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마이뮤직테이스트' 이재석 대표, 변화된 공연계 '온라인 스트리밍 콘서트' 주도…세계 K-pop 팬에 행복 전송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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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25   |  발행일 2020-09-25 제38면   |  수정 2020-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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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바꾼다.' 전 세계 240만 명의 유저를 보유한 K-pop 공연기획 플랫폼인 '마이뮤직테이스트'(MyMusicTaste·이하 마뮤테)의 이재석 대표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한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한 발빠른 대처로 슬기롭게 헤쳐나가고 있다. "팬들이 있는 곳에 가수가 간다"는 모토로 2011년 창업한 '마뮤테'는 공급자 중심이었던 기존 공연시장을 시대흐름에 맞게 수요자와 데이터를 중심으로 수요를 예측하고 공연을 기획함으로써 공연시장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그러나 주력 사업인 오프라인 공연과 해외 투어 재개가 불확실해진 지금, '마뮤테'는 비대면으로 공연에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스트리밍 공연으로 방향을 선회해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음악시장을 새롭게 주도하고 있다. 기존 콘서트·투어 사업을 통해 쌓아온 파트너들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 대표의 확고한 사업 철학, 추진력, 일에 대한 열정을 동력으로 삼았다. 이를 통해 자체 플랫폼에서 앨범 예판, 비대면 팬 사인회, MD 판매와 같은 커머스 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에 있고 CREAM, MyAlarmDol과 같은 앱 서비스를 출시해 아티스트가 팬들과 소통하고 지속적으로 팬덤을 키워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등 사업영역을 다각도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그래서일까. 코로나19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음에도 '마뮤테'의 성장성과 가치는 더 높아졌다. 기존 주주 및 신규 투자자로부터 80억원 이상의 신규 투자 자금도 유치했다. 사업 다각화를 통한 미래의 청사진을 분명하게 제시한 덕분이다. 그 중심에서 '마뮤테'의 미래비전과 세계 음악 팬들에게 행복을 전달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는 이재석 대표가 있다. 그를 만나기 위해 2년 만에 다시 찾은 '마뮤테'는 올 초 강남 한복판에 신사옥을 마련했다.

대구 출신 이재석 대표의 '마뮤테'
코로나 장기화, 오프라인 공연 큰 타격
지난해 가파른 성장세 이어지다 주춤
아티스트 유럽·미국 투어 준비 올스톱
올해 600억원 매출 추정치 잠정 보류

기존 주주들, 18개월 생존 투자금 마련
계획된 오프라인 공연은 온라인 전환
가수 10개팀 세계송출 공연 오픈예정

▶'마뮤테'는 눈부신 성장세를 자랑하는 대표적인 스타트업이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오프라인 공연과 투어가 주력인 '마뮤테'에겐 보다 심각한 타격으로 다가왔을 것 같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난 후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 3월 예정된 공연부터 차질을 빚었는데, 유럽 투어를 준비 중이던 에이티즈(ATEEZ)는 아예 시작도 못하고 들어왔고, 미국을 투어 중이던 에버글로우(EVERGLOW)와 원팀(1TEAM) 역시 공연을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했다. 우리는 제작비를 포함해 공연에 필요한 모든 경비를 현지 업체에 선지급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공연을 못하는 상황이 되면 티켓 판매를 할 수 없어 들어간 비용을 고스란히 우리가 떠안게 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투자 텀싯(term sheet. 계약의 주요 조건을 요약한 문서) 라인이 되어 있던 회사까지 코로나19가 터지면서 투자를 철회했다. 인풋만 있고 아웃 풋이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코로나 이전까지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였고 지난해는 목표치를 뛰어 넘어 254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600억원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코로나19라는 엄청난 복병을 만난 거다. 3~4월은 정말 뼈를 깎는 고통의 시간이었다. 일단 어떻게든 버텨내겠다는 명목으로 희망퇴직을 받아 135명이던 직원이 46명 정도로 줄었다. 대신 남은 인원들은 허리띠를 졸라매며 이 시기에 살아남기 위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이전 준비하던 공연들도 전면 재수정이 불가피해졌을 텐데 이에 대한 대책은 어떻게 강구했나.

"기존 주주들이 18개월 동안 공연이 없어도 우리가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금 80억원을 마련해주셨다. '마뮤테'의 비즈니즈 모델은 팬들의 (공연)요청을 받으면 수요 예측을 한 후 공연을 하러 가는 것이다. 지난해는 전 세계 55개도시에서 167회 공연을 했다. 올해는 250회 공연 플랜을 짰고 지난해 12월에 팔린 티켓 매출만 180억원 정도가 나왔다. 이를 토대로 올해 매출 추정치를 600억원으로 잡은 거다. 이와 맞물려 코스닥 상장도 준비 중이었는데 올스톱 됐다. 지금은 계획된 오프라인 공연들을 모두 온라인 공연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네이버 '브이라이브', SM의 '비욘드 라이브', 방탄소년단의 '방방콘' 처럼 '마뮤테'도 7월 초부터 세 차례에 걸쳐 전 세계 온라인 생중계를 시작했고, 현재 10개의 아티스트가 오픈 예정이다. 그중 드림캐처, 에이티즈 등 온라인 콘서트를 진행했던 아티스트의 공연 영상들은 '비디오 온 디맨드'(사용자가 원하는 비디오를 선택하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BTS 英 웸블리콘-브이라이브 협업
랜선 통해 더 많은 사람과 소통 제시

엔터·IT업계 컬래버 관련 사업 론칭
디지털 상품·게임, 코스매틱 등 확장
팬데믹 후도 '라이브 커머스' 는 성장


▶앞서 언급한 '비욘드 라이브' '방방콘' 등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보면 공연문화가 온라인으로 안착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랜선을 통하면 더 많은 사람들과의 접근과 소통이 가능하다는 이점도 있을 것 같다.

"맞다. 공연을 하더라도 모든 도시를 다 찾아갈 수는 없다. 그 말은 공연장을 가고 싶어도 못가는 팬들이 있다는 얘기인데, 그런 친구들을 위한 시장이 그래서 반드시 필요하다. 공연 실황을 담은 DVD나 '비온드 온 디맨드', 라이브 스트리밍 상품들이 판매되는 시장이라고 보면 되는데 이미 BTS가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을 '브이라이브'와 협업함으로써 그 시장이 충분히 수요가 있음을 증명했다. 관건은 이같은 스트리밍 업체가 자생하고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제작 능력과 어떻게 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다. '마뮤테'는 자체 분석한 데이터인 '티어 3,2,1'을 통해 효율적인 비용구조를 디자인하고 있다. '티어'는 음반과 공연 티켓 판매 순위를 봤을 때 톱 20위 안에 들어가는 아티스트를 지칭한다. '비욘드 라이브'나 '브이라이브' 공연 시 기본적으로 티켓이 7만5천장에서 10만장 정도 판매되는 메이저 아티스트들을 티어 1·2로 구분짓는데, SM과 JYP 소속 아티스트들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 당연히 이들의 무대는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게 되는데 대략 3만장 정도 티켓이 팔려야 BEP가 맞춰진다고 본다면, 우리는 3천장에서 1만장 정도 팔리는 티어 2,3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으로 제작비를 최대한 낮추고 수익은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한다. 사실 티어1 같은 메이저만 존재하고 그들만을 위한 플랫폼이 돼버리면 음악시장의 생태계가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조성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해보자는 의도도 있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 신사옥을 마련했다. 사업이 그만큼 확장되고 있다는 방증일 텐데 온라인 공연 외에 어떤 사업을 추진 중인가.

"'마뮤테'는 사업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공연 사업권을 계속 유지·확보해 왔다. 그러다보니 아티스트와 신뢰감이 쌓였고 그들과의 협업을 좀더 편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이는 공연권과 IP 관련 사업으로 확장해나갈 수 있는 동력이 됐는데, 이를 통한 공연 외적인 사업은 사실 지난해부터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었다. 다만 그 시기가 앞당겨졌을 뿐이다. 올 7월 초부터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와 함께 아티스트 관련 디지털 상품을 출시했다. 그리고 아티스트 IP를 활용한 게임 등으로 외연을 확장해 나갔다. '마뮤테'와 드림캐처의 컬래버는 그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엔터 업계와 IT 업계의 컬래버 시도는 많았지만 양쪽의 언어가 다르고 생각하는 기준과 프로토콜이 다르다보니 협업이 상당히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IT 백그라운드(카이스트 졸업)를 가지고 있고 엔터업계에서 꽤 오랫동안 몸담아 왔다. 때문에 아티스트의 성향은 물론 그들이 어떻게 하면 더 빛날 수 있고, 어떤 걸 싫어하는 지를 잘 파악하고 있기에 훨씬 더 수월하게 협업이 이뤄질 수 있었다. 일단 사옥 지하공간은 전시회 겸 팝업 스토어로 꾸며 놓았다. 이곳에서 아티스트의 앨범과 굿즈 등을 팔고 그들이 공연장에서 썼던 물품도 전시하는데, 주말에 1천500명이 방문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 코스매틱 사업도 최근 론칭했다. 패키지 개념의 해당 아티스트를 상징하는 카드와 향수 타투, 고체로 된 스탬프 향수 등이 함께 들어있는 상품이다. 아티스트와 향을 엮는 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인데, 팬들이 향을 통해 아티스트를 기억하고 늘 그들과 함께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아티스트와 성장을 함께해온 '마뮤테' 이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크림'(CREAM)서비스도 병행하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셀럽(손연재, 토니안, 공민지 등)에게 자신의 사연을 전달하면 그들이 읽어주는 앱 서비스다. 연인 혹은 남편이 아내에게 생일 선물로 많이 이용 중이다."

▶'마뮤테'가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글로벌 K-pop 프로모터의 선두주자 위치를 새로이 다져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름의 고민도 분명 있을 것 같은데 향후 전망과 함께 말해달라.

"결국에는 오프라인 공연이 언제 재개되느냐가 관건이 될 텐데, 그전까지 '마뮤테'의 비즈니스 모델은 아티스트 IP를 바탕으로 계속 성장해나가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갖고 있는 중요한 영역이 커머스 플랫폼과 라이브 스트리밍인데 점차 라이브 커머스로 확장되고 있다. 모든 프로젝트는 커머스다. 상품을 팔고, 음원을 팔고, 앨범을 파는 게 모두 글로벌로 진행되고 있다. 동시에 온라인 스트리밍과 합쳐져 굿즈로 확산·발전되는 형태가 될 것이다. 특히 K-pop 시장에서 선두주자의 위치를 확고히 하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통한 장기 공연권과 기타 아티스트 IP 권리들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가고 있다. 또 '마뮤테'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과 신뢰를 보여준 투자자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잘 성장해야 한다는 책임과 부담감을 안고 있다. 한동안 고전은 있었지만 최근 몇 달째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이제 새로운 도약의 단계에 돌입했다고 생각한다."

글=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사진제공=마이뮤직테이스트

■ 이재석 대표 약력

1984년 대구에서 태어난 이재석 대표는 KAIST 전기전산학과 및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현대자동차 유럽기술연구소 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넥슨 메이플스토리 북미 및 유럽서비스 론칭 개발에 참여했다. 현재 마이뮤직테이스트 대표이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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