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쇄신 방향 두고 당 내부 '자강파' '통합파' 상반된 목소리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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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14   |  발행일 2021-04-15 제6면   |  수정 2021-04-15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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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과 의원들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권한대행-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진석 의원, 정양석 사무총장, 주 권한대행, 박진, 홍문표, 서병수, 이명수 의원.연합뉴스

국민의힘 쇄신 방향을 두고 당 내부의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 당 쇄신을 놓고 내부에서 '자강파'와 '통합파'가 대립해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간만에 보수정당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쇄신의 바람이 결국 당 내부 권력 게임으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은 14일 4·7 재보선 이후 처음 모인 자리에서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통한 '야권 통합'을 한목소리로 촉구하고 나섰다.


최근 국민의힘 내부에서 자체 전당대회를 먼저 치르자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중진들이 일제히 '통합'의 대의에 방점을 찍으며 이른바 '선(先) 전대론'에 제동을 건 모양새다. 이들은 당권경쟁보다 더 시급한 과제로 야권 재편에 우선순위를 둔다. 즉 야권 전체 파이를 키워 여대야소 불안 정국을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5선 정진석 의원은 "통합이 곧 자강이라고 생각한다"며 "단일대오를 만들고 더 큰 제1야당을 만들고 더 단단해진 야권의 세력을 구축하는 것이 어떻게 자강이 아닐 수 있겠는가. 야권이 통합하라는 국민들의 명령이 순서이고 순리이기 때문에, 통합은 곧 자강이다"라고 주장했다.

3선 하태경 의원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번 보궐선거 승리는 국민이 우리당이 혁신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라며 "당 혁신은 국민의 뜻에 맞는 당대표를 선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를 위해 100% 국민전당대회로 당대표 선출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자강파는 통합보다 당 자체의 정체성과 존재감을 더 키워야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궁극적으론 제1야당을 중심으로 대선판을 짜고 당 밖에 있는 대권후보를 흡수 통합하는 그림을 그린다 . 이에 통합보다는 당 대표부터 선출하자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 4선 홍문표 의원은 이날 당 회의에서 "우리 당은 지금 자강 시스템이 돼있지 못하다. 바람이 어느 한쪽에서 세게 불면 흔들리게 돼 있고, 또 3 지대에 신경을 쓰다 보면 우리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그래서 자강이라는 부분을 뼈저리게 느끼고 5번의 비대위를 거치면서 우리의 정체성이 있나. 그냥 몰려다니는 것뿐이다"라고 비판했다.

4선 김기현 의원도 이틀 전 CBS라디오에서 "좀 더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드림으로써 수권정당의 자질을 보여드려야 된다"며 "그런 면에서 당의 지도부도 좀 더 국민들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형태로 빨리 재편돼야 된다"고 자강론을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16일 의원총회, 19일 시도당위원장 회의를 통해 합당에 대한 여론을 수렴할 계획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실제 4·7재보선에서 국민의힘은 안철수 대표와 단일화로 중도층 공략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많다"며 "반면 자강을 원하는 당원들도 많다. 당원들 의견이 중요한 만큼 쉽게 결론짓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명분은 내세웠지만 국민들께 당권 경쟁처럼 비춰 질 가능성이 높다. 어렵게 얻은 승리(재보선)임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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