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경찰 정치적 중립 필요…시도지사에 인사권(사무담당 경무관 이하) 줘야"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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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27 07:40  |  수정 2021-06-28 11:42  |  발행일 2020-10-27 제6면
[지방분권 주제별 전문가 좌담. 3]지역민을 위한 바람직한 자치경찰제 도입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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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정부부터 논의된 자치경찰제는 문재인정부에서 검경수사권 조정에 따른 후속 조치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월 당정청은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을 나누는 기존 이원화 안이 아닌 국가경찰 내에서 자치경찰 사무만 분리하는 일원화된 자치경찰제 추진안을 발표했다. 영남일보는 창간 75주년을 맞아 지방분권 좌담회를 통해 행정·법률·교육·경제·언론 등 각 분야 전문가 의견을 들어보고, 지역의 각종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세 번째 좌담회 주제는 '지역민을 위한 바람직한 자치경찰제 도입 방향'이다. 지난 21일 영남일보 6층 회의실에서 열린 좌담회에는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고, 토론자로는 국민의힘 김용판(대구 달서구병) 의원, 최근열 경일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자치분권위원회 위원), 윤태웅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선임연구위원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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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열린 지방분권 좌담회에서 김용판 국회의원, 윤태웅 시도지사협의회 선임연구위원,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최근열 경일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왼쪽부터)가 바람직한 자치행정경찰제 도입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박동균 교수(이하 박 교수)=2018년 자치분권위원회에서 발표한 자치경찰 추진계획은 국가 경찰과 자치 경찰을 이원화하는 모델이다. 자치경찰제가 필요한 이유와 자치분권위원회에서 이원화 모델을 선정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최근열 교수(이하 최 교수)= "자치경찰을 하는 국가는 국가경찰을 도입하고, 국가경찰 중심인 국가는 자치경찰을 도입해 제도의 한계를 보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앙집권 국가경찰제를 운영해왔고, 치안 서비스의 효율성은 높지만 상대적으로 지역별 다양한 치안 수요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자치경찰제는 치안 행정과 지방 행정의 연계성 확보, 경찰 권력의 지역 분산 등을 위해 추진돼왔다. 이원화 모델은 현 정부 들어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광역단위 자치경찰제 확대를 국정 과제로 발표하면서 공수처 설치, 검경수사권 조정과 함께 권력기관 개혁을 위해 경찰도 이원화되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도입됐다."

▶박 교수= 모든 제도가 장단점이 있지만 일원화 모델에 대한 반발이 있다. 이원화·일원화 모델의 차이와 일원화 모델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를 설명해달라.

△최 교수= "기존 안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이원화 모델이고, 김영배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것이 일원화 모델이다. 이원화 모델은 지방 경찰 조직으로는 시도자치경찰본부가 있고, 시군구는 경찰대 또는 경찰단이 있어 국가경찰과 자치경찰 조직이 완전 이원화된다. 반면 일원화 모델은 자치경찰 조직을 신설하지 않는다. 합의제 행정기관인 시도지사 소속 시도자치경찰위원회 성격을 보면, 이원화 모델과 달리 자체 사무국이 있다. 이원화 모델에선 위원회 권한이 자치경찰의 주요 정책 사안에 대한 심의·의결인 반면, 일원화 모델은 자치경찰 사무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갖고 있는 것이 차이다. 일원화 모델을 우려하는 이유로 현장 경찰관은 안이 대폭 바뀌었고, 법안 재발의 과정에서 의견 수렴이 없었다는 점을 꼽고 있다. 시·도 조례 등으로 인해 지자체 사무가 자치경찰 사무로 전가되면서 긴급 신고 대응이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위원회의 지휘·감독권으로 인한 경찰 정치 중립성 침해, 촉박한 시일(2021년 1월1일 시행) 등으로 혼선 및 부작용이 심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박 교수= 김용판 의원은 공직 대부분을 경찰에 몸담아왔고, 치안·행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 일원화 모델이 주민의 안전을 확보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적절한 모델이라고 보는가.

△김용판 의원(이하 김 의원)= "주어진 예산에서 일원화된 것을 최대한 살리려면 시·도 사무를 관리하는 기구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예산 편성에 어떤 의지로 접근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자치경찰 사무는 대통령령으로 정하고 있지만, 그 틀에 맞춰 세부적인 건 조례로 정하기 때문에 시도지사의 업무 스타일에 따라 많이 달라질 것이다. 다양한 기구 등을 통해 주민 의사도 반영해야 한다. 잘된 사례는 벤치마킹하는 등 계속 보완해나가야 한다. 제대로 제도가 정착하려면 시간이 한참 걸릴 것이다. 중요한 건 시도지사가 의지와 철학을 가지고 하는 것이고, 이것이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다."

▶박 교수= 자치경찰제를 도입한다면 어떻게 보완해야 한다고 보는가.

△김 의원= "조례로 정하는 자치 사무가 의미 있게 정리되어야 한다. 시도경찰위원회가 자치 사무에 대해 지휘·감독한다는 규정에서 지휘는 반드시 빼야 한다. 그 지휘에 수사 지휘도 포함될 수 있다. 수사 감독과 지휘는 전혀 다르다. 지휘는 어떻게 하라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서운 힘이 가해질 수 있고, 감독은 사후 잘못된 부분을 감찰하거나 보완하는 개념이다. 정치적 중립이 보장되지 않는 자치경찰은 굉장히 위험하다. 주민 의사를 반영하는 것도 좋지만 지방경찰청장, 경찰서장이 인사 등에서 지역 권력 눈치를 보게 된다. 그러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을 수 있다. 정치적 중립이 보장되는 가운데 자치 사무가 적절하게 정해져야 현장의 우려도 적어지고 실질적으로 주민에게 봉사하는 게 많아질 것이다."

▶박 교수= 일원화 모델이 자치경찰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 안이라는 평이 있는데, 일원화 모델의 문제점은.

△윤태웅 연구위원(이하 윤 위원)="시도지사협의회는 국가경찰 중심이 아닌 지방 중심의 일원화 모델을 주장해왔다. 시·도에 있는 지방경찰청 이하에 해당하는 사무와 인력·조직·예산을 시·도로 넘겨야 한다는 취지였다.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자치 사무를 조례로 정할 수 있다고 했는데, 우리나라 조례는 법령 범위 내에서 할 수 있어 조례로 정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 위원장 포함 7명인 시도자치경찰위원회가 책임을 나눠서 진다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나. 시도지사가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주체가 되는데, 실질적인 권한은 없다는 게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지방 분권 차원이라는 관점을 법에서 놓치고 있어 안타깝다."

▶박 교수= 자치경찰의 사무와 인사·수사권에 대한 개선방안이 있는가.

△윤 위원= "김영배 의원이 발의한 경찰공무원법 개정안에 따르면, 실무자급에 대해선 시·도가 인사권에 관여하고, 그 위로는 국가에서 하는데 그러면 관리체계와 실무체계가 달라진다. 자치 경찰 사무 담당 경찰 공무원에 한정해 경무관 이하에 대해선 시·도가 최소한 인사권을 가질 필요가 있다. 사무의 경우 조례로 결정할 수 있는 폭을 늘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방경찰청과 시·도의 업무 협약 형식으로 지역에 맞는 조례를 발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치경찰에게 수사권은 반드시 부여되어야 한다. 제주자치경찰을 보면 초창기 수사권이 없어 무늬만 자치경찰이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15년 이상 하면서 특사경 사무에 대한 수사권을 명확하게 부여받는 등 권한도 많이 늘어났다. 지금은 지역 위험 요소 발생 시 현장 공무원보다 자치경찰이 제일 먼저 출동하고 있고, 주민들의 만족도도 높다."

▶박 교수= 올바른 자치경찰제도의 도입 방향은.

△최 교수= "지방분권 차원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도입되어야 한다. 기관 권력 분산은 두 번째다. 이런 측면에서 기초자치단체부터 도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다만 예산 절감, 국민 혼선 최소화, 일선 경찰 반발 최소화 등 때문에 현재 안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오랫동안 논의되어 온 자치경찰제를 일단 실시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다."

△김 의원= "누구라도 주민 의사를 반영한다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인정받는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 경찰뿐만 아니라 위원회 구성원부터 그런 사명감이 있는 게 중요하다. 국가 사무와 지방 사무가 있는데, 때에 따라 국가가 관여해 도와줄 때도 있어야 한다. 국가 경찰의 장점도 인정하면서 같이 갈 때 성공할 것이다."

△윤 위원= "시행일보다 최소 6개월 이상 연기되지 않을까 싶은데, 시범 시행을 제대로 하면 좋겠다. 문제점을 파악해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자치경찰제에 대해 현장 경찰관의 목소리가 각양각색이고 기본적으로 반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도지사협의회에서 경찰 의견을 수렴하기는 어려운 입장이다. 경찰들이 마음 편하게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에서 이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을 고려해줬으면 한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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