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방 주도 성장’ 구호에만 머물러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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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1-02 06:00  |  발행일 2026-01-01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신년사를 통해 2026년 병오년을 '대한민국 대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대도약의 기준이 '국민의 삶'이라고 했고, 성장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다섯 가지 대전환의 길을 제시하면서 가장 먼저 '수도권 중심'에서 '지방 주도 성장'을 언급했다. 일단 반갑다. 대한민국 대도약의 출발을 '지방의 삶'으로 삼았다는 게 의미가 깊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 1극 체제'에서 '5극 3특 체제' 로의 대전환이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이끌 필수 전략이라고 밝혔다. 5극은 수도권(서울·경기·인천), 대경권(대구·경북), 동남권(부산·울산·경남), 중부권(세종·대전·충청), 호남권(광주·전남)을 뜻한다. 3특은 강원특별자치도, 전북특별자치도, 제주특별자치도를 가리킨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에서 거리가 멀수록 더 두텁게, 더 과감하게 지원하겠다고 했다. 제발 공염불이 아니기를 바란다. 국정 최고 책임자가 대한민국 대도약의 첫번째로 거론할 정도로 지방의 삶은 어렵다. 서민경제는 붕괴 직전이다. 지방의 자영업자들은 "이렇게 힘든 적은 없었다"고 하소연한다. 지방의 젊은이들은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러 앞다퉈 수도권으로 달려간다. '과연 지방의 미래는 있을까'라는 두려움마저 든다.


이 대통령이 지방 주도 성장의 의지를 밝힌 만큼 세밀한 정책 실현을 통해 '다극 체제의 원년'이 되기를 희망한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했다. 지방균형발전 정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공공기관 이전 부지 선정이나 예산 배분 같은 문제로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올해 6월 지방선거를 맞아 지방균형발전과 관련된 공약들이 엄청나게 쏟아질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선거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오로지 지방의 삶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지방균형발전 정책을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면 대한민국 재도약은커녕 갈등의 수렁에 더 깊이 빠져들 것이다.


역대 정부마다 지방균형발전 정책을 시행했지만 수도권 일극 체제의 모습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노무현 정부의 혁신도시, 이명박 정부의 5+2 광역경제권, 박근혜 정부의 지방행복생활권, 문재인 정부의 초광역 협력(메가시티), 윤석열 정부의 4대 특구 같은 정책들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이재명 정부는 왜 역대 정부의 지방균형발전 정책들이 효과가 없었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화려하고 훌륭한 계획을 세우는 데만 치중해선 안 된다. 지방 주도 성장은 단순히 구호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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