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메일] 대구의 비전을 생각한다

  • 류성걸 국회의원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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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31   |  발행일 2021-05-31 제25면   |  수정 2021-05-31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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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걸 국회의원 (국민의힘)

나라를 잃을 위기에서 주권을 지키기 위해 국채보상운동을 시작한 도시,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2·28민주운동이 일어난 도시, 섬유산업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경제발전을 견인한 도시, 초일류기업의 모태가 된 삼성상회가 시작된 도시, 패티김이 열창한 "능금 꽃 향기로운 내 고향 땅" 대구는 시민이 함께 아름다운 꿈을 꾸었던 희망의 도시였다.

그랬던 대구가 지금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한때 253만 명에 달했던 인구는 4월 말 현재 241만 명으로 줄었고, 올해 안에 230만 명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대구를 빠져나간 순유출 인구는 15만1천 명이며, 이 중 20대가 48%(7만2천 명)나 될 정도로 젊은이들이 속속 대구를 떠나고 있다. 대구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28년째 광역자치단체 중 꼴찌였고, 2020년 통계청의 '삶의 만족도 조사'에서도 대구는 최하위였다. 서울·부산에 이은 대한민국 3대 도시라는 자부심은 사라진 지 오래인 듯하다.

어려움에 처한 대구를 구하려는 대구시청의 분투는 눈물겹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대구의 산업구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대구시는 이런 환경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고자 물, 미래 자동차, 의료, 로봇, 에너지와 스마트시티 등의 미래 신산업에 많은 투자와 열정을 쏟고 있다. 뿐만 아니라 노후 산업단지를 미래형 산단으로 개조하고, 옛 도청 부지 등을 연계하여 도심융합 특구 조성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각종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새롭게 기획되고 있다. 대구시의 사업은 너무 다양하여 다채롭기까지 하다. 많은 사업이 추진되어도 문제점은 시원하게 해결되지 않고 청년들이 떠나는 현실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정책의 지향점과 밝은 미래의 모습도 잘 그려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대구의 비전은 무엇일까? 비전이란 공동체가 함께 지향하는 미래의 긍정적 모습이자 희망과 꿈이다. 비전은 공동체의 힘을 모을 때 달성 가능하고, 구성원들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준다. 구성원의 공감을 얻은 비전은 조직을 끈끈하게 묶어내고, 강한 힘을 발휘하게 하며 역경을 이겨내게 한다.

대구시청의 시정 슬로건이 '행복한 시민'이지만 시민의 삶의 만족도는 최하위 수준이며, '자랑스러운 대구'지만 자긍심은 점차 희미해지고 사람들은 대구를 떠나려 한다. 대구시청의 '시정 비전'은 있으나 시민이 공감하는 '시민 비전'은 없다. 대구시는 비전에 걸맞게 시민의 피부에 와닿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또 '컬러풀 대구'라는 브랜드 슬로건의 의미를 이해하는 대구시민은 얼마나 될 것이며, 이 슬로건을 통해 과연 대구의 긍정적인 미래를 마음속에 그리고 있을까.

이제 꿈과 희망을 담고 대구시민 모두가 함께 지향하는 시민을 위한, 시민의 비전이 있어야겠다. 시민이 공감하는 '시민 비전'을 함께 만들 것을 제안한다. 모든 사업과 정책은 이 비전 달성을 위해 치밀하게 설계되어야 한다. 그리고 각 사업의 확실한 성과를 통해 비전이 실제로 이루어져 가는 모습을 시민에게 생생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일반시민과 기업 그리고 공무원과 정치인 모두가 열정을 모으고, 재정을 포함한 정책역량을 핵심 사업에 집중 투입하여 효율적으로 추진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비전이 없다고 희망이 없다고 청년이 떠나가던 도시를 젊은이가 모여드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시민이 공감하는 비전을 향해 다시 도약하는 꿈과 희망의 도시, 대구를 기대해 본다.
류성걸 국회의원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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