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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확정받고 복역해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을 앞두고 1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가석방되어 나오다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
박근혜 정부의 당시 '국정농단' 사건에 연류돼 실형을 확정받고 복역해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가석방됐다.
이 부회장은 출소한 직후 서울 강남구 서초사옥을 찾은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이른 시일 내에 경영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진보 정치권에서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두고 쓴소리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했다. 지난 1월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 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 만이다. 이 부회장은 출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쳐드렸다. 정말 죄송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큰 기대를 잘 듣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수감 기간에 충수염을 앓은 한 이 부회장은 이전보다 수척해지고 흰머리도 늘어난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7개월 간 몸무게가 상당히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부회장이 탄 차량은 곧바로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향해 11시쯤 서초사옥에 도착한 모습이 취재진에 포착됐다.
이는 정부로부터 가석방을 허가받으면서 코로나19 경제 상황에서 역할을 주문받은 만큼, 경제활성화와 백신 수급과 관련해 이 부회장과 삼성에 대한 기대를 의식했다는 분석이다. 즉 이 부회장이 출소 직후 집무실에서 밀린 업무 현안들을 보고받고 파악하면서 경영 일선 복귀에 속도를 낸다는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출소 후 발언에서도 기대를 잘 알고 있으며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수일 간 업무 복귀 준비를 거쳐 이달 내 경영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당장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의 과제가 산적해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의 20조원대 미국 파운드리 공장 건설 투자 프로젝트, 평택캠퍼스 추가 투자, 인공지능 등 미래 사업 분야 인수합병 등도 이 부회장의 복귀와 맞물린 시장의 관심 사안이다. 일각에서는 17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정기회의에 방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또한 이 부회장이 명절 연휴를 이용해 해외 사업장을 찾은 전례가 많아, 이번 추석 연휴에 해외 출장을 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진보 진영에서는 이 부회장의 출소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 부회장 가석방에 반대했던 정의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여는 등 정부·여당에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벌을 사회적 특수계급으로 용인하고, 새로운 형태의 정경유착 문화를 만들어낸 행위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면서 "자신이 선출된 대선 결과를 부정하면서, 헌정질서와 헌법 가치를 무너뜨리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여 대표는 "지난 19대 대선은 국정농단 범죄자 일당의 헌정파괴로 치러진 선거였다"면서 "대선 사유를 제공했던 국정농단 범죄자 일당인 이재용씨가 풀려는 건 지난 대선 사유가 사실상 정치적으로 부정되고 있는 것이고, 이는 그 결과를 부정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씨를 풀어주는 것은 '문재인판 정경유착'이라 부를 만하다"며 "지난 5월 대통령 방미 당시 삼성은 190억 달러 투자 보따리를 미국에 가져갔다. 투자를 대가로 총수를 풀어준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고, 정경유착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씨가 풀려나는 지금 이 순간은 국정농단 범죄자 박근혜씨 사면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며 "경제 상황을 고려했다는 말장난을 국민통합을 고려한다는 말장난으로 바꿔 박근혜씨 사면의 궁색한 변명으로 내세울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이 부회장 출소에 대한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 이동학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법 앞에 모든 국민이 평등하지 않다는 사실을 민주당 정부가 보여줘서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반면 청와대는 13일 가석방 출소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국익을 위한 선택"이라며 이들에 이해를 구했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을 통해 찬성과 반대 의견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반대하는 국민의 의견도 옳은 말씀" 이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엄중한 위기 상황 속에서, 특히 반도체와 백신 분야에서 역할을 기대하며 가석방을 요구하는 국민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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