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평생학습 대학

  • 우동기 대구가톨릭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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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09   |  발행일 2021-08-09 제26면   |  수정 2021-08-09 07:15
평생 배워야 하는 시대 도래
대학 교육도 관점 달라져야
대가대 전과목 온라인 수업
새로운 형태 대학교육 도전
늘 배우고 익히며 살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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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기 대구가톨릭대 총장

직업의 생명 주기가 급격하게 짧아지고 있다. 어느 미래학자는 현재 초등학교 입학생의 65%는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삼성경제연구소에 의하면 세계 기업의 평균수명은 13년이며, 30년 후에는 세계 기업의 80%가 사라진다고 한다. 지금의 직업이 앞으로도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없으며, 지금의 직장이 계속 있으리라고 보장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포스트 코로나 사회는 이러한 세대사적 변화를 더욱 앞당기게 될 것이 분명하다.

평생학습 대학의 시대가 왔다. 고등학교를 졸업해 대학 4년을 공부하고, 대학 졸업한 이력으로 평생을 한 직장에서 월급 받으며 살아가는 배움과 취업의 라이프 사이클은 이제 지난 시대의 이야기가 된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져 사회 활동 기간은 훨씬 더 늘어나는데 기술의 발달은 점점 더 빨라져 더 이상 옛날에 배운 것으로는 먹고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바야흐로 평생 배우고 공부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평생학습 시대가 온 것이다.

이런 시대에는 대학 교육에 대한 생각도 달라져야 한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발상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다. 대학에 입학할 때의 직업 세계가 졸업할 때는 어떻게 바뀌게 될지 모르는 세상에서 학생들을 굳이 4년 동안 대학에 붙들어 두어야 한다는 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온라인 학습 테크놀로지에 힘입어 언제 어디서든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으니 대학 공부를 꼭 대학에 와서 해야 할 이유도 없다. 대학 공부를 꼭 대학교 건물에서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집에 있든, 직장에 있든, 해외에 있든 언제 어디서든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공부할 수 있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익히기 위해 평생 배워야 하는 시대의 도래와 함께 평생학습 대학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보다 들어가기 힘든 학교로 전 세계의 인재들이 몰려드는 '미네르바스쿨(Minerva School)'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2010년 미국에서 설립된 이 학교는 캠퍼스가 없으며, 모든 수업을 100%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등록금은 아이비리그 평균에 비해 반값이다.

이러한 '미래의 대학'에서 세계의 대학들은 대학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찾고, 구글과 아마존 같은 글로벌 기업은 참신한 인재를 찾는다.

대구가톨릭대는 국내 4년제 일반대학교 최초로 모든 과목을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하는 평생학습 대학인 '유스티노 자유대학'을 신설하였다. 올 9월10일부터 신입생을 뽑는 이 새로운 형태의 대학에서는 1년 3학기제를 운영해 3년 만에 학사 학위를 받게 된다.

더 이상 졸업장이 좋은 곳에 취업을 보장하는 위력을 발휘할 수도 없고, 학벌이 성공을 보장하는 힘이 될 수도 없는 세상으로 바뀌고 있다. 무슨 대학을 나오고, 무슨 학력을 가졌느냐가 삶을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늘 배우고 익혀 자신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하는 사람만이 살아남고 성공하는 평생학습 사회가 되었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한 공자의 말씀을 정말 평생 가슴에 새기고 살아야 하는 평생학습 대학의 시대가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우동기 대구가톨릭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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