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호성의 사주 사랑(舍廊)]- 신혼의 단꿈을 꾸지 못한 남자들

  • 김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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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2-31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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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와 한 여자가 부부로 만나 서로 믿고 의지하면서 검은 머리가 파 뿌리가 될 때까지 변함없는 마음으로 살면 얼마나 좋을까.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서로의 반쪽으로 만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백년해로하면 얼마나 좋을까.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인생의 동반자로 만나 서로 사랑하면서 아들딸 낳고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면 얼마나 좋을까.

좀 진부한 주례사 같지만 남녀 누구나 꿈꾸는 결혼에 대한 소망과 소원이요, 그 부모 형제 친지들이 신혼부부에게 거는 기대와 희망이다. 좀 유치한 바람 같지만 이렇게 행복을 노래하는 남녀가 넘치는 세상이 아니다. 부부로서 ‘서로 믿고 의지하면서’ 사는 부부가 지천인 세상이 아니다. 부부로서 ‘변함없는 마음’과 ‘한결같은 마음’을 지닌 채 살아가는 부부가 언제 어디서나 많이 보이는 세상이 아니다.

둘러보면 부부로서 아들딸 낳고 오순도순 살기는커녕 신혼길이 이혼길이 되고, 부부의 연을 맺고 해로하기는커녕 1년을 못 넘기고 남남이 되는 일이 적잖게 일어나는 현세다. 그렇다고 이런 세상을 탓할 바는 못 된다. 사랑과 이별 곧 결혼과 이혼이 늘 있어 왔지만 옛날엔 정서적 이혼은 있었으나 법적 이혼은 억제돼 이별이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고, 현세엔 정서적 이혼과 법적 이혼이 동행하면서 별 제어없이 별 허물없이 실행되면서 노출되니 크게 보일 뿐이다.

남자의 사주에서 아내 코드는 재성(財星)이다. 재성은 아내 코드이기도 하지만 재물 코드이기도 하다. 재성은 내가 열심히 일해서 내 손에 거머쥐어야 할(쟁취해야 할) 재물이기도 하지만, 내가 애지중지로 마음과 열정을 다 바쳐서 내 가슴에 안아야 할(포옹해야 할) 보옥인 아내이기도 하다.

가령 木일생 남자라면 목극토(木剋土)의 이치로 내가 극(剋)하는 土가 재성이다. 같은 상극의 이치로 火일생은 화극금(火剋金)하는 金, 土일생은 토극수(土剋水)하는 水, 金일생은 금극목(金剋木)하는 木, 水일생은 수극화(水剋火)하는 火가 재성이다. 이 재성의 동향을 보면 처복이 어떠한가를 판단할 수 있다.

재성이 무력해도 아내 복이 흉하고, 재성이 막강해도 아내 복이 흉하다. 재성이 무력한 경우는 재성을 제압하는 극(剋)이 강하거나 재성의 기운을 빼는 설(洩)이 강할 때이고, 재성이 막강한 경우는 재성이 무리지어 군집해 당을 이룰 때이다. 이중 극설(剋洩)이 극심하여 신혼의 단꿈도 꾸지 못한 채 아내와 이별한 남자의 예를 보자.

40대 남자(丁巳년 辛亥월 己巳일 丙子시)는 인연이 닿지 않아 노총각으로 지내다 2019년 간신히 예쁜 신부를 만나 결혼했다. 그러나 이런저런 문제로 서로 다투다가 밀월기간도 보내지 못한 채 헤어졌다. 그는 土일생인데 나를 상징하는 오행인 土(겁재劫財)가 너무 많으니 내가 너무 강한 신태강(身太强) 남자인 탓이다.

게다가 배우자 자리에 배우자를 극하는 겁재가 앉아서 배우자를 못살게 구는 데다 배우자 자리가 상충 상태이니 아내와 이별할 상처팔자를 타고났다. 뿐이랴. 2019년 己巳년은 내 고집을 드높이는 土가 또 오는 해였고 배우자 자리와 또 상충하는 해였으니 상처는 피할 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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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상징하는 土는 4이고 아내에 해당하는 오행은 水는 1인데, 4의 土가 1의 水를 토극수로 극하는 상태가 극심하여 흙이 물의 흐름을 막아버리는 상황이니 아내가 온전하랴. 40대 남자는 본시 상처팔자인데, 본인과 음양오행이 조화를 이루는 배우자를 만나고, 또 상처운이 오는 때를 맞이하여 혼인생활은 한여름 밤의 꿈으로 끝났다. 다음엔 반드시 정통궁합법으로 궁합을 봐서 재혼하길 바란다.

역시 40대 남자(辛酉년 癸巳월 乙酉일 壬午시)는 평소 사귀던 여자와 찬란한 미래를 꿈꾸며 30대 중반에 결혼했다. 하지만 혼인생활 1년을 겨우 넘기고 헤어졌다. 신혼의 꿈을 꿔야 할 시기에 아내가 다른 남자에게 정을 주고 있었으니 더 살 수 있으랴.

그는 木일생이니 아내에 해당하는 오행은 土이다. 그런데 土의 기운을 빼는 오행인 金이 3개로서 태과하다. 금설토(金洩土)의 현상이 극심하니 어떤 형태로든 아내를 못살게 굴 팔자다. 그런데다 4대운(32~41세 10년 기간의 운)에 金의 세력끼리 뭉치는 운(사유축 금국 巳酉丑 金局)이 오는 마당에 2017년에도 금국 운이 와서 金 세력이 하늘을 찌르자 아내와 결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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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는 금설토(金洩土)의 현상이 극심하여 아내와 헤어졌다고 보지만 수극화(水剋火)의 현상이 극심하여 아내와 이혼했다고도 볼 수 있다. 곧 水 2는 금 3의 도움을 받아 매우 태강하다. 쓰나미 급의 水이다. 이 쓰나미가 수극화로 화 1를 제압하니 불이 꺼지는 현상이 일어난다. 火는 土의 뿌리인데 쓰나미 사태로 뿌리가 잘리니 재성(아내)이 무력해지면서 아내와 결별했다는 풀이도 가능하다. 이 남자도 재혼할 때는 정통 궁합법을 통한 궁합으로 새 인연을 찾기 바란다.

신혼의 단꿈을 제대로 꾸지도 못한 채 원수로 갈라선 당사자도 당사자이지만 이를 바라봐야 하는 부모형제의 마음은 어떠할까? 이를 지켜보는 친지 친구들의 마음은 어떠할까? 행복한 결혼생활을 보장하기 위해서, 불행한 결혼생활을 예방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도구가 궁합이다. 명리가는 말한다. “궁합을 우습게 보지 마라.”

인생의 행복과 불행, 부부의 행복과 불행이 모두 사주 속에 들어 있다. 오행 생극비화(生剋比化)의 원리로 그 비밀을 다 풀어낼 수 있다. 이게 명리학이다. 새해엔 행복한 결혼이 풍성하길 기원한다.

■우호성<△언론인(전 경향신문 영남본부장)△소설가△명리가(아이러브사주www.ilovesajoo.com 운영. 사주칼럼집 ‘명리로 풀다’출간)△전화: 010-380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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