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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응천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
본격적인 이사철이 다가왔다. 공인중개사를 통하거나 직접 발품을 팔아 어렵사리 이삿집을 정하고 나면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서류가 있다. 부동산 등기부등본과 건축물대장이다. 등기부등본을 떼서 실소유주를 확인하고, 대출은 얼마나 받았는지, 보증금은 제대로 돌려받을 수 있을지 따져봐야 한다. 권리관계를 꼼꼼히 따지지 않으면 임대차보호법이 있어도 나중에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건축물대장도 중요하다. 건축물의 용도, 세대수 등을 확인하여 불법 증축, 용도변경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위반건축물 여부를 모르고 취득하면 철거를 해야 하거나 이행강제금을 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이 서류들은 계약 전에 반드시 열람하고, 잔금일에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한다.
두 서류 모두 온라인을 통해 간편하게 열람하고 발급받을 수 있다. 그런데 불편하다. 부동산 등기부등본은 '대법원 인터넷 등기소'에서, 건축물대장은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정부24'에서 받아야 한다. 또 이상하다. 바로 '수수료'다. 부동산 등기부등본은 열람은 700원, 발급은 1천원을 내야 한다. 반면 건축물대장은 공짜다.
겨우 700원? 매년 법원이 부동산 등기부등본 수수료로 걷어 들이는 수입이 823억원에 달한다. 이 중 인터넷 발급 수수료는 138억, 열람 수수료는 이에 4배가 넘는 602억이다. 국민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국가가 관리·제공하는 서류인데 왜 법원만 수수료를 부과하는 건지 의문이 들지 않겠는가?
정보공개법에 따르면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고 있는 정보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공개해야 하고 비용은 '실비의 범위'에서 부과하여야 한다. '공공데이터법'상에도 공공기관이 관리하는 데이터는 '필요최소한의 비용'만 부담시키도록 규정되어 있다. 우선 실비. 행정안전부는 정부24를 운영하며 연간 약 1억3천700만건(2019년 기준)의 민원 서류 열람·발급 업무를 처리하지만, 주민등록등본 등 대부분의 증명서류에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시스템 유지 관리 등에 드는 비용은 법원이 더 많이 들까? 이쯤되면 열람 수수료 700원이 비싸다는 의심이 들기 시작한다. 다음은 필요최소한의 비용. 2015년에 법원행정처는 사실상 직원들이 교육적·개인적 용도로 사용하는 연수원인 사법문화역사교육관을 꽃지해수욕장에 짓는 데 등본 수수료 수입을 사용했다. 그럼에도 법원은 자체 내규를 통해 수수료를 정하고 있다.
부동산 등기 정보는 부동산의 진정한 권리자를 확인함으로써 거래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국가가 국민에게 공개하기로 한 공시의 대상이다. 따라서 전자적 방식으로 관리되는 부동산 등기 정보 자체는 공공데이터법 및 정보공개법의 취지와 알권리 보장 측면에서 필요최소한의 비용 또는 무료로 제공되어야 한다.
이런 고민의 결과 지난 2월22일에 인터넷으로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열람하는 경우에는 수수료를 면제하는 '부동산등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단순히 700원을 아끼자는 게 아니다. 너무나 당연시하고, 어쩌면 등한시 여겼던 700원에 담긴 우리의 권리를 되찾자. 소소하지만 확실한 권리 말이다. 이사철만 되면 국민 모두가 올라가는 보증금뿐 아니라 이사비용에, 공인중개사 수수료에, 속 터지는 일 투성이다. 법원도 이런 국민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위로해 줄 수 없을까?
조응천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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