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이법' 과잉 입법 논란 여전...법 정비해 '과실' 세분화 목소리도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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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16 17:03  |  수정 2021-08-17 07:39  |  발행일 2021-08-17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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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보호구역을 통과하는 일부 차량들이 제한속도를 지키지 않고 있는 모습. 민식이법은 어린이보호구역 내 신호등과 과속단속카메라 설치 의무화 등 어린이 교통안전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도로교통법 일부개정안'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다. 해당 법안은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과속 추정 차량에 치여 사망한 김민식군 사건을 계기로 발의됐다. <영남일보 DB>

'민식이법'이 시행된 지 1년이 훌쩍 넘었지만, '과잉 입법' 논란이 여전하다.

지난해 3월 25일 시행된 '민식이법'(도로교통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 일부 개정안)에 따르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사고를 일으킨 운전자는 '가중처벌'을 받는다.

민식이법 시행 이전에는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중대한 과실 등으로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경우 일반 교통사고처럼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졌다. 그러나 지금은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어린이를 사망에 이르게 하면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 또 상해를 입힌 경우엔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고 있다. '금고형'이 '징역형'으로 상향됐고, 사망사고에 대한 벌금형이 삭제되면서 과거보다 처벌 수위가 높아진 것이다.

'민식이법'이 헌법상 '비례성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현행법상 '음주' 또는 '약물'의 영향이 있는 상태에서 운전해 사람에게 상해를 가하면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지고, 사람이 숨질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치사상 사고를 일으킨 운전자와 법정형이 거의 같은 셈이다.

반면, 사고 장소가 어린이보호구역이라 해서 무조건 과도한 형사처벌을 받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최근 대구지법에서 선고된 어린이보호구역 사고에 관한 판결 3건을 살피면, 선고형은 법정형보다 모두 낮았다.

대구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이규철)는 지난 13일, 어린이보호구역 치상죄로 기소된 A(31)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준법 운전강의 수강 40시간을 명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28일 정오쯤 전동킥보드로 대구 수성구의 편도 1차선 도로를 달리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B(7)양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들이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양은 사고로 전치 4주의 상처를 입었다.


같은 날 재판부는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를 일으킨 C씨에겐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C는 지난해 12월 24일 오전 8시 30분쯤, 승용차로 대구 동구의 한 초등학교 정문 앞 편도 1차로 도로를 시속 20㎞로 운전하다가 우회전하면서 D(7)군의 팔을 쳐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2월엔 대구지법이 음주 무면허 상태로 오토바이를 몰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어린이를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된 E(59)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준법운전강의 수강을 명했다.

재판부는 세 운전자가 잘못을 반성하는 점, 피해자 측이 처벌을 원하지 않거나 피해자와 합의한 점에 대해 정상 참작했다.

대구지역 법조계는 민식이법 도입의 적절성을 인정하면서도, 일정 부분 보완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천주현 변호사는 "국회가 조금 급히 법을 만든 면은 있지만, 입법 목적이 워낙 합헌적이고 강한 공익을 띄고 있다. 헌재의 판단을 받더라도, 입법 재량 범위 내에 들어간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다만, 판사나 법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법적 안정성' 침해 문제를 제기할 수는 있다. 이 점은 양형위원회에서 양형에 관해 세밀하게 정립할 문제"라고 했다.

강수영 변호사는 "어린이보호구역 안전과 관련된 인식이 뿌리내리려면 한시적으로나마 이런 법이 필요할 듯 하다"며 "다만, 아주 사소한 과실이어도 중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법을 정비해 중대과실일 때와 가벼운 과실일 때를 세분화하면 어떨까 싶다"고 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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