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현주소 <下>‘창업’ 넘어 ‘성장’으로

  •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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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1-18 17:22  |  발행일 2026-01-18
미래첨단소재·덴티스 등 선배 벤처 이끌고, 아스트로젠·에임트 등 유니콘 도약 ‘꿈틀’
2026년 중기부 예산 16.5조, ‘스케일업’에만 4조 원대 실탄…성장 사다리 놨다
팁스(TIPS) 지원금 최대 8억 상향·모태펀드 존속 기한 연장…‘긴 호흡’ 투자 가능해져
로봇·모빌리티 강한 대구, ‘초격차 1000+’ 등 딥테크 정책 기회 삼아야
대구의 대표적인 ICT기업 집적지인 대구 수성알파시티 전경. 영남일보DB

대구의 대표적인 ICT기업 집적지인 대구 수성알파시티 전경. 영남일보DB

2026년 대구 벤처·스타트업. <생성형 AI 나노 바나나 프로 제작>

2026년 대구 벤처·스타트업. <생성형 AI 나노 바나나 프로 제작>

벤처와 스타트업이라는 애매모한 용어 만큼이나 정책에서도 혼선을 빚으며 '초기 창업' 지원에만 머물렀던 국내 벤처 생태계가 2026년을 기점으로 대전환을 맞는다. 단순한 아이디어 창업이 아닌,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진 '딥테크(Deep-tech)' 기업을 키워내고 이들이 죽음의 계곡(데스밸리)을 건너 글로벌 유니콘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전통 제조업과 신산업이 공존하는 대구는 이 흐름을 키워나갈 최적지다. 지역 대표 벤처기업들의 성공 사례와 정부의 대규모 스케일업 지원책이 맞물리며, 대구 벤처 생태계는 새로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대구가 '제조업 벤처'의 한계를 넘어 '딥테크 유니콘'의 산실로 거듭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 '형님' 벤처가 끌고 '아우' 스타트업이 민다


대구에는 이미 척박한 환경을 뚫고 성장한 든든한 '형님' 벤처들이 있다. 2차전지 양극재 소재 기업인 '미래첨단소재'와 치과 의료기기 분야의 강자 '덴티스'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지역 제조업 기반 위에 기술 혁신을 더해 코스닥 상장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이뤄내며 후배 기업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그 뒤를 잇는 '아우' 스타트업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난치성 뇌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 '아스트로젠'과 친환경·고성능 진공 단열재를 개발하는 '에임트(AIMT)' 등은 대구의 차세대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 기업) 후보로 꼽힌다. 이들 기업은 단순 제조를 넘어 고부가가치 기술인 '딥테크'를 무기로 수도권 기업들과 대등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 4조 원 실탄 장전… 정책의 중심, '창업 초기'에서 '성장'으로


정부 정책 역시 이들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2026년 중소벤처기업부 예산은 총 16조5천억원으로 확정됐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벤처·스타트업의 '스케일업' 지원에 배정된 4조원대 예산이다.


그동안 창업 3년 미만 기업에 집중됐던 지원이 '성장기 기업'으로 대폭 확대된다. 이는 앞서 지적된 '3년만 지나면 지원이 끊겨 데스밸리에 빠진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다. 기술 보증과 융자 중심이었던 지역 벤처 생태계에 모험 자본이 흘러들어올 물길이 트인 셈이다.


◆ 팁스(TIPS) 8억 상향·모태펀드 부활… "오래, 크게 투자한다"


기술 창업의 등용문인 '팁스(TIPS)' 프로그램도 대폭 강화된다. 정부는 딥테크 분야 팁스 지원금을 기존 최대 5억 원(연구개발(R&D) 자금 기준)에서 최대 8억 원까지 상향 조정했다. 연구개발에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소요되는 딥테크 스타트업들이 초기에 자금난 걱정 없이 기술 고도화에 집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투자 시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모태펀드'의 변화도 벤처생태계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삭감됐던 예산이 회복된 것은 물론, 사실상 폐지 수순이었던 펀드 존속 기한이 연장됐다. 이는 단기 수익 실현에 급급했던 투자 관행을 벗어나, 회수 기간이 긴 바이오·AI 등 딥테크 분야에 장기적 관점의 투자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 로봇·모빌리티 도시 대구, '초격차' 기회 잡아야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책 변화가 대구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가 추진하는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는 로봇, 모빌리티, 시스템반도체 등 10대 신산업 분야의 독보적 기술 기업을 육성하는 사업으로, 올해에만 1천456억 원이 투입된다. 이는 대구가 5대 미래 산업으로 집중 육성 중인 로봇·모빌리티 산업과 궤를 같이한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관계자는 "대구는 AI, 헬스케어, 로봇, 스마트제조 등 신산업 인프라를 폭넓게 갖추고 있고, 도시 전체가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수 있는 차별화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런 기반은 수도권과는 다른 대구만의 경쟁력이자 AX 등 중심도시로 도약할 중요한 토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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