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살해 '솜방망이 처벌' 논란...1953년 제정된 형법, 시대 상황 반영 못해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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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24 16:45  |  수정 2021-05-24 17:40  |  발행일 2021-05-25 제6면
18대 국회에서 1번, 20대 국회 2번 관련 법안 발의됐지만 임기 만료 폐기

제21대 국회 들어 관련법 개정 노력...처벌이 강화될 수 있을지 관심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영아 살해'와 '영아 유기'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4일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2010~2019년) 동안 영아살해는 110건, 영아유기는 1천272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해 평균 영아유기는 127건 발생했고, 영아살해는 한 달에 한 번 꼴로 일어난 것이다.

현행법은 '영아살해죄' 및 '영아유기죄'를 보통 살인죄나 유기죄보다 가볍게 처벌하고 있다.

형법에 따르면, '영아살해'는 "직계존속이 치욕을 은폐하기 위하거나, 양육할 수 없음을 예상하거나, 특히 참작할 만한 동기로 인해 분만 중 또는 분만 직후의 영아를 살해한 때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살인죄'보다 상대적으로 가볍다.

'영아유기'의 경우도 형법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유기'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존속유기'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영아살해·유기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논란은 대구·경북지역에서도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해 2월 대구지법 형사항소부는 경북에 있는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아이를 낳은 후 살해하고, 시신을 집 주변 공터에 묻은 혐의로 기소된 A(30)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 판결과 같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2013년 대구지검 서부지청은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예정일보다 1개월가량 빨리 영아를 출산하던 중 아이를 목 졸라 죽인 친모에게 이례적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2019년 대구지법 김천지원은 생후 1주일 된 아들을 추운 겨울의 새벽, 보육원 앞에 두고 간 친모 B(33)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전문가들은 해방 후 혼란한 치안 상황과 6.25 전쟁 전후 극도의 곤궁 상태 등 특수한 시대 상황에 놓여 있었던 1953년에 형법이 제정되면서, 영아살해 등에서 달라진 시대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프랑스는 1992년, 독일은 1998년 형법 개정을 통해 영아살해죄를 폐지했고, 일본과 미국은 영아살해죄 규정이 별도로 없다. 영아살해를 살인죄 처벌법으로 다루고 있다는 의미다.

영아는 자신을 지킬 힘이 없으므로 더욱 두터운 법적 보호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제18대 국회에서 1번, 제20대 국회에서 2번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모두 임기 만료로 폐기된 실정이다.

제21대 국회 들어 관련법 개정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지난해 11월 영아살해죄를 폐지하는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백혜련 의원 역시 영아살해죄 및 영아유기죄를 폐지하는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고 24일 밝혔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영아 살해·영아 유기 혐의를 받는 이들은 살인죄와 유기죄 규정을 적용받게 된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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