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행정통합 관련 이미지. 영남일보DB
대구·경북(TK) 행정통합이 거대 여당의 잇따른 '조건 추가'에 가로막혀 사실상 좌초 위기에 놓였다. 앞서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요구한 '필리버스터 철회' '통합 당론 확정' 등 선결 조건들을 차례로 수용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경북 북부지역의 완전한 합의와 대전·충남 통합 문제까지 새롭게 연계하고 나서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된 TK통합법안의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3·8면에 관련기사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2일 국회 현안 기자간담회에서 TK행정통합에 제동을 건 이유로 'TK지역 내 이견'과 '대전·충남 분리 처리 반대' '장동혁 대표 입장 및 사과' 등을 내세웠다. 이는 국민의힘 입장에선 사실상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이어서 지역 정치권은 민주당의 '말 바꾸기'를 비난하며 강력 반발했다.
필리버스터까지 전격 중단하며 협조 의사를 밝힌 국민의힘은 뒤통수를 맞은 격이어서 지도부를 중심으로 '지역 갈라치기'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영남일보와 만나 "민주당은 처음부터 TK통합은 안중에도 없었다. (행정통합) 무산의 책임을 국민의힘에 전가하려는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지역 국회의원과 6·3지방선거 대구시장·경북도지사 출마 예정자들도 이날 일제히 '지역차별 폭거'라며 성토에 나섰다.
문제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부는 통합 단체장 선출을 위한 지방선거 일정을 고려해 2월 임시국회(3일까지)를 마지노선으로 정한 바 있다. 다만 TK정치권에선 특별법 처리의 실질적인 데드라인을 다음 본회의가 열리는 오는 3월12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도 최종 시점은 정부와 논의해보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극적인 추가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당장 국민의힘이 3일부터 장외로 나가 대여(對與) 투쟁에 돌입하는 데다 '대미투자특별법' 등 핵심 쟁점 법안을 둘러싼 여야 간 '강 대 강' 대치 전선이 가팔라지면서 정상적인 국회 운영이 마비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법안 처리를 위한 추가 협상은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협상 요구에 민주당은 응답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실제 국민의힘은 이날도 민주당 측에 지속적으로 만남을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는 "이 같은 점들을 비춰볼 때 애초부터 여당은 이번 지방선거에 행정통합을 이용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TK 지역민은 안중에도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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