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배경 청소년, 영화 보며 '이주민 소통의 장'…'대구 아이쿱 생협 꿈다락'서 이주민 영화제 상영회

  • 진정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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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28   |  발행일 2020-10-28 제11면   |  수정 2020-10-28
이주노동자가정 감독 다큐 제작
이방인이 겪는 이야기 담아
"마음 나눌 수 있어 뜻 깊어"

혜나1
지난 19일 대구 달서구 '대구아이쿱 생협 꿈다락'에서 진행된 '찾아가는 이주민 영화제 상영회'를 관객들이 다큐멘터리 영화 '혜나, 라힐맘'을 보고 있다.

지난 19일 대구 달서구 용산서로 '대구아이쿱 생협 꿈다락'에서는 그 어느 영화관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영화 두 편이 상영됐다. 이주노동자나 그 가정의 이야기를 다룬 '찾아가는 이주민 영화제 상영회'에서다. 영화 감상 후 다큐멘터리 '혜나, 라힐맘'을 제작한 로빈 쉬엑 감독과 함께 선주민과 이주민이 영화를 매개로 서로의 삶을 이야기 하는 소통의 장도 마련됐다.

영화 '혜나, 라힐맘'은 한국인 어머니와 이주노동자 방글라데시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혜나씨가 방글라데시인과 결혼해 세 살된 라힐이라는 아이를 키우면서 그녀가 겪는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국인이지만, 한국에서는 물론 방글라데시에서도 이방인 취급을 받는 혜나의 이야기를 남편이자 영화 감독인 로빈 쉬엑씨가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것.

그는 "혜나씨는 어떤 훌륭한 감독이 와도 촬영에 응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가족이라서 영상으로 남길 수 있었다"며 "이 영화는 한국사회에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며 영화 제작 취지를 밝혔다.

이주민영화제 집행위원장인 김은석 감독은 "대구에 코로나가 창궐했던 지난봄에 주요 미디어와 언론에서는 소외되거나 위급한 상황의 목소리는 담지 않았다. 하지만 성서공동체FM은 그 절박한 상황에서도 개인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성서공동체FM이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았지만 결국은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는 작업을 해왔듯이 '헤나, 라힐맘'의 이야기는 결국 우리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제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진행을 맡은 차민다(성서산단 노동조합 부위원장·스리랑카)씨는 "피부가 달라도 종교가 달라도 문화가 달라도 똑같이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 같다. 이렇게 이주민 영화제를 통해서 선주민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어 뜻깊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MWTV가 아시아발전재단의 후원을 받아 진행하는 이주민영화제는 15년째 지역에서 꾸준히 이주민의 목소리를 담아 온 성서공동체FM에 '찾아가는 이주민 영화제 상영회'를 제안했고, 대구에서는 처음으로 상영됐다.

글·사진=진정림 시민기자 trueforest@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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