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공천권 바라지 않는다"고 해놓고선…한국당에 '공천협의' 요구

  • 권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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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14   |  발행일 2020-01-15 제4면   |  수정 2020-01-14

'보수 통합'을 목표로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보수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가 14일 첫 회의를 열었으나 혁통위 성격 등에서 이견이 드러나 불안한 출발상을 보였다. 게다가 새보수당은 한국당과 통합논의 과정에서 공천 문제에도 적극 관여할 뜻을 보여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던 당초 입장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통합 논의가 진전되면 양당 간에는 공천지분 문제가 부상하게 되고, 결국에는 대대적인 물갈이 개혁공천은 멀어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

혁통위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첫 회의에서 혁통위를 강제력을 두는 기구로 볼 것인가와 광화문 집회세력(우리공화당 등) 참여 문제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진통을 예고했다. 새보수당 몫으로 참석한 지상욱 의원은 "혁통위 성격이 시민단체 연석회의였다면 이제는 명실상부한 정치 세계로 나온 자문기구 역할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혁통위에 대해 "보수통합의 촉매 역할을 하는 자문기구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반면 정경모 국민의소리 창당준비위 부위원장은 "통합은 광화문 광장의 민심이고 국민들은 보수통합이 '도로새누리당'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좌파는 촛불 민심을 이용해 권력을 잡았지만 보수 우파는 광화문 광장의 힘을 빌려쓰려 하는 것 같지 않다"고 '광장의 힘'을 부각했다.

앞으로 혁통위가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와 우리공화당까지 통합 대상으로 검토할 경우 경우 참여 주체들의 입장이 서로 달라 갈등이 예상된다. 앞서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는 "당대당 통합 대상은 현재까지 한국당 뿐"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혁통위 2차 회의는 다음날인 15일 열기로 했다.

이와 함께 새보수당은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미루고 있는 공천관리위원장 선정에도 적극 관여할 뜻을 보였다. 새보수당 하 책임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이 자체적으로 공천위원장을 세우려는 것에 대해 "공천은 혁신통합이 되면 혁신공천을 해야 한다"며 "혁신 공천이라는 원칙 아래서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적절한 시기에 협의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보수 통합이 일단락되기 전까지는 한국당의 공천심사 절차가 유보돼야 한다는 주문이다. 하지만 앞서 새보수당 하 책임대표와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이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보수재건 3원칙을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면 공천권, 지분 같은 기득권은 바라지 않겠다"고 말한 것과는 상충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하 책임대표는 '혁신공천'을 강조했지만, 보수통합 논의가 '당 대 당' 방식으로 이뤄지면 자연히 양간 간에는 공천 나눠먹기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파가 통합하면 지분공천을 하게 된다"면서 "그럴 경우 (더불어민주당처럼) 과감히 물갈이 공천을 하는 변화된 공천 정당을 국민이 선택하겠느냐, 나눠먹기를 한 정당을 선택하겠느냐"라고 보수통합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치권에선 양당 간에 공천 나눠먹기가 이뤄질 경우 각 당은 자당 출신 의원들의 공천을 우선적으로 챙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물갈이보다는 현역의원 위주로 재공천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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