산품 활성화 등을 통한 지역경제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의락 “소득세액의 10% 고향에”
더불어민주당 홍 의원은 ‘고향납세제’성격의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서는 일찍이 고향을 떠나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납세자의 경우 본인이 납부할 소득세액(국세)의 10%를 ‘자신이 지정하는 지자체(고향)’에 납부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단 서울·경기·인천 3개 시·도는 지정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봉화가 고향일 경우, 서울에 거주하는 납세자가 자신이 납부할 근로소득세나 종합소득세액의 10%를 봉화의 세입으로 해달라고 신청하면, 국세청이 이를 넘겨주는 방식이다. 그리고 이처럼 납세자가 고향 납세를 희망할 경우 국세청에 신청하고, 국세청장은 이를 반드시 수용하도록 하는 규정도 담았다.
홍 의원은 “국민의 절반이 거주하는 수도권의 소득세입 비중이 전국 대비 67%나 되기 때문에 지방의 재정은 그만큼 매우 허약하다”며 “이같은 수도권 집중현상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고 지방재정의 지역 간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법안을 발의하게 됐다”고 입법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향세 제도의 도입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에 캠프 비상경제대책단에서 발표했던 대선공약 중 하나다. 다른 의원들도 관련 법안을 제출하고 있는 상황인데, 국회 법안심사 과정에서 여러가지 입법 아이디어들이 충분히 논의되고 종합돼 훌륭한 대안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광림 “기부금으로 지자체 지원”
가장 최근에 발의된 자유한국당 김 의원의 법안은 지역 기초자치단체가 ‘고향 기부금’을 모집하고 답례할 수 있도록 하는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다. 등록기준지(옛 본적) 또는 10년 이상 거주지역을 고향으로 간주하고, 지역 농산물·특산물로 기부자에게 답례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기부금에 적용되는 세제혜택은 물론 적극적인 홍보를 위해 지자체에서 직접 SNS나 홈페이지 등을 활용해 출향인사에게 안내장을 보내는 등 홍보활동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개정안은 순수한 ‘기부금’ 형식을 제시해 차별화를 뒀다. 즉 기존의 법안은 세금을 지자체들이 나눠갖도록 한 것이었지만, 기부금 형식으로 이를 보완한 것이다. 이를 통해 고향세 도입에 반발하는 수도권 지역을 설득할 수 있다는 것이 김 의원 측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지자체가 현재 기부금을 공개적으로 모집할 수 있는 부분도 보완했다. 개정안은 지자체가 SNS 등 각종 홍보수단을 통해 자유롭게 기부금을 모집하고 일명 ‘김영란법’과 관계없이 기부자에게 답례품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김 의원은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지자체 곳간을 채우는 길을 트는 것은 물론, 시민과 출향인 참여로 지역현안을 해결하는 새로운 형태의 기부문화가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