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11월 국내상륙…OTT시장 콘텐츠 경쟁 가속

  • 윤용섭
  • |
  • 입력 2021-08-19 07:55  |  수정 2021-08-19 08:04  |  발행일 2021-08-19 제15면
디즈니, 콘텐츠 타사 제공 중단
마블·픽사 등 IP보유 최대 강점
한국 진출후 공격적 투자 예고
'스튜디오앤뉴'와 MOU 체결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 하기로
넷플릭스·티빙, 신작 출시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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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가 오는 11월 한국 진출을 공식화했다. 국내 미디어 지형에 급격한 변화가 예고되는 만큼 업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된다. 국내 OTT 시장은 글로벌 사업자인 넷플릭스가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지만 국내 사업자인 웨이브·티빙·왓챠 등이 격차를 좁히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거론되는 콘텐츠 공룡 디즈니플러스까지 가세한 형국이니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태지역 디즈니플러스 구독자 5천650만명까지 증가 예상

컨설팅 회사 미디어파트너스아시아(MPA)는 지난 6월 디즈니플러스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사업 분석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디즈니플러스의 글로벌 유료 가입자는 1억360만명으로, 이 중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구독자는 3천690만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MPA는 향후 몇 달간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가 새롭게 론칭하게 되면 아태지역 구독자는 5천650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MPA는 아시아 전역, 특히 한국과 일본처럼 콘텐츠 시장이 큰 국가에서는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확대가 플랫폼의 지속적이고 건전한 성장에 중요한 요인이라며 디즈니플러스의 가장 큰 도전 과제는 "텐트폴 작품을 통해 고객 확보 라이프사이클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처럼 현지 엔터테인먼트 프랜차이즈 콘텐츠를 독점 제작하고 수급하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역시나 관건은 콘텐츠 확보다. 볼 게 많아야 치열한 경쟁구도에서 살아 남는다. 글로벌 OTT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가 공통적으로 잠재력이 무한한 아시아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다. 디즈니플러스는 직접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보다 대부분 현지 콘텐츠 권리를 수급해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반면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2015년 아시아 시장 출시 후 220개가 넘는 오리지널 타이틀을 출시한 사실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루크 강 월트디즈니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디즈니플러스는 탄탄한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폭넓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아태지역 소비자들로부터 예상을 뛰어넘는 큰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스토리텔링, 우수한 창의성, 혁신적인 콘텐츠 제공을 통해 한국을 비롯한 아태지역의 더 많은 소비자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확보 관건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진출은 OTT서비스를 포함한 관련 업계의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 경쟁을 더욱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일단 유리한 고지에 있는 건 디즈니·픽사·마블·루카스필름 등의 IP를 보유한 디즈니플러스다. 이미 세계 시장에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드라마 중 '완다비전'이 올 초 공개된 후 전 세계 시청자 수 1위에 올랐고, 스타워즈 기반 실사 드라마인 '더 만달로리안'은 시즌2까지 제작돼 작년 한 해 미국의 주요 OTT를 통틀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바 있다.

문제는 디즈니가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진출을 앞두고 자사 콘텐츠 제공을 중단했다는 점이다. 앞으로 자사 콘텐츠는 자체 플랫폼인 디즈니플러스로만 공급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KT는 최근 올레tv와 OTT 시즌의 디즈니 콘텐츠 VOD 서비스 종료를 공지했다. 따라서 올레tv와 시즌 가입자들은 다음 달부터 '어벤져스' '겨울왕국' '스타워즈' 등 디즈니 콘텐츠를 VOD로 볼 수 없게 된다. 앞서 디즈니는 웨이브와 왓챠 등 국내 OTT와도 콘텐츠 계약을 종료했다.

디즈니플러스는 올해에만 한국 콘텐츠에 5천500억원 투자를 배정한 넷플릭스에 못지 않게 공격적인 투자를 펼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그 일환으로 미디어그룹 NEW의 계열사 스튜디오앤뉴와 MOU를 체결하고, 향후 5년간 매년 한 편 이상 오리지널 시리즈를 제작하기로 합의했다. 첫 작품으로 거론되는 건 K-히어로물을 표방한 강풀 원작의 '무빙'이다. 조인성·한효주 주연의 20부작으로 총제작비 500억원 규모의 대작이다. 경찰대 청춘들의 로맨스를 다룬 강다니엘 주연의 '너와 나의 경찰수업'도 있다.

스튜디오앤뉴의 장경익 대표는 "채널 다변화와 글로벌 OTT 등 유통 플랫폼의 증가로 콘텐츠 순환이 활성화되고 킬러콘텐츠의 수요가 어느 때보다 더 높아지고 있다"며 "시장 변화에 따라 극장과 OTT에 각각 특화된 콘텐츠를 전략적으로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맞서는 넷플릭스의 라인업이 눈길을 끈다. 전지현 주연의 '킹덤: 아신전' 공개에 이어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 도전기를 그린 이정재·박해수 주연의 '오징어 게임', 설경구·박해수 주연의 첩보물 '야차', 공유·배두나 주연의 SF 스릴러 '고요의 바다', 한인 마약왕 검거를 다룬 하정우·황정민 주연의 '수리남', 그리고 김태호 PD와 정지훈·노홍철이 의기투합한 로드트립 예능 '먹보와 털보' 등을 공개한다.

티빙도 모기업인 CJ ENM을 통해 탄탄한 라인업을 갖췄다. 지난 4월 '서복'에 이어 최근 송지효·남지현 주연의 드라마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를 공개했고, 오는 9월에는 김고은 주연의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윤균상·임지연 주연의 드라마 '더 맨션'은 내년 공개를 목표로 제작 중이고, 강호동·신동엽이 함께 출연한 예능 '골신강림'은 오는 27일 공개된다. 이외에도 웨이브·왓챠 등이 콘텐츠와 인프라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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