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올림픽과 온열 질환

  • 김성아 사회적기업 〈주〉공감씨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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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수정 2021-08-17 07:20  |  발행일 2021-08-17 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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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아 사회적기업 〈주〉공감씨즈 대표

올림픽이 끝났다. 고온다습했던 도쿄올림픽 내내 나는 조마조마하였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질까 봐, 메달 개수가 적을까 봐 조마조마한 게 아니었다. '저러다 누구 하나 쓰러지겠어.' 그렇게 조마조마하였다. 다행히 열사병에까지 이른 사람은 없었지만, 몇몇 선수들은 온열 질환을 겪었다.

7월 말, 여자 테니스 선수가 더위에 탈진해 경기 도중 기권하고 휠체어에 실려 나갔다. 테니스 남자 단식에서는 선수가 경기 중단을 요구하는 일도 일어났다. 메디컬 타임아웃을 두 번 쓴 그는 "정말 바로 코트에 쓰러질 것 같다"고 호소했다. 여자 양궁 선수는 경기 중 실신했고, 해상공원에서 열린 철인 3종 경기에서는 경기 직후 선수들이 구토하며 쓰러졌다.

더위로 이름난 대구에 사는 우리는 이렇게들 말한다. "어여, 오늘 마 찜통같이 푹푹 찌네' '진짜 더버 죽겠네." 말이 그렇다는 거지, 설마 그럴 리가 있을까? 설마 그렇다. 온열 질환으로는 열탈진(일사병), 열경련, 열사병, 열실신 등이 있고 체온조절중추가 그 기능을 상실하는 열사병은 사망에 이르게도 한다. 질병관리청이 운영하는 온열질환감시체계에서 올해 5월20일부터 8월14일까지 집계한 보고에 따르면 전국 온열질환자는 1천290명이고 사망자는 19명이다. 전체 온열질환자의 약 48%는 작업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년간 온열질환으로 인한 산업재해자는 156명, 이 중 26명이 사망했다. 폭염이 극심했던 2018년에는 12명의 노동자가 숨졌다.

7월 마지막 주, 신입 간호사와 열처리 사업장을 방문하였다. 금속에 열을 가해 더 단단히 만드는 곳이니 작업현장엔 고열로가 많았다. 병원에서만 근무하다 온 간호사는 "이런 데 처음 와 봐요. 이렇게 더운 데서 어떻게 일해요? 하루 8시간을 일해야 하는 거잖아요"라고 말했다. 이날 방문한 곳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관한규칙(안전보건규칙)' 제 559조에 열거된 12개의 고열작업 중 하나로, 3항 '가열로 등으로 광물·금속 또는 유리를 가열하는 장소'에 해당하였다.

며칠 뒤 방문한 곳은 마트. 섭씨 34℃에 습도 40% 정도 되는 날씨였지만 너무 뜨거웠다. 주차관리요원이 걱정되었다. 주차장에서 WBGT(Wet-bulb globe temperature, 습구 흑구 온도) 기계를 10분간 들고 측정하였다. WBGT는 기온, 습도, 풍속, 복사열의 효과까지 통합하여 보여주는 지표이다. 바람이 좀 불 때는 33℃, 바람이 잦아들자 34.2℃까지 올라갔다. 고온의 노출 기준에 제시된 WBGT 중 가장 높은 32.2℃일 경우 주차관리와 같은 경작업은 매시간 25% 작업, 75% 휴식을 해야 한다. 그 이상의 온도에 대해서는 제시되어 있지 않다. 그만큼 높다면 일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전술한 테니스선수는 경기중단 요청이라도 했지만, 작업자는 작업중지를 요구할 수 있을까.

며칠 전부터 바람이 제법 시원해졌다. 폭염은 내년에야 또 만나겠지만, 옥외가 아닌 옥내 고열 작업은 계속되고 법에 규정된 고열 작업 외에도 뜨거운 일터는 여전할 것이다. 가을이면 나는 또 열사병으로 숨진 사망 사례를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서 마주하게 될 것이다. 고온순화를 거치지 못하고 죽은 노동자의 죽음을 맞이하게 될까 봐 마음 아프다. (안전보건규칙 562조 1. 근로자를 새로이 배치할 경우에는 고열에 순응할 때까지 고열작업 시간을 매일 단계적으로 증가시키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할 것)
김성아 사회적기업 〈주〉공감씨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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