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 (주)공감씨즈

  • 이연정,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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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03 08:05  |  수정 2018-03-03 08:05  |  발행일 2018-03-03 제12면
대구 北이주민 일자리 창출하는 게스트하우스…수익 20% 탈북사업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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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감씨즈가 운영하고 있는 대구 중구 종로2가 공감게스트하우스의 내·외부 모습.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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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철 부대표

아름다운 가게(기부·재활용사업), 빅이슈(홈리스 자립 지원), 마리몬드(위안부 피해자 지원), 탐스슈즈(제3세계 어린이에 신발 기부), 파타고니아(환경보호). 이들 국내외 기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수익금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착한 기업’으로 불리는 이들 기업은 영리기업과 비영리조직의 중간 형태로, 공익적인 목적을 위해 수익활동을 이어나간다.

대구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사회적기업들이 매년 성장해나가고 있다. 고용 창출과 뜻깊은 사회적 목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나가는 이들이 지역 경제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머니포유는 3주에 한번 대구지역의 튼튼한 사회적 기업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 사례로, 게스트하우스와 여행사 운영을 통해 탈북 청년을 돕고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주>공감씨즈의 허영철 부대표를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수익 20%는 탈북민 관련 사업에

공감씨즈는 2003년 한국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을 지원하는 북한이주민지원센터로 첫발을 내디뎠다. 허 부대표는 우연히 대구지역에 정착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이 100여명에 이르며 이들을 위한 지역의 지원 체계가 미흡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히 이들의 정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정적인 인식의 변화와 지속적인 소통이 중요함을 느끼고 센터를 개소, 공식적으로 북한이주민을 위한 지원 활동을 시작했다.


“이주민 정착 위해 숙박업 시작
치맥축제 열기 덕에 사업 정착
탈북지원 뜻 공감한 외국인들
일부러 찾아오고 SNS 적극 홍보”

여행사 ‘공감씨즈투어’도 운영
市와 원데이투어 공동개발 등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기여
작년 경실련 최우수기업에 선정



▶북한이주민지원센터에서 어떻게 게스트하우스 사업으로 발을 넓히게 됐나.

“아주 작은 소망에서부터 시작된 일이었다. 북한이주민들의 정착지원을 넘어, 중국어가 능통한 이들을 관광통역사로 활용하는 등 일자리를 창출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또 남북민이 함께 문화를 교류하며 소통하는 공간을 상상하기 시작했는데, 마침 이종우 탑연합비뇨기과의원 시지점 원장이 뜻을 함께하고 건물을 기부하면서 꿈을 실현하게 됐다.(이 원장의 아내 김성아씨가 공감씨즈의 대표다.) 그렇게 2013년 북한이탈주민 복합교육문화공간과 게스트하우스가 함께 있는 공감게스트하우스(중구 종로2가 15)를 개소했다. 막상 시작해보니 잘될 것이라는 희망과 확신만으로 이끌어 나가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지금은 김광석길, 수성못, 서문시장 야시장 등 볼거리가 풍부해졌지만 당시만 해도 관광 불모지에 가까웠다. 다행히 치맥축제가 처음 시동을 걸던 해라 대구에 관광객이 많이 몰리면서 게스트하우스 손님을 끌어모을 수 있었다. 운이 좋았고, 덕분에 빨리 자리잡을 수 있었다. 특히 치맥축제를 찾은 외국인들이 SNS 등을 통해 홍보하면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수익금의 20%를 탈북 관련 사업에 쓰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이들이 많았다. 우리의 뜻에 공감한다며 일부러 찾아오는 외국인도 있었다.”

▶이후 여행사로 발돋움하게 됐다. 특별히 숙박업과 여행업종을 택한 이유는.

“당초 공정여행사를 만드는 것이 꿈이었다. 북한이주민이 지역민들과 함께 백두산이나 북중 국경지역, 나아가 금강산 여행을 가는 여행사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전문가에게 컨설팅을 받아보니 일정 규모 이상이 돼야 수익이 나기 때문에 운영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게스트하우스를 먼저 설립해 사업을 안정화한 뒤 여행사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대구가 관광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데 비해 숙박시설은 부족한 편이어서 좋은 숙박시설을 만들면 관광객을 많이 끌어모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게스트하우스에 보내준 많은 응원과 관심 덕에 2015년 12월 <주>공감씨즈투어를 시작하게 됐다. 지난해 공공기관 해외연수를 중점적으로 유치·진행해왔으며, 대구시와 함께 ‘대구원데이투어’ 상품을 개발하고 대학방문 교류연수단, 유학생을 대상으로 단체 원데이투어를 진행하는 등 다각도로 판로를 개척해나가고 있다. 이러한 일들을 단기간에 해낼 수 있었던 것은 사회적 기업이기 때문이었다. 여행사 업계에 만연한 ‘가격 후려치기’를 하지 않고, 우리 여행사를 이용한다고 해서 꼭 우리 게스트하우스에만 묵게 하지도 않는다. 수익만을 좇는 것이 아니라 여행의 질을 높이고 친구를 만들어 다음에 대구를 다시 찾게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청년 고용창출 앞장

공감씨즈는 순이익의 50%를 사업확장을 위한 재투자에, 20%는 북한이탈주민 관련 기부나 사업에, 20%는 취약계층의 고용창출과 직원 복지·후생관리에, 10%는 소외계층과 사회공헌을 위한 기부활동에 쓰도록 정관에 명시하고 있다.

▶사회적 목적에 따라 운영하면서 뿌듯함을 많이 느낄 것 같다.

“2016년 손익계산 결과 첫 당기순이익이 났다. 여전히 정부지원을 받고 있고, 대출금도 있는 어려운 재정형편이었다. 하지만 기업의 원칙을 지켜나가기 위해 북한이탈주민들의 취업역량 강화에 써달라고 남북하나재단에 당기순이익의 20%인 512만원을 기부했다. 앞으로도 처음 의도한 대로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원해나갈 생각이다.”

▶직원 수가 16명이나 된다. 그 중 14명이 2030 청년층이라는 점이 인상 깊다.

“처음 공감게스트하우스를 열었을 때 직원이 3명이었다. 이후 다행히 매출이 상승하면서 고용 확대로 이어졌다. 지역 청년과 탈북 청년들이 함께 소통하며 정착하는 것을 돕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그동안 탈북 청년 10여명이 게스트하우스 직원을 거쳐갔고, 현재 2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많은 사람을 상대해보며 사회와 인간관계를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디딤돌 직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곳에서 일했던 탈북 청년들은 공공기관에 취업하기도 하고, 용기 있게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기도 했다.”

▶지난해 경실련으로부터 ‘2017년 좋은 사회적기업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소감은 어떠한가.

“사실 지원 원서 등 아무것도 제출하지 않았는데 경실련이 경영공시 내용 등을 토대로 전국 400개 사회적기업 중 2개 기업을 선정한 것이다. 이름난 기업들 사이에서 뽑혔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 직원 모두 다소 지쳐있던 상황에서 좋은 소식을 접하게 돼 큰 힘을 얻었다. 대구는 전국적으로 사회적경제 민·관 거버넌스 토대가 잘 구축된 지역으로 정평이 나있다. 다른 지자체와 달리 대구시가 사회적경제과를 별도로 두고 있는 데다 직·간접 지원도 잘 이뤄지는 편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기업 설립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과 앞으로의 계획은.

“공감게스트하우스를 설립하고 여행사를 만들고 공감씨즈를 이끌어온 매 순간이 도전의 연속이었다. 메르스, 세월호, 사드 등 사회 전체가 휘청이는 시련 뿐만 아니라 소소하게 실패를 맛봤던 사업도 수없이 있었다. 실패하지 않고 갈 수는 없다. 도전 의식을 갖고 일단 부딪혀 봤으면 한다. 앞으로는 우리와 교류가 많은 일본 고베나 도쿄 등에 지사를 설립하고 싶다. 우리나라에는 불필요한 규제가 많은 편이다. 그 예로 정부는 부정수급을 막기 위해 사회적기업이 대학생을 고용할 수 없게 했다. 일반 아르바이트 직종보다 사회적기업에 이들을 유입하면 훨씬 신선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을 수 있고 그에 따른 효과도 뛰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이들이 졸업하고 나서는 월급이 많은 곳으로 가기 때문에,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이나 머리를 맞댈 기회가 현저하게 줄어든다. 대학생도 사회적기업에 얼마든지 고용 가능하도록 다각도로 건의하고 있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공감게스트하우스 개소 2013년 6월
대구시 예비사회적기업 선정 2014년 8월
(주)공감씨즈 설립 2015년 6월
통일부 지정 예비사회적기업 선정 10월
고용노동부 지정 사회적기업 인증(북한이탈주민 포함 취약계층 일자리창출) 11월
(주)공감씨즈투어 일반여행업 등록 12월
공감게스트하우스 2호점 2016년 1월
대구시 위탁 시민아카데미 진행 4월
‘외국인 개별관광객 원데이투어’상품 대구시와 공동개발 7월
경실련 올해의 사회적기업 ‘최우수’ 선정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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