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국방부, 주민투표 결과 수용하라" 군위 "우리만 설득 당할 처지는 아니다"

  • 마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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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27 07:15  |  수정 2020-06-27 07:21  |  발행일 2020-06-27 제3면
'강 대 강 대치' 두 지역 입장 갈려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부지 선정실무위원회가 묘수 찾기에 실패한 가운데 의성·군위 간 '강 대 강' 대치가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각계의 전방위 타개 노력도 무위로 돌아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의성 출신 김수문·임미애 경북도의원은 "공동후보지 유치 신청 설득을 명분으로 군위에 치중된 중재안은 의성군민을 얕잡아 보는 처사"라며 "추후 도정질의를 통해 이를 상세하게 따져보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김 도의원은 "실무선에서 만든 중재안으로 합의하라는 것은 후안무치의 극치이자 국방부와 대구시·경북도의 무능을 드러내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또 임 도의원은 "중재안은 의성과 군위, 나아가 대구와 경북의 상생·협력이라는 당초의 의도가 완벽하게 사라졌다"며 "좋은 것을 견강부회하는 쪽에 일방적으로 몰아주는 꼴이니 앞으로 누가 민주주의의 가치를 존중하겠는가"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의성군의회도 국방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지무진(통합공항이전특별위원회 위원장)·서용환·김우정 의성군의원은 "누구도 결정할 수 없었던 사안을 주민투표라는 방식을 통해 군민의 손으로 결정한 만큼 이 결과를 거부할 명분은 없다. 공항유치에 찬성률이 90%가 넘게 나온 것은 각종 개발과 지원에 대한 기대가 더 컸던 것이지 소음만 받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국방부를 향해 주민투표 결과 수용과 조속한 이행을 촉구했다.

군위 역시 기존 주장에서 단 한 발자국도 물러설 수 없다는 듯 단호한 입장이다. 다만, 중재안을 받아들기 전과는 달라진 듯한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10일 김영만 군위군수가 박재민 국방부 차관과 면담 이후 발표한 입장문에서는 "이번 만남은 매우 실망스러우며 군위가 유치 신청한 단독 후보지가 어렵다는 입장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만약 국방부가 주민투표 전에 지금과 같은 주장을 밝혔더라면 군위군이 선정기준을 만드는 데 동의할 이유도 없었으며, 주민투표에 참여할 이유도 없었다"고 공동후보지에 대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지난 22~23일 이틀간 지역 내 기관단체를 대상으로 진행된 중재안 설명회에서 "단독후보지를 통한 군위·의성 상생이 해법"이라는 주장과 함께 "현재로서는 단독후보지(우보)에 공항을 건설하고 의성에 항공클러스터 등 과감한 지원책을 주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등의 의견이 대두되자 한때 협상을 의식했거나 이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이는 군위군이장연합회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우리도 의성에 가서 설득하자. 공동후보지를 위해 군위만 일방적으로 설득 당할 처지는 아니다"면서 "우보에 공항이 들어서면 의성 측에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역제안을 하자"는 주장이 더해지면서 협상의 테이블에 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마창훈기자 topg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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