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VER VS kakao, 시총 3·4위 엎치락뒤치락…'K팝 플랫폼'으로 진검승부?

  • 유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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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18   |  발행일 2021-06-18 제35면   |  수정 2021-06-18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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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본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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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본사 전경.

김네오(30)씨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휴대폰으로 네이버 앱에 접속해 간밤에 있었던 주요 뉴스를 확인하고 자신의 직장이 있는 곳의 날씨를 알아본다. 그러고 나서 카카오 톡을 열어 문자를 확인한다. 출근길 지하철, 멜론에서 다운받은 노래를 듣거나 카카오 톡에서 내려받은 게임을 즐긴다. 이 같은 일상은 김씨만의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대부분 국민의 삶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없는 한국은 없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상품과 서비스를 중개하는 인터넷 플랫폼이면서 스스로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한다. 쇼핑, 금융, 콘텐츠, 인공지능 등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라도 이용할 수 있는 생활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우리나라 20년 인터넷 역사의 산증인이다. 한국을 넘어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 알리바바 등 전 세계 빅테크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 양사가 어떻게 태동하고 성장했으며 앞으로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서로 다른 전략

웹툰·쇼핑·클라우드·금융·뮤직…

검색의 아이콘 네이버, 분사 전략

카카오는 다음·멜론 등 빅딜 주력

 

시총 3위 두고 접전

카카오 1분기 영업이익 103% 증가

마진개선·자회사 IPO에 주가 급등

한때 20조 벌어졌던 시총 이젠 역전

 

다음 경쟁은 콘텐츠

네이버, 북미 1위 웹소설 업체 인수

웹툰·웹소설 사업 가치만 10조원대

카카오, SM엔터 지분 매입 협상중

인수 땐 'K팝 플랫폼' 전면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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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과 메신저로 출발

 

네이버는 1999년 검색 포털로 창업했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5만여 개의 웹사이트가 있었고 후발주자였던 네이버는 다음, 엠파스, 라이코스 등과 경쟁했다. 네이버는 통합검색과 지식 iN 서비스를 잇달아 성공시키면서 국내 검색 1위 자리에 올랐다. 네이버의 통합검색은 웹문서, 사이트, 사전, 뉴스 등 정보의 특성에 따라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것으로 고객들에게 더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했다. 지식검색 서비스 지식 iN은 네이버 검색 서비스 이용자라면 지식iN을 통해 질문하고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질문자로 하여금 답변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하면서 더 정확하고 완성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네이버는 20여 년간 국내 검색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기준 점유율은 57.3%다. 

 

네이버는 쇼핑과 웹툰, 클라우드, 금융 등으로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여기엔 2015년 도입된 사내독립기업 '컴퍼니인컴퍼니' 제도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는 서치(검색), 클로바(인공지능), 포레스트(쇼핑), 비즈(광고), 튠(뮤직) 등 8개의 사내 독립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는 컴퍼니인컴퍼니의 규모가 확장되면 자회사로 분사하면서 사업을 확대해 나갔다. 올해 현재 자회사는 네이버웹툰, 네이버파이낸셜, 스노우, 웍스모바일, 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랩스 등 모두 6개가 있다. 네이버의 이 같은 분사전략은 플랫폼 기업의 속성에서 비롯됐다. 독자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시장을 선점해 네트워크 효과를 누리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플랫폼 기업의 목표다.

 

카카오는 2006년 아이위랩이라는 벤처기업으로 시작해 2010년 3월18일 카카오톡을 내놓으며 2011~2012년에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했다. 2020년 4분기 말 기준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국내 이용자 수는 4천598만명이다. 지난 4월말 현재 우리나라 인구가 5천182만명이다. 우리나라 국민 88.7%가 카카오톡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톡으로 하루에 주고받은 메시지만 110억건. 이용자의 일평균 사용시간은 무려 41분이다. 항상 로그인돼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카카오는 게임, 모빌리티, 금융,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키워 나가면서 크고 작은 관련 기업을 끊임없이 인수하는 전략을 펼쳤다. 2016년 45개였던 계열사가 지난 1월 말 기준 105개까지 늘어났다. 여기엔 김범수 카카오 의사회 의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됐다. 카카오의 초고속 성장 배경에는 거대 빅딜이 있다. 첫 번째가 2014년 포털 다음과의 합병이다. 당시 다음의 기업가치는 1조590억원이었다. 카카오의 기업가치는 이보다 낮았다. 두 번째는 2016년 국내 최대 음악 서비스 멜론 운영사 로앤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것이다. 멜론 인수 이후 카카오의 현금 흐름이 좋아졌고 매출과 영업이익도 동반 상승했다. 

 

◆닮은 듯 다른 양사 창업자

 

네이버와 카카오 창업자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서울대 공대 선후배이면서 1992년 삼성SDS 입사 동기다. 당시 삼성SDS는 삼성그룹의 통합 전산실로 서울대 공대생들에게 취업  1번지로 꼽혔다. 

 

이해진 GIO는 입사 5년차였던 과장 시절에 벤처 아이템을 구상했다. 이 GIO는 신입사원 3명과 함께 네이버의 모태가 되는 웹글라이더 팀을 만들고 연구 개발에 나섰다. 당시 삼성SDS는 사내 벤처기업이 일정 기간 인큐베이팅 기간을 거치면 독립기업으로 분사시키는 사내벤처포트 제도를 도입했다. 사내 공모 선정 1호 벤처가 바로 네이버다. 이 GIO는 1999년 네이버컴이라는 회사를 차리면서 독립했다. 2000년 김범수 의장의 한게임과 합병했고 NHN 시절 이후 지금의 네이버로 성장했다.

 

김 의장은 인터넷이 태동하던 1996년 사내에서 PC통신 유니텔 개발과 운영을 맡았다. 유니텔은 출시 3년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확보하며 업계 1위였던 천리안을 바짝 추격했다. PC통신 사업에서 인터넷 미래를 본 김 의장은 회사를 그만두고 한양대 앞에서 PC방을 차렸다. PC방 고객관리 프로그램으로 종잣돈을 모아 이를 바탕으로 온라인 게임 포털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을 설립한다.

 

이 GIO는 2017년 이사회 의장 자리를 내려 놓은 뒤 유럽 시장 개척에 나섰다. 10년 동안 일본 사자을 개책하며 성공을 만들어 낸 것처럼 또 다른 성공의 영감을 얻기 위해 직접 나선 것이다. 이 GIO의 사명감은 단순히 국내 1위 인터넷 기업을 건사하겠다는 정도가 아니다. 글로벌 제국주의에 항거하는 마지막 기업이고 싶다. 네이버는 그에게 한국 문화 주권과 언어권을 동시에 지킬 수 있는 일종의 사명이다. 

 

지난 2월 김 의장은 자신의 전 재산 가운데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당시 기부 대상에 대해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 디지털 교육 격차 등으로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들, 인공지능(AI) 인재들"이라고 했다. 지난 4월엔 카카오 주식 약 5천억원어치를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로 매각해 기부금을 마련했다. 지난 9일 기부재단 '브라이언임팩트'가 공식 출범했다. 이사진으로는 김 의장을 포함해 배우이자 작곡가 주영훈씨의 아내 이윤미씨,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 이혜영 아쇼카한국 대표, 정혜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박사 등 5명으로 구성됐다. 재단 홈페이지(https://brianimpact.org/)도 지난 1일 공식 개설됐다. 홈페이지 첫 화면에서 재단은 "세상을 바꾸는 혁신가들과 여러 분야에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재단법인 브라이언임팩트를 설립한다"라고 소개되고 있다.

 

◆카카오 시총, 네이버 추월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17일 기준 65조7천16억원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이어 3위에 랭크돼 있다. 네이버는 63조9천806억원으로 4위다. 최근 들어 관심사는 카카오와 네이버의 시가총액이 역전됐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사태로 코스피가 연저점을 찍었던 당시 네이버와 카카오의 시가총액 차이는 12조원에 달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의 반사이익 속에서 네이버가 크게 급등하면서 시가총액 차이는 한때 20조원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올들어 분위기가 급변했다. 카카오가 빠른 속도로 네이버를 맹추격하면서 지난 15일 마침내 역전에 성공했다. 16일 시가총액 3위 자리를 내줬지만 17일 다시 되찾았다. 올해 들어 7만9천200원으로 출발한 카카오의 주가가 17일 현재 14만8천원으로 두배 가까이 오른 반면 네이버는 29만3천원에서 38만9천500원으로 30% 정도 상승했다.

 

카카오의 주가 급등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빠른 마진 개선과 자회사의 기업공개(IPO)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는 지난 1분기 전년동기대비 매출성장률이 분기 평균 40.3%를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평균 103% 증가했다. 인건비 등 전반적인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마진이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1분기 12.5%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률은 오는 4분기에서 16.1%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의 상장 계획도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는 현재 상장 예비 심사 중이며 이들의 밸류에이션은 각각 약 15조원, 20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재팬의 상장도 검토 중이다. 

 

네이버는 콘텐츠 사업으로 중무장하며 선두자리를 지키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네이버는 웹툰·웹소설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의 웹툰 사업에 이어 최근 북미 1위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면서 총 1억7천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게 됐다. 웹툰·웹소설 콘텐츠 사업의 가치만 10조원을 넘을 것이란 분석이다.

 

자회사인 제페토를 통한 메타버스 산업의 성장성도 주목된다. 2018년 8월 출시된 제페토는 최근 가입자 2억명을 돌파했고 지난해 연매출은 130억원을 달성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산업 성장률이 연평균 100%를 넘었다는 점과 미국 증시에 데뷔한 로블럭스의 가치를 고려하면 제페토의 기업가치는 2조원까지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특히 가입자의 90%는 아시아, 북미, 남미 등 해외 이용자여서 글로벌 확장 정책면에서도 유리하다는 평가다. 

 

최근 K팝 대표 기업인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이 M&A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양사의 콘텐츠 분야 전면전이 한층 더 가열됐다. SM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인 이수만 총괄은 지난해 말부터 보유한 SM엔터 지분 매각 절차를 물밑에서 진행 중이며 최근 카카오와 단독 협상에 나서기도 했다. 

 

카카오가 SM엔터를 인수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연예기획사 시장 내 20%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SM엔터를 인수할 경우 5% 남짓인 시장 점유율도 25%로 2위권까지 뛰어오르게 된다. 1위인 하이브(33%)를 바짝 추격하는 형태다. 특히 콘텐츠 측면에서 카카오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혀온 K팝 '플랫폼'의 부재를 단번에 해소할 수 있다. SM엔터의 경영권 지분을 확보할 경우 SM엔터가 운영하는 플랫폼 '디어유'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브와 네이버의 연합 플랫폼인 '위버스' 독주를 견제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수차례 물밑 협상에도 양측은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 가치에 대한 눈높이 차가 워낙 커서다.

 

카카오가 SM엔터 인수 의사를 밝히자 네이버도 비상이 걸렸다. 네이버도 K팝 시장에서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K팝 스타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브이라이브를 오랜 기간 제공해왔을 뿐만 아니라 아티스트 관련 투자도 공격적으로 펼쳐왔다. 올해 하이브 자회사 비엔엑스에 4천여 억원을 투자한 것이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하이브·YG와 3자 동맹 관계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엔 손자회사 네이버제트를 통해 메타버스 시장을 공략하는 등 콘텐츠 사업 구조를 고도화하는 데도 공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체 인수·합병(M&A) 역량이 상당하다는 걸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

 

 ▨참고문헌=네이버 VS 카카오(홍성용 저)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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