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조정' 대구지역 법조계·경찰의 시각

  • 강승규,양승진
  • |
  • 입력 2020-01-15 07:14  |  수정 2020-01-15 08:33  |  발행일 2020-01-15 제3면
"檢, 수사에 신중 기할 듯…警, 수사 불신 씻어내야"

2020011501000635200025581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로비에 층별 부서 안내판이 부착돼 있다. 법무부는 검찰 직접수사를 줄이고 민생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에 집중하기 위해 검찰 조직 개편을 추진키로 했다. 연합뉴스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법 개정안이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검경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검찰 매우 흐림'인 반면 '경찰 표정 관리하면서 밝음'으로 정리할 수 있다. 지역변호사계는 경찰의 비대화를 막기 위한 경찰개혁이 지금부터 준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4일 오후 대구지검 한 검사는 "별로 언급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검경 수사권 조정과 함께 행정·사법경찰 분리 등 경찰의 비대화를 막을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논의됐어야 했는데 오직 '검찰 개혁'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 같아 아쉽다"고 안타까워했다.

A 수사관은 "종일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분위기가 역력했지만, 일선 검사들은 국회에서 결정한 것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큰 동요는 없었다"며 "다들 예상한 내용인 만큼 검찰은 주어진 여건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최선을 다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대구지검 일선 검사들 큰 동요는 없어
"경찰권 비대화 막을 방안도 논의했어야"

지역 경찰들 "견제·균형 가능" 기대감
영장청구권 등 미포함 아쉬움도 드러내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본청에서 세부지침이 내려오지 않은 상태지만 대구와 경북지방경찰청 소속 경찰은 기대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영장청구권 등 핵심적인 수사권 조정안이 포함되지 않은 것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이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경북지역에서 근무하는 A경정은 "교통사고 등 사소한 사건도 검찰 지휘를 받아온 상황에서 경찰 자체 수사종결권이 생겼다는 것은 큰 성과"라며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도 지휘관계를 협력관계로 설정한 만큼 경찰이 검찰과 실질적으로 동등한 관계로 바뀌어 견제와 균형이 가능해지게 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수사업무를 담당하는 B경위는 "수사결과에 대해서 앞으로 경찰의 책임이 커졌다"며 "지휘를 받는 입장에서 벗어나 독자적 수사기관의 위상이 확립됐다. 높아진 위상만큼 수사 실무자의 역량 강화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기소 사건에만 적용되는 수사종결권이나 영장청구권에 대해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C경감은 "개정안에 독자적 영장청구권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아쉽다"면서 "영장 발부는 사건 해결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경찰 스스로 영장청구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형사 전문 천주현 변호사(45·사법연수원 38기)는 "이번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의 요점은 검찰이 수사권 자체를 뺏겼고, 그들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범위의 조서도 무력화된 것"이라며 "임의수사 대부분의 권한을 잃은 검찰은 아마 못내 아쉬워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검찰은 강제수사권 통제권이 남아있는 탓에 실적 중심주의는 포기하면서 인권옹호기관으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천 변호사는 경찰권력 비대화를 우려했다. 그는 "큰 틀에서 보면 검경 간에 관계는 잘됐다. 하지만 이제 검찰에서 손을 못 대니 경찰은 국민 혹은 입법자가 직접 통제하는 방식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며 "직원 직무 규칙 등 경찰관련 법을 세부적으로 손을 봐야하는 시점이 왔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지역 법조계에서는 이번 수사권 조정은 첫 단추에 불과하고, 핵심은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의 영장청구권인 만큼 앞으로 이를 가져오려는 경찰의 노력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의 한 경찰은 "경찰에 대한 불신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 시민 신뢰를 얻어야 진짜 필요한 영장청구권을 가져올 수 있다. 이를 얻을 수 있을 때까지 작은 것 하나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챙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정안은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 능력을 조건부로 제한한다. 검사의 피의자 신문조서라고 하더라도, 법정에서 부인하면 증거로 삼을 수 없도록 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공판중심주의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의 한 변호사는 "현재까지는 수사종결권을 가진 검찰의 신문조서가 사실상 증거능력을 가지면서 그렇지 못했다"며 "이번 조정으로 그 권한까지 제한되면서 검찰도 수사과정에서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경찰은 '수사권 조정'에 따라 올해 성서와 북부경찰서에 수사 행정·심사 기능을 총괄하는 '사건관리과·수사심사관'을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수사부서 간 연결·조정·협업하는 구심점 역할을 수행 △수사부서장은 수사지휘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 역량 강화 △수사심사관이 지역 내 모든 사건을 지도·점검하는 등 '사건 관리체계'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또 △경찰수사 개혁과제 이행도 점검 △지방청 산하 모든 수사부서 대상 감사 기능 수행 △전(全) 수사부서 팀장평가제 도입 추진 등을 통해 수사심의계 역할을 강화, 경찰수사의 전문성·공정성 향상에도 나선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기자 이미지

강승규 기자

기사 전체보기
기자 이미지

양승진 기자

먼저 가본 저세상 어떤가요 테스형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