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대구역 앞 도로에 늘어서 있는 택시들 모습. 영남일보DB
대구지역 교통 플랫폼 '대구로택시'가 매출과 실제 이용지표 간 심각한 불균형을 보이고 있다. 표면상으론 택시요금 인상에 따른 결제금액 증가로 수입 실적에선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호출건수 등 탑승 수요 부문은 하향세가 뚜렷하다. 대구로택시 운영에 위기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28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시가 집계한 올해(1~11월) 대구로택시 월평균 결제금액(카드 기준)은 약 12억800만원이다. 지난해(1~12월) 월평균 결제금액 약 11억4천700만원보다 5.3% 증가한 수치다. 올해 12월 결제금액 규모를 감안해도, 전년 대비 월평균 결제금액 증가는 확실해 보인다.
이는 올초 택시요금 인상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대구시는 지난 2월22일부터 택시 기본요금을 4천원에서 4천500원으로 인상했다. 거리 요금 기준도 130m→ 125m로 단축했다. 심야 할증도 최대 30%까지 확대되면서 평균 이용요금이 크게 뛰었다. 민간 교통 플랫폼들의 공세 속에서 대구로택시가 나름 선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월평균 결제금액 증가로 수입이 늘어난 데 비해 이용 수요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어서다.
대구로택시 연도별 전체 호출건수 추이. <대구시 제공>
대구로택시 월평균 호출건수(완료 기준)는 지난해 약 15만5천건에서 올해 약 13만8천건으로, 11%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특히 요금 인상 효과를 제외한 채 환산하면 매출 흐름은 전혀 딴판이다. 올해 월평균 호출 건수에 지난해 수준의 평균 요금을 적용할 경우, 월 매출은 약 8억7천만원 수준에 그친다. 지난해 월평균 매출(약 11억4천700만원)보다 20% 이상 감소한 것이다. 실제 한 택시기사는 "대구로택시로 호출하는 승객수가 확연히 줄었다"고 했다. 그는 "콜을 받고 출발하면 이미 다른 앱으로 부른 택시를 타고 떠난 경우도 잦고, 지도에 표시된 호출 위치가 실제와 다른 경우도 허다하다"며 "이런 경험이 반복되다 보니 택시기사들 사이에서도 대구로 택시 앱을 켜지 않게 된다"고 했다.
대구로택시 가입 차량 수와 실제 운행 대수 간 괴리도 심각한 수준이다. 현재 대구로택시에 등록된 차량은 1만4천대 이상이다. 대구 전체 택시 대수와 맞먹는다. 하지만 서비스 초기 공격적인 홍보·마케팅 성과와는 달리, 실제 앱을 켜고 콜을 대기하는 차량은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구시가 파악한 주간(12월15~19일) 통계를 보면, 오후 5시 기준 대구로택시 하루평균 운행 대수는 2천606대에 그쳤다. 가입 차량 10대 중 2대에도 못 미친다. 콜이 잘 잡히지 않자 승객은 다시 카카오 등 민간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택시기사들은 아예 앱을 끄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실정이다.
대구로택시 운영위원회 관계자는 "출시 초기 약 1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마케팅을 진행했지만, 최근 2년 가까이 직접적인 예산 지원이 끊겼다"며 "대구시의 관심이 멀어지면서 운영위도 사실상 열리지 않고 있다. 운영사도 수익 악화 탓에 택시 서비스 전담 인력을 줄이는 등 사업추진 동력이 크게 약화된 상태"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한 대구시도 각종 자구책 마련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5월 고객과 기사 간 지도체계를 일원화하고, 티맵(TMAP) 내비게이션 일체형 서비스를 도입해 위치 부정확 문제를 개선했다. 지난 10월엔 배차 후 '노쇼(No-show)' 고객에 대한 패널티 제도를 도입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카카오 등 대형 플랫폼의 독과점을 견제하고, 기사들에게 수수료 부담 없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공공형 택시앱 취지에 의미를 두고 있다"며 "한정된 여건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시스템 보완과 서비스 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지역 공공생활 편의 플랫폼 '대구로'는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대구로는 배달 서비스 외에도 택시(대구로택시), 대리운전, 병·의원 안내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시민 종합플랫폼이다. 지난 11월 말 기준 대구로의 올해 누적 주문 거래액은 약 68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483억원) 대비 무려 30% 상승했다.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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